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사건반장’ 캡처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재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에게 10년 간 무려 1억원 넘게 뜯겼다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싱글맘인 이 여성은 휴대전화까지 바꾸고 잠적했는데, 알고 보니 유명 인플루언서였다.
13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인 50대 남성 A씨는 11년 전 단골 음식점 사장으로부터 옷 가게를 운영하는 한 여성을 소개받았다. 여성은 이혼한 상태로, 혼자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었다.
A씨 역시 이혼했으며 아들은 아내가 키우고 있었다. 이에 비슷한 아픔을 가진 두 사람은 금방 친해졌고, 곧 재혼을 전제로 진지한 만남을 시작했다.
그런데 여성은 생활비를 달라거나 명품 가방을 사달라고 하는 등 A씨에게 금전적 요구를 해왔다.
여성은 “우리 재혼할 거잖아. 미리 준비해둬야지”라고 말하며 A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A씨는 “여성의 요구를 재혼 준비라고 믿었고, 점점 더 많은 금액을 지원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여자 친구가 돈을 요구하는 수위는 점점 높아졌다.
A씨에 따르면, 여자친구는 마트에 데려가 15만원, 20만원 씩 결제를 하게 했고 생활비와 명품가방, 지갑 등을 요구했다.
심지어 여자친구는 A씨의 부모를 만난 자리에서는 “재혼할 건데 집 사게 돈 좀 보태 달라”며 3000만원을 받아갔다고 한다.
여자친구는 A씨가 부모가 지원해 준 3000만원에 본인 돈을 더해, 자신의 명의로 새 아파트를 구매했지만 “딸이 어려서 시간이 필요하다”며 돌연 태도를 바꿨다.
A씨는 “여자친구의 이중생활도 들통났다”라며 “어느 날 친구가 SNS에서 여자 친구를 봤다고 했다. 알고 보니 여자 친구는 유명 싱글맘 인플루언서였다”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 여자친구는 이별을 통보했다. 이별 후 여자 친구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살펴보던 A씨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여자 친구가 팔을 다쳤다며 사진을 보냈고, 수술비 500만원을 달라고 한 적이 있는데, 사진을 자세히 보니 2년 전이었던 것이다.
A씨는 “이 내용 등을 묻기 위해 전화했지만, 여자친구는 휴대전화 번호도 바꿨다”라며 “지인을 통해 겨우 연락한 여자친구에게 부모가 지원해 준 결혼 자금 3000만원이라도 돌려 달라고 했지만, 여자 친구는 ‘그때 재혼하려던 내 마음은 진심이었다. 너도 앞으로는 이 악물고 살아라’라고 했다”고 전했다.
A씨는 “통장 내역을 확인해 보니, 여자 친구와 10년간 사귀면서 배달비, 데이트 비용 등을 제외하고 이체한 현금만 1억원이 넘는다”며 “이 정도면 혼인 빙자 사기 아니냐”라고 토로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손수호 변호사는 “여자친구가 재혼하려고 했던 게 진심이라고 말한 것은 사기의 고의가 없었다는 의미로, 사기죄가 성립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라며 “다만, 2년 전 사진을 갖고 수술비를 요구한 것은 기망 행위에 해당할 수 있어서 사기죄 성립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