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스포츠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벅참 중독자' NCT 도영, 서른 즈음에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원문보기

'벅참 중독자' NCT 도영, 서른 즈음에 [인터뷰]

속보
멕시코 동부에서 버스전복, 8명 사망 19명 부상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스물아홉, 첫 솔로 앨범을 낸 NCT 도영과 인터뷰한 후 1년이 흘렀다. 불과 1년이지만 서른의 도영은 훨씬 여유롭고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성격상 30대가 더 잘 맞을 것 같아 서른을 기다려왔다"는 도영의 말이 실감되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청춘의 포말(YOUTH)'로 '청춘'을 노래했던 도영이 '꿈꾸게 하는 힘'을 전하는 두 번째 앨범 '소어(Soar)'로 돌아왔다.

도영에게 '소어'는 감사한 앨범이다. 앨범이 담고 있는 '꿈꾸게 했던 힘'이란 주제처럼, 도영 역시 이 앨범을 작업하며 꿈꾸게 했던 힘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앨범에 참여해 주신 아티스트 분들이 저한테도 꿈이었던 분들이셔서 감사함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는 YB 윤도현, 자우림 김윤아, 넬 김종완 등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도영은 "제가 밴드 음악을 너무 좋아하는데 다들 대한민국 밴드 음악에서 중심이 되는 분들이지 않나. 제가 정말 좋아하는 아티스트 분들께 요청을 드렸고, 그래서 2집이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좋아하는 대선배와 작업하면서 도영은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선배님 각각의 캐릭터들은 달랐지만 다 배울 점이 있었다"면서 그는 "김윤아 선배님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작사하고 작곡하신 의미가 있을지언정 제가 처음에 가사 보고 해석하는 바를 말씀드렸더니 오히려 저의 해석이 더 맞을 수 있겠다고 얘기해 주시더라. 본인이 정해놓은 의미를 고집하지 않는 부분이 아티스트적으로 많이 배울 점이라고 느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김윤아는 수록곡 '동경 (Luminous)'을 작업했다. 도영은 "선배님이 바라본 동경하는 세상이란 열심히 동경하고 꿈꿨던 세상이 알고 보니까 정말 꿈이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너무 우울하지 않고 현실을 살아가는 듯한 메시지를 담았다고 하셨는데 저는 가사를 봤을 때 그런 현실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정말 꿈꾸고 동경하는 것이 더 크게 보였다. 제가 본 '동경'의 가사는 이상향과 벅차오름이 더 많이 보인다고 말씀드렸더니 오히려 저의 목소리로는 '이상적이고 벅차게 불리는 게 더 좋겠네요' 말씀해 주신 기억이 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도영은 김종완과의 작업에 대해 "선배님들 중에 제일 많이 뵀다. 미팅도, 녹음도 제일 많이 했다. 정말 디테일하게 하나하나를 트레이닝하듯이 알려주셔서 그런 부분에서 배웠다"고 했고, 윤도현에 대해선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저 자체를 딱 봐주시면서 칭찬도 해주시고 대선배님이시지만 오히려 친근하게 해주셨다"고 밝혔다.

타이틀곡은 '안녕, 우주 (Memory)'다. 시간이 지나도 우리가 함께 한 모든 순간이 찬란한 추억으로 오래도록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도영은 "기억이 주제다. 예전부터 꼭 소재로 다뤄보고 싶었다. '기억이 사람처럼 생명이 있다면 추억이 되는 게 가장 아름다운 마무리이지 않을까'라는 얘기를 담고 싶었다. 모든 기억이 추억이 되진 않지 않나. 인상이 깊어야만 추억이 되다 보니까 기억에 대한 걸 하고 싶었는데 '우주'라는 것이 기억과 추억을 이야기하는 대명사 같다고 생각했다. '안녕'은 'Hi'도 되고 'Bye'도 된다. 맞이하는 기억, 떠나보내는 기억, 이런 비유적인 표현이 들어간 제목"이라고 소개했다.


'꿈꾸게 했던 힘'을 노래하는 도영은 '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음악이 저에게 꿈꾸게 하는 힘"이라며 도영은 "저만 그런지 몰라도 어떤 음악을 들었을 때 음악이 주는 텐션이나 바이브가 다르지 않나. 누워 있다가도 일어나서 뭐라도 해보고 싶게 하는 것, 겁이 났던 것들을 용기가 나게 만드는 것, 그런 것들이 음악이 줄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그런 음악들을 좋아한다. 제 앨범 10곡을 들어보신다면 그런 꿈꾸게 하는 힘을 조금이나마 생기게 할 수 있는 요소들이 하나씩은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저에게 그런 힘을 준 음악이 다른 분들에게도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다"고 털어놨다.

