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디지털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DDR4로 벌었으나 HBM은 숙제…삼성전자, 메모리 부문 '엇갈린 2분기' [반차장보고서]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원문보기

DDR4로 벌었으나 HBM은 숙제…삼성전자, 메모리 부문 '엇갈린 2분기' [반차장보고서]

속보
3분기 전기요금 동결…연료비조정단가 ㎾h당 '5원' 유지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삼성전자의 2분기 메모리 실적이 제품별로 상반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구형 규격인 DDR4는 공급 축소와 수요 반등이 맞물리며 가격이 급등, 수익성을 견인한 반면 HBM(고대역폭메모리)는 출하가 기대에 못 미치며 단기 실적 기여도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메모리 부문에서 DDR4 강세의 수혜를 가장 크게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2024년 2분기 DDR4 범용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전분기 대비 13~18%가량 오른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전체 D램 제품군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이다.

DDR4 가격 상승은 수요 증가와 공급 축소라는 양면 요인에서 비롯됐다. 전방 산업에서의 IT 수요 회복과 함께 가격 경쟁력을 이유로 DDR4 기반 제품을 지속 사용하는 서버 및 산업용 수요가 유지됐고, 경기 회복과 함께 중저가 PC 등에서의 수요도 일정 수준 되살아났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D램 제조사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DDR5 생산에 집중하며 DDR4 라인 축소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시장 내 DDR4 공급은 급감했지만, 수요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가격 반등이 심화된 것. 이러한 상황에서 DDR4 생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삼성전자는 물량과 ASP(평균판매가격), 이익률 측면에서 모두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다.

반면 시장이 주목해온 HBM은 당초 기대와 달리 2분기 실적에 뚜렷한 기여를 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HBM은 AI 수요에 힘입어 중장기 성장성이 유망한 제품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출하 지연과 수율 문제가 복병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HBM3E는 현재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퀄테스트(품질검증) 절차를 밟고 있는 단계로 알려져 있다. 패키징 통과는 했지만 실제 출하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분기에는 HBM 물량 확대가 본격화되기 어렵고, ASP 상승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수익성 역시 당초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할 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개선되겠지만, DDR4 의존도가 큰 '불균형한 실적 회복'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2분기 메모리 부문 영업이익을 4조원 초반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DDR4 가격 반등 효과를 반영한 수치로, HBM은 사실상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당분간 DDR4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확보하는 동시에 HBM 수율과 납품 확대를 꾀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라며 "DDR4는 일시적 실적 방어 카드인 반면, HBM은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성과가 나타나야 메모리 사업의 정상 궤도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