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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을 퓨처스 팀에서 보낸 뒤 1군에 돌아온 이지강은 전과는 다른 투수가 됐다. 1군 말소 전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고,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를 빼더라도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3.86이었다. 그런데 이천에 다녀온 뒤로는 5월 5경기 6이닝 무실점에 6월 5경기 5⅔이닝 1실점으로 총 10경기에서 무려 0.7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10일 SSG와 경기에서는 선발 손주영이 5회 2사 후 교체된 가운데 8회까지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텼다. 화요일 경기부터 불펜을 소모하는 최악의 사태를 묵묵히 막아냈다. 인터뷰 이후에 열린 12일 SSG전에서는 7회 2사부터 8회가 끝날 때까지 1⅓이닝을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홀드를 챙겼다.
12일 경기 전 만난 이지강은 4월의 1군 말소가 분명한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3경기를 모두 선발투수로 치렀다. 공을 많이 던져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김광삼 코치에게 얘기했더니, 염경엽 감독이 그럼 100구씩 던져보라며 선발 등판을 지시했다고. 이지강은 "많이 던지면서 나를 찾을 수 있었다"며 "진짜 내가 해보고 싶었던 건 다 해봤다. 내가 사인도 내보고 하면서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얘기했다.
1군 말소로 이어진 4월 26일 KIA전은 의욕만 앞섰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뼈저리게 느끼는 계기가 됐다. 이지강은 "불펜으로 나가다 5일 정도 쉬면서 힘은 있었다. 선발인데도 직구가 시속 148, 149㎞가 나오니까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그 자신감이 독이 된 것 같다. 나는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의욕만 앞서서 하다 보니 변화구 제구가 안 됐다. 직구만으로는 싸울 수가 없었다. 상대가 프로 선수인데 바보가 아니지 않나. 직구만 노려치고, 난타당하고, 홈런 맞고. 그런 면에서 나 자신에게 실망을 많이 했다. 나는 요즘 구위가 올라왔을 뿐이고 제구와 변화구 구사로 경기를 풀어가는 선수였는데 그게 안 되면서 '멘붕'이 왔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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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감을 잡기 시작한 것은 5월 8일 고양(키움 퓨처스팀)전. 5이닝 2실점했지만 감각을 찾는데는 확실히 도움이 됐다. 이지강은 "두 번째 경기부터는 내가 사인을 냈는데 '더 쇼' 게임을 하는 느낌이 났다. 집에서 게임할 때 이런 느낌으로 던졌던 것 같은데, 하면서 경기했다. 1군에서는 늘 사인대로 던지다 보니 긴가민가할 때도 있었다. 퓨처스리그 경기에서는 내가 사인을 내고 의도했던 대로 경기가 잘 풀리니까 자신감이 생기고 공에 대한 믿음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지강은 게임에서 자신이 실제로 던지는 구종, 비슷한 구속의 선수를 설정해 놓고 '시뮬레이션' 하듯 한다고.
이지강은 퓨처스리그에 머무는 동안 또 한 가지를 실험해봤다. '공 빠른 임찬규'가 돼보라는 염경엽 감독의 힌트를 떠올리며 '내가 찬규 형이었으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생각하며 경기를 풀어봤다. 이지강은 "내려갈 때 감독님이 '너는 지금 직구만으로 되는 투수가 아니다. 결정구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3년 동안 그게 안 됐다. 많이 던지면서 생각해 봐라' 하셨다. 그동안 생각은 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는 와닿지 않았던 점이다. 그동안 어거지로 1이닝 막는 건 했다. 어쨌든 더 좋은 선수가 되려면 중요한 상황에 나가는 불펜 혹은 선발을 해줘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기세로만 막는 건 한계가 있다. (염경엽 감독의 조언을 떠올리며)필요한 것들을 더 준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지강을 포함한 LG의 젊은 불펜투수들에게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상무 이정용이 전역하면 불펜투수를 맡을 예정이고, 함덕주가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유영찬과 장현식도 언젠가는 연투 제한 없이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적어도 2명은 1군 잔류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이지강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한번 삐끗하면 다시 올라오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있다. 다들 돌아오면 불펜이 엄청 견고해진다. 그래도 그걸 이겨내야 프로야구 선수로 1군에 붙어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하루는 경기 후반 1이닝, 다른 날은 선발 뒤에 긴 이닝. 이지강은 1군 전력이 된 뒤로 뚜렷한 보직을 가진 적이 많지 않다. 스스로도 이점에 혼란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이지강은 "예전에 2023년 초반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 선발로 길게 준비했다가 어느날 갑자기 급하게 나가야 해서 몇 개 안 던지고 올라가고 이런 상황에서 힘들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런 것들이 나의 장점이라는 생각을 한다. 길게든 짧게든 일단 나갈 수 있어야 내가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다. 보직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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