[the300] '부산 4선' 이헌승 막판 출사표에 전망 '안갯속'…친윤계 분화·당 쇄신 방향 입장 등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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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 예정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송언석·이헌승·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왼쪽부터. 기호순)/사진=뉴스1 |
국민의힘이 오는 16일 6·3 대선 패배 후 당 수습과 쇄신을 이끌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당초 김성원·송언석 의원(가나다순)의 양자 대결이 예상됐던 이번 선거는 후보 등록일(14일) 막판 이헌승 의원이 합류하면서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정치권에선 가장 예측하기 힘든 선거로 원내대표 선거를 꼽는다. 의원들 사이 친분과 당 운영에 대한 의원 각각의 인식 등이 의원들 개별 선택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번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의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변수는 어떤 게 있을까.
1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사의로 치러지는 이번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엔 4선의 이헌승 의원(부산진을)과 3선의 김성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송언석(경북김천)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의 첫번째 변수는 이 의원의 출마다. 당초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김성원·송언석 2파전으로 예상됐던 만큼 이 의원의 참전은 같은 부산 지역 국민의힘 의원 중 일부도 몰랐을 정도로 '깜짝 출사표'였다. 부산 지역 정가에 밝은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당이 위기 상황임에도 부산 지역 중진 의원들이 역할을 너무 안 한다'는 부산 지역 당원 사이 불만이 있었다"며 "지역 목소리에 이 의원이 고민 끝 결을 내린 것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출마는 당내 대다수인 영남 지역 의원들 표심을 분산시킬 수 있다. 이 의원 출마 전까지만 해도 경북 김천을 지역구로 둔 송 의원이 영남 지역표 대부분을 끌어올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던 터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서 단일 지역 중 가장 많은 17명의 의원이 속한 부산의 이 의원이 출마하며 부산·울산·경남(PK) 의원 상당수가 이 의원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의원이 부산 지역 의원 표를 어느 정도는 가져가지 않겠느냐"며 "본인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출사표를 던졌다면 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의원 출마로 수도권(경기 동두천·연천을)을 지역구로 둔 김 의원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 의원 출마로 영남 지역의 표가 분산되면 김성원 의원이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위와 2위를 대상으로 결선투표가 치러지는 가운데 김 의원이 결선 투표에 진출할 가능성이 커지지 않겠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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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상훈 정책위의장, 김 비대위원장, 권 원내대표,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2025.06.05.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
두 번째 변수는 대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에서 벌어지고 있는 계파 재편 움직임이다. 당내 소수파로 분류돼 온 친한(친한동훈)계가 굳건한 가운데 주류 세력이던 친윤(친윤석열)계의 분화 조짐이 보이면서 당내 중도 성향 의원들의 마음을 얻는 게 중요해졌다.
정치권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친윤계로 불리던 의원들이 당 개혁 방안 등을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분화가 본격화됐단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일 국민의힘 일부 재선 의원들이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혁신안에 동의한다"는 입장문을 낸 것이 대표적이다. 해당 입장문엔 그동안 당내 주류 세력인 '친윤계'로 분류돼 온 권영진·강민국·김승수·조정훈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세 사람은 모두 계파색이 뚜렷하지 않은 이들로 분류되지만 송 의원은 당 주류인 친윤계, 김 의원은 친한계의 물밑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이 의원은 두 사람보다도 계파색이 옅은 편이다. 이러한 점을 노린 듯 이 의원은 "저는 그동안 중립적인 자세로 계파에 연연하지 않고 당이 필요할 때면 어떤 자리든 마다하지 않았다"며 '모두의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계파 갈등에 지친 당내 중도 표심을 끌어안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송 의원도 그동안 당내 계파 갈등이 보여온 부정적 측면을 인식한 듯 지난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친윤, 친한 이야기를 하는 건 우리 당에 대한 모욕적 언사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김 의원이나 저나 어떤 특정한 계파나 색깔을 갖고 움직이는 사람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의원 또한 지난 1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 후 기자들을 만나 "계파를 대리해 나온 것이 아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대표해 나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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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2025.6.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마지막 변수는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당 개혁안 등에 대한 입장을 원내대표 후보군들이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이 제시한 △9월 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당무감사를 통한 대선후보 교체 진상 규명 △당심·민심 반영 절차 구축 △지방선거 100% 상향식 공천 등 개혁안을 두고 의원들 사이 입장이 크게 엇갈리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다. 새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과 함께, 또는 당 대표 권한대행 역할을 맡아 전당대회를 준비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의원들이 다수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 결론을 도출해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송 의원은 당 주류 의견을 의식한 듯 김 위원장이 내놓은 '대선 후보 교체 파동 당무감사'에 대해 "상처가 아물 때까지는 잘 보호해야 한다. 자꾸 덧나게 하면 상처가 커진다"며 부정적 의사를 표한 바 있다. 또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대해서도 "탄핵 반대 당론에 따라 6개월간 의원과 당원들이 활동했는데, 당론을 변경할 경우 6개월간의 노력이 어떻게 되겠나"라고 했다.
이에 반해 김 의원은 "당이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는 방향성에 대해선 우리 당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다. (개혁안을) 실행하는 과정에 미칠 파장 등을 세심하게 보자는 의견도 있어서 여러 이야기를 듣고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 밖에도 '거대 여당'을 상대로 협상력과 투쟁력을 발휘하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야 하는 점 등도 변수가 되는 만큼 세 후보가 오는 16일 정견 발표에서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에 따라 막판 투표소에 들어가는 의원들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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