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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영역' 핵시설 공습에 긴장 최고조…이스라엘-이란 전면전 가나

머니투데이 윤세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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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영역' 핵시설 공습에 긴장 최고조…이스라엘-이란 전면전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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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 등을 겨냥해 선제공격을 전격 감행하면서 중동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란 군부 핵심 인사들의 사망 소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스라엘을 향해 혹독한 보복을 다짐하고 나섰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우려에 국제유가가 10% 넘게 뛰는 등 시장도 요동쳤다.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주거 건물이 훼손된 모습/AFPBBNews=뉴스1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주거 건물이 훼손된 모습/AFPBBNews=뉴스1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이란의 강력한 손길이 결코 처벌 없이 놓아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는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몇 시간 안에 이스라엘로 탄도미사일 수백기를 발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란이 지난 몇 시간 동안 이스라엘을 향해 100대 넘는 드론을 날렸다"면서 "앞으로 몇 시간 동안 힘든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앞서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란의 핵시설 및 군사시설을 겨냥해 선제공격을 단행했다면서, 긴급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내고 "우리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면서 "이번 작전은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하는 이란을 격퇴하기 위한 '라이징 라이언'(RISING LION) 작전으로, 며칠이고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공격 대상엔 나탄즈 핵 농축시설과 탄도미사일 생산기지, 이란 혁명수비대 본부 등이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과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등이 사망했다고 이란 국영TV는 보도했다.

그 밖에도 이란의 비밀 핵 개발 프로젝트 '아마드'를 총괄한 의혹을 받는 메흐디 테란치 박사, 이란 원자력 기관 수장을 맡은 이력이 있는 페레이둔 아바시 박사 등 핵 분야 과학자들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인 사망 소식도 전해졌다.


제니퍼 웰치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는 "만약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란 군과 핵 프로그램에 중대한 타격이 될 것"이라면서 "분쟁이 더 넓은 지역으로 확대될 위험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4월과 10월 이란을 공습했지만 공격 대상은 방공 시스템과 미사일 공장 등 비핵시설에 한정됐다. 그만큼 이번 공격은 금기 영역을 건드린 중대 국면 전환으로 평가된다. 이란은 지난해 시리아 내 이란대사관 영사부 건물 폭격 피해,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및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살해에 대해 이스라엘에 시차를 두고 보복 공격을 하긴 했지만 강도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따랐다.

이스라엘은 국경을 맞댄 하마스와 헤즈볼라 같은 중동 내 이란 대리 세력뿐 아니라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핵심 안보 리스크로 여겨왔다. 때문에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차례로 무력화하며 자신감을 얻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오던 터다.


미국 정부는 이번 공격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격에 개입하지 않았다"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해당 지역 내 미군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할 때 공격 가능성을 거론했고, 곧 이어 미국 정부가 중동에서 일부 외교관과 군 관계자 가족을 철수시켰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이 협상을 통해 이란 핵개발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찬물을 뿌릴 공산이 크고, 국제유가 급등으로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당장 15일 오만에서 미국과 이란의 6차 회담이 예정돼 있지만 이번 일로 성사가 불투명해졌다.

시장도 격렬하게 반응했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장중 한때 10% 넘게 뛰면서 배럴당 78달러를 찍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 선물도 배럴당 74달러를 뛰어넘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은 1.5% 랠리를 펼쳤다. 반면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1.5% 안팎의 내림세다. 비트코인도 급락세를 타면서 10만300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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