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마다 두 척 배치' 공언…중국 버금가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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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좌초했던 구축함 '강건호' 진수… 김정은 참석 |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북한이 진수 중 넘어져 물에 빠졌던 구축함을 고작 3주 만에 꺼내 수리하고 새로 진수식까지 거창하게 치르면서 이 배가 실제로 기능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13일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해군 구축함 진수기념식이 지난 12일 라진조선소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새로 진수된 구축함은 지난달 21일 진수식 도중 넘어져 좌초한 5천t급 구축함으로 파악된다.
군 관계자는 "관련 동향을 추적하고 있었고, 어제 라진 일대에서 진수식 준비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달 진수식을 청진조선소에서 열었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당시 행사에서 배를 지상에서 측면으로 밀어 물에 띄우려던 중 배 뒷부분이 먼저 미끄러지면서 배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사고를 현장에서 목격한 김 위원장은 "심각한 중대 사고이며 범죄적 행위"라고 격분하면서 관련 인원의 문책을 지시하고는 6월 안에 "무조건 완결", 즉 배를 고쳐서 다시 진수하라고 독촉했다.
북한은 이달 초 좌초한 배를 똑바로 세운 뒤 라진조선소로 옮겨 세밀 복구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지난 6일 보도했는데, 이후 일주일 만에 새 진수식까지 치른 것이다. 북한은 이 배를 '강건함'이라고 명명했다.
강건함은 관영매체 보도 사진에 드러난 외관에는 별 손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운용과 기동 및 성능 발휘 여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군 관계자는 "일단 겉모습은 갖췄더라도 실제 운용은 지켜봐야 한다"며 "가동이 제대로 될지 알 수 없고, 이후 전력화까지는 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봤다.
김정은 위원장은 진수식 연설에서 "이 함은 내년도 중반기에 해군에 인도된다"며 기본 성능 검증 기간을 약 1년으로 설정했다.
통상 함정의 전력화는 해군 인도 시점부터 진행되기에 이 배가 군함으로 제대로 기능하는지는 추후 검증될 전망이다.
다른 관계자는 "해수가 배에 들어간 이상 내부 장비들의 실제 작동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며 "장비에 바닷물이 닿으면 전자칩 등이 망가지기 때문에 대규모 수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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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좌초했던 구축함 '강건호' 진수… 김정은 참석 |
앞서 북한은 지난 4월 26일 첫 번째 5천t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를 공개한 바 있다. 한 달도 안 되는 간격으로 같은 급의 두 번째 구축함을 공개하려고 했는데 일정이 다소 미뤄진 셈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구축함을 두 달 간격으로 공개하는 것도 상당히 빠른 속도다.
건조 시작 시점이 오래전일 수도 있기는 하나 북한은 이날 진수식 관련 보도에서 "김정은의 정력적인 영도에 의해 1년 반도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두 척의 구축함을 건조해냈다고 강조했다.
그뿐 아니라 김정은은 이날 "내년부터 최현급 또는 그 이상급의 구축함을 매해 두 척씩 작전 수역에 배치하는 것"을 비롯한 해군력 강화 조치를 언급했다.
조선·방산 강국으로 손꼽히는 한국의 경우에도 구축함 한 척 건조에 2∼3년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 구축함이 톤수가 높은 편이 아니고 실질적 성능이 검증되지 않았다고는 하나 '해마다 두 척 배치'는 중국에 버금가는 속도라고 한 관계자가 평했다.
김정은은 이날 "복합적인 함상 무기 통합 관리체계 개발을 통해 전투환경에서의 인공지능 기술 이용과 그 분야의 발전 방향을 확정 짓게 됐다"며 배의 무기체계 등에 인공지능(AI)을 적용했다고 시사했다.
또 "함선 기관 동력 체계 구성에서 일대 혁명이 예고돼 있다"고도 언급해 종래의 디젤 구축함을 넘어서는 하이브리드 또는 전기 추진 체계 도입에도 관심이 있음을 내비쳤다.
한 군사전문가는 "북한이 최신 군사기술 동향을 민감하게 좇아가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어떤 형태로 적용될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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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좌초했던 구축함 '강건호' 진수… 김정은 참석 |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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