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의 전쟁이 확대될 것이라는 불안 심리가 커지자 국내 주식·환율·원유 시장이 출렁였다. 코스피는 대통령 선거 전후로 7거래일 동안 지수가 상승한 허니문 랠리를 마무리하고 29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가동해 시장을 모니터링하며 과도한 변동성을 보일 경우 상황별 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기관 합동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심화될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에너지 수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에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엔 외교부·산업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이 참석했다.
코스피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전날부터 7거래일 동안 줄곧 상승하며 ‘허니문 랠리’를 이어오다가 이날 하락 마감했다. 국내 코스피 시장은 전거래일보다 10.54 오른 2930.57에 거래를 시작했다가, 개장 10분 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보도가 전해지면서 2900선이 무너졌다. 장중 한때 1% 이상 하락하며 2870선까지 밀렸다가, 장 후반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2894.62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종가 기준 전날보다 10.9원 오른 1369.6원을 기록했다.
국제 원유가격도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7월 결제물은 이날 오후 4시 6.0% 급등한 배럴당 72.1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도 5.93% 오른 배럴당 73.52달러에 거래 중이다.
이 차관은 “향후 사태 전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가운데,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실물·시장 동향에 대한 점검·대응을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동에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만큼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심화될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에너지 수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도 별도로 석유업계 및 관련 기관 등과 한 대책회의에서 중동산 석유·가스 수급 현황, 유가 영향, 비상 대응 태세 등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가동해 중동 상황과 금융·실물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이 차관은 “특히 시장이 우리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되어 과도한 변동성을 보일 경우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즉각적이고 과감하게 조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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