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 낮 최고기온이 25도를 기록하며 초여름 날씨를 보인 17일 서울 명동거리 의류매장에 여름 옷이 진열돼있다. 2025.04.17. mangusta@newsis.com /사진=김선웅 |
얼어붙은 소비 심리에 패션 플랫폼을 비롯해 유통업계에서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나섰다. 눈에 띄는 점은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 못지않은 할인율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기업별로 팔리지 않은 옷이 늘어나면서 유통업계에서 온·오프라인 전방위적으로 예년 보다 길어진 시즌 마감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다.
1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한섬의 재고자산은 4881억원, 624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1%, 2.3% 증가했다. 사라진 연말 특수와 고물가 탓에 소비자들이 의류 소비부터 줄인 영향이다. 특히 패션 업계에서 연중 대목인 가을·겨울 상품마저 판매가 부진했던 탓이다.
고물가에 위축된 소비자들은 의류부터 소비를 줄였다. 지난달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295만원) 중 의류·신발 지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 감소한 12만1000원이었다. 가구당 월평균 '직물 및 외의' 소비는 지난해 3분기(-3.3%)부터 올해 1분기(-5.3%)까지 3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부진한 경기 변수와 더불어 이상기후의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패션 업계는 재고가 증가하는 데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철이 지나면 판매가 어려워지는 데다 정상 판매 가격에 팔리지 않은 의류는 아웃렛으로 자리를 옮겨 할인 판매되거나 폐기돼서다. 브랜드마다 시즌이 마감될때, 혹은 역시즌으로 할인 행사에 나서는 이유다. 올해는 의류 브랜드들의 재고를 줄여주기 위해 유통회사들도 올해 서둘러 할인 행사에 나섰다.
무신사는 상반기 최대 규모 할인 행사인 '무진장 여름 블프'를 개최한다. 올해 지난해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긴 오는 15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다. 무신사는 패션 업계의 대표적 비수기인 여름 시즌에 판매를 촉진하고 입점 브랜드의 매출 확대를 위해 매년 무진장 여름 블프를 진행해 왔다.
무신사 관계자는 "올해는 경기 침체와 변덕스러운 날씨로 중소규모 패션 브랜드들이 예년보다 일찍 매출 감소세를 겪는 상황을 고려해 브랜드를 전폭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패션 플랫폼 W컨셉도 지난해보다 참여 브랜드와 상품 수를 대폭 늘리고 기간도 10일에서 15일로 연장한 상반기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오는 22일까지 열흘 간 상반기 최대 혜택을 제공하는 '신세계V 페스타'를 진행한다.
오프라인에서도 할인 행사가 진행된다. 마리오아울렛은 여성 인기 브랜드의 여름 상품을 최대 90% 할인 판매한다. 경방의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도 시즌오프 세일을 진행중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도 오는 9일까지 전국 82개 매장과 온라인 쇼핑 플랫폼 SSF샵에서 2025년 봄·여름 시즌 의류 및 액세서리 신상품(일부 품목 제외)을 최대 50%까지 할인한다. 한 의류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온라인 가격을 비교해서 구매하는 분들이 많기때문에 오프라인에서도 할인 행사에 자주 나설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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