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AMD(대표 리사 수)가 미국 새너제이에서 개최한 ‘어드밴싱 AI 2025(AAI 2025)’ 행사에서 언급된 AMD 기반 슈퍼컴퓨터 ‘엘 캐피탄(El Capitan)’과 ‘프론티어(Frontier)’는 국제 슈퍼컴퓨팅 컨퍼런스(ISC High Performance) 2025에서 공개된 최신 톱500 순위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엘 캐피탄은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에 구축된 엑사스케일 시스템으로, 1.742 엑사플롭스(Exaflops)의 High Performance Linpack(HPL) 성능을 기록했다. CPU와 GPU를 단일 패키지로 통합한 AMD 인스팅트 MI300A APU를 채택한 이 시스템은 대규모 과학 시뮬레이션, 데이터 분석, AI 추론 워크로드를 모두 소화하는 통합형 아키텍처로 설계됐다. HPE가 구축을 맡았다.
로브 닐리(Rob Neely) LLNL 책임자는 “엘 캐피탄은 미국 핵안보국(NNSA) 연구소들의 임무 수행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시스템”이라며, “15년 전에는 예측조차 어려웠던 수준의 정밀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시대를 AMD APU를 통해 맞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레스트 노로드(Forrest Norrod) AMD 데이터센터 그룹 총괄 수석 부사장은 “세계 1위와 2위 시스템이 모두 AMD 기반이라는 사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전 세계 HPC 선도기관들이 AMD의 기술력에 신뢰를 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톱500에서 AMD 기술이 탑재된 시스템은 전체의 34%에 달하는 172대로, 역대 최대 비중이다.
2위 자리를 지킨 프론티어는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에 설치된 세계 최초의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로, 1.353 엑사플롭스를 기록했다. AMD의 에픽(EPYC) CPU와 MI250X GPU 조합으로 구동되며, 에너지·기후 모델링과 차세대 AI 연구 등 다양한 워크로드를 처리하고 있다.
AI 혼합정밀도 워크로드 성능을 측정하는 HPL-MxP에서도 엘 캐피탄은 16.7 엑사플롭스를 기록하며 1위에 새롭게 진입했다. 프론티어는 3위, AMD 기반 루미(LUMI) 시스템은 4위를 차지하며 AMD는 AI-HPC 융합 경쟁에서도 우위를 드러냈다. 특히 HPCG(High-Performance Conjugate Gradient)에서도 엘 캐피탄이 17.4 페타플롭스로 1위에 오르며 메모리 대역폭 중심의 실사용 성능을 입증했다.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도 AMD는 그린500 리스트 상위권을 점령했다. 상위 20개 중 12개 시스템이 AMD를 탑재했으며, 엘 캐피탄과 프론티어는 각각 26위와 32위에 이름을 올렸다. 고성능과 에너지 효율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목표를 동시에 달성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톱500 리스트에는 17대의 AMD 기반 신규 시스템이 새롭게 포함됐다. 슈투트가르트 대학교의 헌터(Hunter), 영국 헐 대학교의 바이퍼(Viper), 이탈리아 시네카(CINECA)의 피타고라(Pitagora)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시스템은 MI300A APU 혹은 5세대 AMD 에픽 CPU 기반으로 구축되었다.
AMD는 단순히 엑사스케일 성능을 자랑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성능, 확장성, 전력 효율성을 모두 갖춘 CPU·GPU·APU 포트폴리오를 통해 원자력 시뮬레이션부터 생성형 AI 추론까지, 모든 고성능 컴퓨팅 수요에 대응 가능한 생태계를 갖춰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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