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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대기업 늘리고 소상공인 대출은 줄였다… '깡통 대출' 증가 우려했나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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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대기업 늘리고 소상공인 대출은 줄였다… '깡통 대출' 증가 우려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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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시중은행들이 대기업 대출은 늘리는 반면 소상공인을 포함한 개인사업자 대출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이자조차 받을 수 없는 이른바 '깡통 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마디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월 기준 대기업 대출 잔액이 전월보다 5조740억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4월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이에 반해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정반대 추이를 보이고 있다. 5월 기준 개인사업자 잔액은 4월 대비 1390억원 감소했다. 올해 4월 한 차례 증가한 것을 제외하고 계속 잔액이 줄어들고 있다.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대기업 대출과 마찬가지로 3월 제외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올해 내내 전월 대비 1~2조원 가량 잔액이 증가했을 뿐이다.

이처럼 5대 은행이 기업금융 분야에 있어 대기업에 편중된 모습을 보이는 데에는 최근 경기 악화로 고통 받는 차주가 늘어나는 점에 기인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말 기준 5대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5조37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43% 늘어난 수치다.

무수익여신은 은행 등 금융기관의 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여신으로 이자수입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부실채권을 뜻한다. 대출을 내주고도 이자조차 받을 수 없어 은행들은 이를 깡통대출 취급한다.

연체율 또한 문제다. 올해 1분기 말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71%을 기록해 1년 전보다 0.17%포인트(p)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이 0.11%로 나타나 작년과 같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문제는 경기침체 여파가 오래갈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미국발 관세 여파가 오래갈 수 있는 만큼, 은행들로선 상대적으로 우량한 여신인 대기업 대출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 "개인사업자 대출을 많이 내주면 연체가 늘어나 은행 자산 건전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현 정부들어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이 입안될 거 같은데, 건전성 관련 규제를 완화해준다면 대출을 지금보다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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