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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을 잘 치는 선수들은 보통 타율은 어느 정도 희생을 하기는 마련이다. 3할을 넘기는 경우는 제법 있지만, 4할에 가까운 0.390의 타율을 기록한다는 것 자체는 사실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저지는 14일까지 99개의 안타를 쳐 올 시즌 메이저리그 첫 100안타 고지도 코앞이다. 여기에 26개의 홈런까지 더해 OPS(출루율+장타율)는 1.265에 이른다. 우리는 어쩌면 역사적인 현장을 눈앞에서 보고 있을지 모른다.
이런 저지의 최다안타왕 라이벌은 애슬레틱스의 신예 유격수 제이콥 윌슨이다. 지난해 28경기만 뛰어 올해 신인 자격이 있는 윌슨은 65경기에서 타율 0.367, 95안타를 기록 중이다. 저지라는 역사적인 선수가 있어서 그렇지 평소 같았으면 이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도 남을 기록이다.
그런데 이렇게 미친 듯한 고타율 시즌을 보내고 있는 두 선수도 범접하기 어려운 기록이 있다. 바로 스즈키 이치로가 가지고 있는 최다 안타 기록이다. 현역 시절 안타 기계로 이름을 날렸고, 한국 최고 야수인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의 플레이스타일상 롤모델로 거론되는 이치로는 안타 부문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한 능력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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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는 2004년 161경기에 나가 262안타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까지도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치로는 2004년 161경기에서 타율 0.372, 262안타를 기록했고 이는 화려했던 그의 타율·안타 기록에서도 개인 최고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 기록은 앞으로도 깨지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온다. 윌슨의 올 시즌 안타 페이스는 217개 수준이다. 이치로의 신인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과 차이가 꽤 크다. 저지의 안타 페이스는 236개 정도다. 이치로의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과 역시 차이가 있다. 사실 두 선수의 지금 페이스도 엄청난 수준이라 보수적인 관점으로는 안타를 쌓는 속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부상도 없이 남은 경기를 다 뛴다는 가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두 선수의 대단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이치로의 안타 기록은 올해도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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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도 폄하할 이유는 없는 것이 그만큼 이치로가 성실하게 자기 관리를 하며 고타율을 유지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실력이 없는 선수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도 않고, 리드오프 자리가 주어지지도 않는다. 이치로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단 14경기만 결장했고, 2001년부터 2008년까지도 16경기만 결장했다. 대단한 출전 기록이었다. 그러면서도 매년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고, 매년 200안타 이상을 때렸다. 도루까지 많이 하는 선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기록적인 자기 관리였다.
배리 본즈가 가지고 있는 최다 홈런 기록(72개)은 언젠가는 힘 있는 거포들이 깰 수도 있지만, 이치로의 안타 기록은 깨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언제쯤 이 기록에 도전하며 카운트다운을 할 수 있는 후보자가 나올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고타율을 유지할 수 있는 타격 기술에 내야 안타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주력까지 갖춰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후보자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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