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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애써 따라간 경기를 던져버릴 수도 없다. 이길 가능성이 있다면 쓸 수 있는 선수를 써서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맞는다. 그렇게 롯데는 올 시즌 우여곡절 끝에도 리그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마운드, 불펜 쪽에 지원군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기존 필승조의 몫을 덜어주고, 때로는 멀티이닝을 소화하면서 다른 불펜 투수들의 소모를 덜어줘야 한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우완 윤성빈(26)에게 이 몫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부산고 시절 초고교급 선수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던 윤성빈은 계약금만 4억5000만 원을 받고 2017년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았다. 리그를 지배할 에이스 투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잦은 부상, 그리고 제구 난조 속에 부진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1군 등판은 22경기에 불과했다. 군 문제도 잘 풀리지 않았고, 잊히는 유망주였다.
하지만 올 시즌 퓨처스리그(2군)에서 위력적인 빠른 공을 던지면서 다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윤성빈은 올해 퓨처스리그 12경기에서 2승1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62로 선전했다. 특히 34⅓이닝 동안 무려 62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등 압도적인 구위를 선보였다. 4사구가 여전히 많은 편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전보다 구위가 살아나면서 기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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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윤성빈을 포기하지 않았다. LG전 당시 최고 구속은 157.1㎞(트랙맨 기준)까지 나왔다. 제구가 문제였을 뿐 구위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발상의 전환을 한 차례 했다. 윤성빈은 지금까지 쭉 선발 자원으로 육성이 됐다. 하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았고, 롯데는 윤성빈의 불펜 전환으로 한 차례 분위기를 바꿨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계속 올리면서 편안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했다.
윤성빈은 2군으로 내려간 뒤 이 임무에 어느 정도 적응을 했고, 13일 다시 1군으로 올라왔다. 선발이 아닌 불펜에서 활용한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보고가 올라온 것은 아니다. 2군에서 길게 던지는 것보다 그냥 여기서(1군) 짧게 승부하는 게 어떨까 싶었다”면서 “그렇게 좋은 공을 던지는데 그냥 둘 수는 없다. 못 던져도 본전”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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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롯데는 14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손호영(2루수)-고승민(1루수)-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김민성(3루수)-전민재(유격수)-정훈(지명타자)-정보근(포수)-김동혁(중견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당초 한승현이 선발 9번 중견수로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경기를 앞두고 김동혁으로 바뀌었다. 아무래도 수비 경험 측면에서 김동혁이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
황성빈과 장두성이 차례로 빠져 나간 리드오프 자리에는 상대 선발 좌완 김광현을 맞이해 손호영이 투입됐다. 우타자이고, 공격적으로 치는 유형의 스타일이다. 여기에 직전 경기인 12일 수원 kt전에서 5안타를 치며 감이 살아나고 있기도 하다. 어차피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 1번에 쓸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은 만큼, 여러 선수들을 쓰며 당분간 버틸 적임자를 찾아보겠다는 게 김태형 감독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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