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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 85%, 군생활과 자녀 양육 병행 어려워 전역 고민

헤럴드경제 신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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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 85%, 군생활과 자녀 양육 병행 어려워 전역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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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 ‘군 양성평등지표 조사 및 분석연구’ 공개
10명 중 9명 가까이 군생활 포기 고려 대책 시급
국내 한 대학교에서 ROTC 후보생 선발전형 체력검정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자료사진. [헤럴드DB]

국내 한 대학교에서 ROTC 후보생 선발전형 체력검정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자료사진.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열 명 중 아홉 명에 가까운 여군이 군 생활과 자녀 양육 병행의 어려움으로 전역을 고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군 간부의 중도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군의 일·가정 양립 여건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아 15일 공개한 ‘2024년 군 양성평등지표 조사 및 분석연구’에 따르면 군의 양성평등지표 종합 점수는 5개 조사 영역 평균 63.63점으로 집계됐다.

세부 항목 가운데 ‘양성평등 근무환경’ 부문은 77.77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해 비교적 양호했다.

그러나 ‘일·가정 양립 여건’ 부문은 48.98점에 그쳐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군 생활과 가정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여건이 여전히 열악하다는 의미다.


‘일·가정 양립 여건’ 부문 지표는 3개였는데 모두 30점 미만이었다.

가장 미흡한 지표는 일·가정 양립 제도 이용의 성별 격차로 육아휴직 이용률의 성별 격차가 20.85점, 육아를 위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탄력근무제도 이용률의 성별 격차는 22.39점에 불과했다.

여군과 여군무원의 45.7%가 육아휴직 제도를 이용하는 반면 남군과 남군무원은 전체 중 9.5%만이 육아휴직 제도를 이용하고, 탄력근무의 경우 여성이 31%, 남성은 6.9%만 이용하는 등 군 내 여성의 제도 이용률 대비 남성의 제도 이용률이 극히 낮은 데 기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대-가정생활 병행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은 여성간부 20% 내외, 남성 간부는 약 15%가 ‘경험한다’고 응답해 군 내 여성이 남성보다 일·가정 양립에서 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군 생활과 가사·자녀양육·돌봄병행의 어려움은 여성간부 중 26.3%, 남성간부 중 24.3%로 남여 할 것 없이 군 간부 4명 중 1명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군 생활과 자녀 양육 병행의 어려움으로 인해 전역을 생각해 본 적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현역 여군의 85%가 ‘있다’고 답변했다.


자녀 양육 문제로 여군들이 군 생활 포기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것으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할 수 있다.

미취학·초등자녀 돌봄 충족도 지표 점수 역시 29.62점으로 군 양성평등지표 종합 점수 63.63점에 비해 크게 낮았다.

[표] 부대-가정생활 병행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어려움 [유용원 의원실 제공]

[표] 부대-가정생활 병행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어려움 [유용원 의원실 제공]



유 의원은 “최근 2040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 세대의 과반 이상이 직장에서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로 ‘워라밸’을 꼽았을 만큼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 이제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라며 “군복을 입었다는 자부심만으로 군 간부들에게 무한한 희생을 강요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대가 일과 가정생활 양립 여건이 보장된 매력적인 직장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군 간부들의 처우개선과 사기진작, 그리고 안정적인 군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군 당국이 육아휴직, 탄력근무제 등을 적극 장려해야 한다”면서 “미취학·초등자녀 돌봄 여건 지원에 더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