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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보기관 내부 문건 "중국은 적" [PADO]

머니투데이 김수빈에디팅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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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보기관 내부 문건 "중국은 적" [P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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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욕타임스(NYT)는 6월 7일자 기사를 통해 러시아의 해외 정보기관 FSB의 내부 문서 하나를 폭로했습니다. 내용은 러시아 정부기관이 중국을 '잠재적 위협' '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러시아 최고위 지휘부에서는 이렇게 보는 관점을 통제하려 하고 있는데, 현재로선 긴밀한 중러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기사는 현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외교정책인 '역(逆) 키신저 전략' 즉 닉슨과 키신저가 공산국가인 중국과 손잡고 또다른 공산국가 소련에 맞섰던 1970년대 외교전략의 변형된 재판(再版), 즉 이번엔 러시아와 손잡고 중국에 맞서는 외교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러한 외교전략이 완전히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어느 사이버범죄집단이 해킹을 통해 8쪽 짜리 비밀문서를 구했는데, 그 내용을 뉴욕타임스가 입수해서 읽어보니 러시아 정보기관, 특히 '방첩' 부서는 중국의 러시아 침투 및 다양한 첩보활동을 경고합니다. 사실 우호적인 국가들끼리도 이런 첩보전은 항상 있습니다. 하지만, 특히 러시아측이 두려워하는 것은 러시아가 자신의 세력권으로 생각하는 중앙아시아에 대한 침투, 그리고 하바로프스크-블라디보스톡의 극동 연해주에 대한 침투입니다. 연해주는 중국으로서는 구 러시아제국의 팽창으로 '잃어버린 땅'입니다. 게다가 공산주의 체제가 붕괴된 이후 이주의 자유가 보장되면서 연해주 거주 러시아인들이 모스크바쪽으로 대거 이주해 나갔습니다. 연해주는 비어가고 있고, 인접한 중국의 동북 3성엔 인구가 수억 명이 있고, 경제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학자들을 동원해 연해주가 역사적으로 자신들의 땅이었다고 학술적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도 걱정스럽고 현지의 러시아인들을 포섭해나가는 것도 우려될 일입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군사력 경쟁만을 보는 경향이 강한데, 사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정보기관들의 치열한 전쟁이 매일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만 아니라 한반도에서도 이러한 정보전쟁은 현재 진행중입니다. 이 뉴욕타임스 기사를 보면서 중러의 정보전쟁과 함께 한국에서는 어떤 나라들이 어떤 정보전쟁을 벌이고 있을지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고스란히 한국에서도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 어디서나 국가와 사람의 살아가는 모습은 대동소이합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025년 5월 9일 열린 전승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뉴스1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025년 5월 9일 열린 전승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흔들리지 않는 우정"이라 치켜세운다. 군사·경제 협력이 정점을 찍었다며 "황금시대"를 외친다. 하지만 모스크바 루비얀카에 위치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본부 복도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오간다. FSB 산하의 비공개 정보부서에서는 중국을 노골적으로 "적"이라 부른다.

지금까지 공개된 적이 없었던 이 부서는 중국이 러시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이 부서 관계자들은 중국이 러시아 정보요원들을 포섭하고 있고, 종종 불만을 품은 러시아 과학자들을 유인해 민감한 군사 기술을 빼내려 시도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이 정보부서 관계자들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 군사 작전을 면밀히 관찰해 서방 무기와 정보 방식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또한 중국 학자들이 러시아 영토에 대한 영유권 주장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심지어 북극에서는 광산 기업이나 대학 연구소를 위장한 첩보 활동도 감지된다고 경고해왔다.

이런 경고를 담은 해당 문서는 8쪽 분량의 FSB 내부 계획 문서로, 중국 첩보 활동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필요사항을 정리해놓은 것이다. 해당 문서는 날짜가 명시돼 있지 않아 초안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문맥상으로 볼 때, 작성 시점은 2023년 말에서 2024년 초 사이로 추정된다.

사이버범죄집단 '아레스 리크스'(Ares Leaks)가 이 문서를 입수했으나, 입수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 진위 여부를 확정지을 수 없는 상황에서 뉴욕타임스는 동 문서를 6개 서방 정보기관에 공유했고, 이들 기관 모두 문서가 위조문서가 아님을 확인해주었다. 문서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중국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드러낸 매우 상세한 내부 자료다.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subin.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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