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AI 혁신의 무게중심은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옮겨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MD(대표 리사 수)는 미국 새너제이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한 ‘어드밴싱 AI 2025(AAI 2025)’ 행사에서 AI 생태계 주도권 강화를 위한 총체적 비전을 공개했다. GPU, CPU, NIC, 소프트웨어, 시스템 설계에 이르기까지 AI 전체 스펙트럼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개방형 AI 생태계를 향한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이번 행사에서 AMD는 신규 AI GPU 제품군인 ‘인스팅트 MI350 시리즈’를 공개했다. MI350X와 MI355X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전 세대 대비 AI 연산 성능은 4배, 추론 성능은 35배 이상 향상됐으며, 특히 MI355X는 경쟁 제품 대비 최대 40% 높은 비용 효율성을 달성했다. MI350 기반 플랫폼은 생성형 AI와 HPC를 모두 타깃으로 하며,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를 비롯한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에서 상용 적용이 시작되고 있다.
AMD는 또한 MI400 시리즈 기반 차세대 AI 랙 시스템 ‘헬리오스(Helios)’를 예고했다. 헬리오스는 Zen 6 아키텍처 기반 에픽 ‘베니스(Venice)’ CPU, 차세대 펜산도 ‘불카노(Vulcano)’ NIC를 포함하며, AI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핵심 설계로 소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AMD의 소프트웨어 전략도 함께 공개됐다. AMD는 최신 오픈소스 AI 스택 ‘ROCm 7’을 통해 하드웨어 호환성과 프레임워크 지원을 강화했다. ROCm 7은 특히 생성형 AI와 HPC 워크로드 최적화에 중점을 두었으며, 라이브러리, API, 드라이버, 개발툴 전반에서의 개선이 이루어졌다.
AMD는 AI 시스템의 전력 효율 향상 목표도 재정비했다. 기존 5년 내 30배 개선 목표를 초과 달성해 38배 효율 향상을 기록했으며, 2030년까지는 20배 향상을 통한 95% 전력 절감을 목표로 삼았다. 이는 275개 랙에 걸쳐 학습하던 대규모 AI 모델을 단 1개의 랙, 혹은 그 이하 시스템으로 처리하겠다는 야심을 내포한다.
한편, 개발자 생태계를 위한 지원도 강화됐다. AMD는 완전 관리형 AI 개발 환경 ‘AMD 개발자 클라우드’를 광범위하게 출시한다고 밝혔다. ROCm 7과 통합된 이 플랫폼은 빠른 프로젝트 시작과 유연한 확장을 지원하며, 허깅페이스, 오픈AI, Grok 등 주요 AI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도 함께 발표됐다.
AMD의 생태계는 파트너사들의 사례를 통해 그 실효성을 입증했다. 메타는 MI300X를 활용해 라마3와 라마4 모델 추론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코히어는 커맨드 R+ 모델을 MI300X 기반에서 효율적으로 운영 중이다. 오라클은 세계 최초로 AMD 기반 랙 스케일 AI 인프라를 상용화했으며, 최대 13만개 GPU가 탑재된 제타스케일 클러스터를 소개했다. 이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휴메인, 레드햇, 아스테라 랩스, 마벨 등도 각자의 영역에서 AMD 솔루션을 활용한 AI 혁신 사례를 공유했다.
AMD는 이번 발표를 통해 AI 기술의 수직 계열화를 넘어, 개방형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AI 인프라 전략을 분명히 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AMD의 풀스택 접근법은 엔비디아 중심의 AI 시장에 대항할 강력한 대안으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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