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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첫방] '우리영화', 잔잔하게 밀려드는 감성의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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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첫방] '우리영화', 잔잔하게 밀려드는 감성의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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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첫 방송된 SBS '우리영화'
흥행 보증 수표 남궁민과 전여빈의 진한 멜로 서사
시한부 여주인공과 이를 담아내는 영화 감독 남주인공


지난 13일 SBS '우리영화' 1회가 전파를 탔다. 작품은 다음이 없는 영화감독 이제하(남궁민)와 오늘이 마지막인 배우 이다음(전여빈)의 내일로 미룰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SBS 제공

지난 13일 SBS '우리영화' 1회가 전파를 탔다. 작품은 다음이 없는 영화감독 이제하(남궁민)와 오늘이 마지막인 배우 이다음(전여빈)의 내일로 미룰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SBS 제공


'우리영화' 남궁민과 전여빈이 잔잔한 물결의 파동 같은 여운으로 1회부터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지난 13일 SBS '우리영화' 1회가 전파를 탔다. 작품은 다음이 없는 영화감독 이제하(남궁민)와 오늘이 마지막인 배우 이다음(전여빈)의 내일로 미룰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드라마 '조작' '아무도 모른다' '구경이' 등으로 디테일하고 신선한 연출을 보여준 이정흠 감독이 선보이는 정통 멜로다.

이날 영화감독 이제하(남궁민)는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그늘 안에서 긴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다. 영화계 거장이었던 아버지 때문에 자신의 이름이 가려진다는 생각 때문에 이제하는 차기작을 선뜻 택하지 못했다.

이제하는 아버지가 만든 명작 '하얀 사랑' 리메이크 제안을 연이어 거부하며 "이 영화를 제대로 만들 자신이 없다"라고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터트렸다. 하지만 선정적인 영화를 만들기로 유명한 다른 감독이 '하얀 사랑'을 맡을 예정이라는 말을 듣고 이제하는 시나리오 초안을 다시 읽게 됐다.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가 썼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고 '하얀 사랑' 리메이크를 하기로 결심했다.

명랑하고 쾌활한 성격을 가진 이다음은 시한부로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고 있었다. 이제하는 빈소를 웨딩홀처럼 꾸미고 싶다며 자신의 죽음을 미리 준비하는 이다음의 모습을 우연히 목격했다. 이 가운데 이다음이 '하얀 사랑' 속 시한부 설정을 가진 여주인공의 자문을 맡게 되면서 이제하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죽음을 앞둔 여자와 세상을 포기한 남자


이 이야기는 1회부터 여주인공인 이다음이 시한부라는 것을 강조하고 시작한다. 남주인공인 이제하가 어머니의 죽음,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 이후 큰 상처를 안고 앞으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 역시 섬세하게 표현됐다. 아버지의 유작이 신파라며 혐오를 감추지 않는 이제하가 이다음을 만나 한 걸음 더 성장하는 전개가 예상된다.


남궁민과 전여빈은 그간 다양한 작품으로 각자의 연기력을 한껏 발휘했고 여러 대표작을 보유한 연기자다. 내면에 깊은 상처를 가진 두 인물의 얼굴과 감정은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이정흠 감독은 의도적으로 앵글을 배우의 얼굴에 맞추며 바스트샷, 또는 클로즈업으로 장면을 배치한다. 눈빛 하나로도 충분히 복합적인 인물들의 감성이 전달되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두 주인공들은 각자 갖고 있는 심연의 우울감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다. 가령 남궁민은 기존의 말투보다 텐션을 낮춰 잔잔한 아우라를 완성했다. 전여빈도 극 내내 발랄함을 유지하지만 약을 먹을 때나 빈소 앞에서 홀로 우는 모습 등 곳곳에 죽음에 대한 공포를 현실감 넘치게 그려내면서 몰입감을 끌어올렸다.

극 초반 이제하는 자신이 만들어야 하는 작품의 여주인공이 신파라는 설정이 신파라며 혹평했다. 이는 이다음의 죽음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에겐 아이러니한 감정을 안기며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한편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우리영화'는 4.2%를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5.6%다. 전작 '귀궁' 마지막 회 11%, 1회 9.2%보다 크게 하락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