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오염 위험 크고 지하 800m 시설 파괴 힘든 탓
핵과학자 제거로 이란 핵계획 타격 가능 판단한 듯
핵과학자 제거로 이란 핵계획 타격 가능 판단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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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이란)=AP/뉴시스]이란 국영 TV가 방영한 나탄즈 핵시설 내 원심분리기들의 모습. 이스라엘은 12일(현지시각) 나탄즈 핵시설의 지상구조물 대부분을 파괴했으나 지하의 원심분리기 시설은 파괴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력 시설이 파괴됨에 따라 원심분리기 시설도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 2025.6.14. |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의 핵심 핵시설 1곳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나 이란 핵 시설의 상당 부분이 온전하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최대 우라늄 농축 시설인 나탄즈의 지상 핵연료 생산시설과 전력 공급 센터를 파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12일 공격에서 고농축 우라늄이 가장 많이 저장된 것으로 보이는 장소는 공격하지 않았으며 이는 의도된 것일 수 있다.
국제 사찰단에 따르면, 이란 핵연료는 고대 수도였던 이스파한 외곽의 거대한 시설 단지에 보관돼 있다. 이스파한은 이란에서 가장 큰 핵시설 중 하나로 서방 정보당국은 이란의 비밀 무기연구 프로그램의 중심지로 파악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첫 날 공격에서 이스파한을 공격하지 않았으며 13일 오후 두 번째 공격에서 이스파한을 공격했으나 핵연료 저장 시설은 공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핵무기 제조의 마지막 단계인 우라늄 가스를 금속으로 재변환하는 실험실을 파괴하는데 집중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13일 이스파한에 “연료가 있는 것을 최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소형 핵무기 생산에 가장 근접한 수단이 핵연료 저장고를 공격하지 않은 것은 미스터리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오래전부터 이 저장고의 존재가 공격의 핵심 이유라고 제시해왔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당국은 핵연료 저장고를 공격하지 않은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이스파한이 다음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3일 “아직 더 남아 있다, 훨씬 더 많다”고 말하며, 다음 공격은 “잔혹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스파한을 공격하지 않은 것이 방사능 유출 우려 때문에 의도된 것으로 본다.
미 과학자연맹 존 울프스탈 연구원은 “비비(네타냐후)가 방사능 유출 사고를 우려했거나, 혹은 이란이 자발적으로 핵연료를 포기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핵연료 저장소를 공격해도 핵폭발이 일어나지는 않지만 연료가 방출되면 이스파한 지역 전체가 방사능으로 오염될 수 있다.
이스라엘은 1981년 이라크 오시라크 핵원자로를 폭격했을 때도 방사성 물질 방출 위험을 의식해 핵연료가 원자로에 장입되기 전 공격했다. 시리아에서 북한이 건설하던 원자로를 공격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스라엘이 이란이 우라늄을 핵무기용 수준인 90%로 추가 농축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나탄즈 핵시설이 가동 불능 상태라면, 이란의 최선책은 연료를 포르도에 위치한 더 작은 농축시설로 옮기는 것이다.
이곳은 이슬람 혁명수비대 기지 아래 깊숙한 산악지대에 묻혀 있다.
그로시는 이 시설이 지하 약 800미터 깊이에 있어, 이스라엘의 벙커 파괴 무기로도 파괴하기 어려울 것으로 추정했다.
이스라엘이 이 지역을 타격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13일 저녁 포르도 주변에 폭격 흔적이 포착됐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심 핵과학자들을 제거함으로써 이란의 핵 계획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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