도영은 지금 꾸고 있는 꿈도 언급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콘서트를 무사히 잘 하는 게 꿈인 것 같다. 장기적인 꿈은 '무탈하기'다. 저는 노래를 오래 할 거라는 자신은 너무 있어서 그냥 건강했으면 좋겠다. 그럼 무조건 오래 노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 이 앨범을 낸 게 욕심의 과반수를 이룬 것 같아요.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도영의 방'이라는 콘셉트의 작은 전시회를 열어서 각자 방문하시는 팬분들이 꿈을 적는 공간이 있었거든요. 메시지들을 봤는데 본인을 꿈꾸게 하는 힘이 저의 음악이라고 하신 분들이 꽤 많았어요. 그걸 보고 '내가 내 꿈을 위해서 달려왔던 시간이 누군가의 꿈에 도움이 되기도 하는구나' 생각을 하면서 '그들의 꿈을 이룰 수 있게끔 응원하는 게 내 꿈이기도 하겠다' 싶었어요. 더 오래오래 활동을 해야겠지만 저도 나름 팬분들하고 쌓아온 시간이 길어졌다고 생각이 드니까 그들이 각자 꿈을 이루면서 잘 사는 게 저의 또 다른 꿈인 것 같아요."


도영은 자신의 음악을 '약간의 청량에 벅참 한 스푼'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제가 벅참 중독자다. 제가 하도 벅차하니까 직원들이 저를 놀리는 것처럼 하는 말인데 그게 제 음악의 색깔이지 않나 싶다. 줄곧 벅참이 없는 음악을 해왔어서 벅참 중독자처럼 됐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제 색깔이 되면 좋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벅차오르는 음악에 중독돼 있기도 하고, 저 스스로도 많이 벅차한다"며 "이번 앨범을 들으시고 도영이라는 사람을 떠올렸을 때 '이런 음악을 하는 친구구나' 정체성이 확실히 생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음악은 굉장히 주관적인 취향의 영역이기 때문에 '이런 음악이 듣고 싶어'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아티스트가 되면 성공한 거지 않나. 제가 하는 음악의 결이 듣고 싶었을 때 먼저 떠오르는 아티스트가 되는 게 이번 앨범의 목표이지 않나 싶다"고 했다.

'벅참 중독자'에게 벅찼던 순간순간들을 물었다. 도영은 최근에 벅찼던 기억으로 지난달 했던 NCT 127 투어 '네오 시티 – 더 모멘텀(NEO CITY – THE MOMENTUM)' 도쿄돔 공연을 꼽았다. 그는 "'더 모멘텀' 마지막 공연이기도 하고, 그 공연을 소중하게 여겼던 멤버들도 있어서 벅찼던 것 같다"면서 "저는 혼자 하는 솔로 콘서트보다는 팀으로 할 때 더 벅찬 것 같다. 과몰입이 심한 편이다. 오히려 혼자 있을 때는 그런 게 덜한데 멤버들이랑 있을 땐 우리가 뭔가 드라마의 주인공인 것 같고, 우리가 써 내려간 뭔가가 있을 것 같고, 그런 친구들끼리 해낸 것에서 오는 게 있어서 팀으로 했을 때 벅참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인생에서 가장 벅찬 기억은 2023년 11월 개최했던 NCT 127 투어 '네오 시티 : 서울 - 더 유니티(NEO CITY : SEOUL - THE UNITY)'라고. 도영은 "'인생에서 가장'이라고 하면 덜한 것들이 서운할 수 있겠지만 지금 떠오르는 건 '더 유니티' 서울 공연의 마지막 공연인 것 같다. 체조(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6일, 6회 공연 마지막이었는데 그때가 저희 멤버들 군백기 전 마지막 공연이었다. 지금은 사실 군백기를 보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1도 없다. 저희가 함께 나눴던 대화들을 머릿속으로 생각해 보면 '군백기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구나' 생각이 드는데 그때는 서로 헤어지는 게 처음이었어서 그런지 '언제 우리가 다시 뭔가 할 수 있을까' 그려지지 않던 겁이 있었나 보다. 그때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고 답했다.

현재 NCT 127은 멤버 태용, 재현이 입대하며 '군백기'를 보내고 있다. 도영은 "지금의 저희 팀을 생각해 보면 오히려 나이가 어렸을 때보다 훨씬 더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이 들면서 '이렇게 음악 하면 오래 폼 안 떨어지고 할 수 있겠는데?' 확실하게 그렇게 된 것 같다. 제 팀에 제가 자부심으 느끼면서 '잘할 수 있겠는데?'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제가 살면서 하는 것 중에 노래하는 게 제일 재밌어서 재미만 따졌을 때는 모든 걸 다 제치고 노래가 1번이거든요. 건강관리를 잘해서 팬분들이 저를 계속 응원해 주신다고 하면 저는 제가 재밌어하는 이 노래를 멈추지 않을 것 같아요. 장수 그룹이라는 것도 사실 모두가 하고 싶고 원하지만 쉽지 않은 거잖아요. 오랫동안 멋있게 음악을 하고 싶다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약속이 있기 때문에 이루고 싶어요. 머나먼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지금 고민하고 주저하는 것보다는 현재 단기적인 미래를 실행해가면서 가면 멋있지 않을까 싶어요."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