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제이홉(가운데)의 월드투어 앙코르 콘서트 ‘호프 온 더 스테이지 파이널’에서 제이홉이 팀 동료 진(왼쪽)과 정국(오른쪽)과의 합동 무대를 펼친 뒤 인사하고 있다. 빅히트 뮤직 제공 |
무대 뒤에서 낯익은 얼굴이 서서히 걸어 나오자 더는 커질 수 없을 것 같던 함성의 데시벨은 두배 이상 올라갔다. 취재진이 귀를 막을 정도였다. 방탄소년단(BTS)의 ‘황금막내’ 정국이었다.
방탄소년단의 12번째 데뷔일이기도 했던 지난 13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정호석∙31)의 월드투어 앙코르 콘서트 ‘호프 온 더 스테이지 파이널’에서 정국은 공연 도중 깜짝 등장해 아미(팬덤명)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제이홉의 스페셜 앨범 ‘호프 온 더 스트리트 볼륨 1’에 실린 듀엣곡 ‘아이 원더...’의 후렴구 때 등장한 정국은 노래를 마친 뒤 제이홉과 포옹하며 팀 동료의 공연을 축하했다. 이어 2만7천여 명이 가득 찬 관중석을 향해 거수경례하자, 공연장은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높은 함성으로 가득 찼다. 정국은 지난 2023년 11월2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골든 라이브 온 스테이지’ 공연을 마치고 한 달 뒤에 입대했다. 이번 공연은 2년 7개월 만의 무대 복귀였다.
상기된 표정의 정국은 “무대 밑에서 너무 긴장했다. (아미들을) 되게 많이 보고 싶었다. 지금 뇌 정지가 왔다. 내가 여기 있어도 되나 싶다”고 말하며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제이홉이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공연장을 한번 좀 느껴라”고 하자 그는 “이전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긴 하는데 너무 새롭다”며 웃었다. 정국은 이어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위로 데뷔한 자신의 글로벌 히트곡 ‘세븐’ 단독 무대를 펼쳤다. ‘황금막내’란 별명답게 군 복무 기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녹슬지 않은 보컬 실력을 뽐냈다.
지난 13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제이홉(가운데)의 월드투어 앙코르 콘서트 ‘호프 온 더 스테이지 파이널’에서 열창 중인 제이홉. 빅히트 뮤직 제공 |
이날 콘서트에는 정국뿐만 아니라, 지난해 가장 먼저 전역해 활발한 솔로 활동 중인 ‘맏형’ 진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앙코르 무대에서 방탄소년단의 2집 앨범에 수록된 ‘봄날’을 부를 때 등장한 진은 이어 자신의 두번째 미니앨범 ‘에코’의 타이틀곡 ‘돈트 세이 유 러브 미’를 열창해 아미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번 공연의 백미는 제이홉, 정국, 진이 함께한 ‘자메 뷔’ 무대였다. 방탄소년단의 미니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에 수록된 세 멤버의 유닛곡으로 이 노래를 함께 부른 건 2020년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콘서트 이후 5년 만이었다. 21일 멤버 슈가의 전역으로 완전체로 복귀하는 방탄소년단의의 ‘미리보기’였다. 이른바 ‘군백기’ 기간을 참아 온 아미들의 표정은 행복감으로 가득 찼다. 수만개의 응원봉 ‘아미밤’이 고양의 밤을 형형색색 수놓았다.
제이홉은 “멤버들이 다 군 복무를 끝내고 돌아오는 시점이 됐다.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릴 게 정말 많을 것”이라며 “열심히 잘 준비해서 보여드릴 테니 기대 많이 해 달라”며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 넣었다. 진도 “팬분들 앞에 서는 것은 정말 떨린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고 했다.
지난 13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제이홉(가운데)의 월드투어 앙코르 콘서트 ‘호프 온 더 스테이지 파이널’에서 자신의 히트곡 ‘세븐’을 부른 정국. 빅히트 뮤직 제공 |
이날 앞서 전역한, 알엠(RM), 뷔, 지민과 다음 주 전역을 앞둔 슈가도 스카이박스에서 제이홉의 공연을 응원했다. 대형 화면에 이들의 얼굴이 나오자 아미들은 “비티에스”를 연호하며 열렬히 환영했다. 멤버들은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제이홉은 이번 이틀간의 앙코르 공연을 끝으로 지난 2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시작된 월드투어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전세계 16개 도시에서 총 33회 공연을 펼친 이번 월드투어는 누적 관객 52만4천명을 동원했다.
다만, 이날 정국이 콘서트 리허설 때 쓴 모자에 새겨진 ‘메이크 도쿄 그레이트 어게인’(MAKE TOKYO GREAT AGAIN∙도쿄를 다시 위대하게) 문구와 관련해 사과하고 모자를 폐기처분한 것은 '옥의 티'로 남았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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