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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나가는 ‘K-리테일러’… 뷰티·패션·푸드 날개 달다

헤럴드경제 전새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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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나가는 ‘K-리테일러’… 뷰티·패션·푸드 날개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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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DS 월드 백화점 서밋 이튿날
‘K-웨이브의 새로운 진화’ 주제 강연
아모레·하고하우스·GFFG 대표 발표
‘제16회 IGDS 월드 백화점 서밋(WDSS 2025)’ 이틀째인 12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발표하는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제16회 IGDS 월드 백화점 서밋(WDSS 2025)’ 이틀째인 12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발표하는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제16회 IGDS 월드 백화점 서밋(WDSS 2025)’ 이틀째인 12일 첫 세션은 ‘K-웨이브의 새로운 진화’를 주제로 열렸다. 해당 세션에서는 세계적 위상을 자랑하는 K-리테일러의 도전과 노력을 조망했다. 이날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K-리테일 및 K-경영’를 주제로 핵심 전략과 비전을 제시했다.

정준호 대표를 시작으로 K-뷰티, K-패션, K-푸드를 주제로 한 강연도 이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의 CEO 김승환 대표는 ‘K-뷰티의 두번째 물결’이라는 내용을 바탕으로 단상에 올랐다. ‘K-패션과 오프라인 리테일의 새로운 파트너십 모델’은 하고하우스의 CEO 홍정우 대표, ‘K-푸드와 문화, 세계화의 힘’에는 GFFG의 이준범 대표가 각각 발표 연사로 나섰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 “제품 혁신·카테고리 확장 등 필요”
‘K-뷰티의 두 번째 물결’의 연사자로 나선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 [롯데백화점 제공]

‘K-뷰티의 두 번째 물결’의 연사자로 나선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 [롯데백화점 제공]



먼저 김승환 아모레퍼시픽의 대표는 “오늘날 한국 문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았으며, 그 중심에는 K-뷰티가 있다”며 “한국은 이제 세계 3위의 화장품 수출국으로 부상하며 글로벌 뷰티 산업의 선두 주자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환 대표는 “K-뷰티의 성공 이면에는 제품과 유통, 소비자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태계가 있다”며 3가지 주요 요소를 제시했다. 먼저 그는 “한국의 뷰티는 혁신에 있어서 항상 선두를 달리고 있다”면서 “아모레퍼시픽이 처음 선보인 리퀴드 파운데이션과 스펀지를 결합한 ‘에어 쿠션’은 업계를 선도한 대표적인 혁신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는 5000개 이상의 뷰티 제조사가 활동 중이며, 새로운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든지 쉽게 브랜드를 론칭할 수 있는 역동적인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며 “올리브영과 같은 오프라인 채널부터 다양한 이커머스 플랫폼, 새벽 배송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고객과의 접점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특히 한국은 디지털 환경에 매우 친숙한 시장으로, 소셜 미디어상에서 ‘뷰티’는 활발히 공유되는 콘텐츠 중 하나”라면서 “디지털 친화성은 K-뷰티가 빠르게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K-뷰티 산업의 도전 과제도 남아있다고 짚었다. 김 대표는 “지속적인 시장 리더십 유지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제품 혁신이 필요하다”라며 “현재까지는 스킨케어 중심의 제품 구성이 주류를 이루지만, 향후에는 다양한 카테고리로의 확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뷰티 브랜드를 프리미엄과 럭셔리급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라며 “현재의 ‘가성비’ 중심 인식은 다른 나라 제품도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기 때문에 럭셔리 뷰티로 확장해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가성비’ 중심의 인식에서 벗어나, 한국 브랜드를 글로벌 럭셔리 시장의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라며 “단지 경쟁력 있는 가격이 아닌, 차별화된 가치와 품질로 프리미엄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옴니채널(소비자가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유통채널을 넘나들며 쇼핑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을 통해 고객을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많은 K-뷰티 브랜드가 SNS, 이커머스 등을 잘 활용해 온오프라인 경험을 통합하는 데 성공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변화의 중심에서 K-뷰티의 글로벌화를 이끄는 선두 주자이자 리더로서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티에이징 기술에 대한 R&D(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영양·뷰티 디바이스·마인드풀니스 등 ‘홀리스틱 뷰티’ 영역에서도 새로운 카테고리를 적극 개발 중이다. 또 하이엔드 시장 공략을 위해 ‘설화수’, ‘헤라’, ‘AP 뷰티’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클린 뷰티의 대표 브랜드 ‘타타 하퍼’를 인수했다. 이 외에도 북촌과 성수 등지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하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고스란히 담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홍정우 하고하우스 대표 “고객 소통·파트너와의 협업 중요”

‘K-패션과 오프라인 리테일의 새로운 파트너십’의 연사자로 나선 홍정우 하고하우스 대표 [롯데백화점 제공]

‘K-패션과 오프라인 리테일의 새로운 파트너십’의 연사자로 나선 홍정우 하고하우스 대표 [롯데백화점 제공]



홍정우 하고하우스 대표는 “하고하우스는 온라인에서 성장한 K-패션 브랜드들이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라며 “마땡킴 등 40여 개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패션 산업은 Z세대를 중심으로 일방향에서 쌍방향 소통 구조로 변화했다”며 “커뮤니티, 스토리텔링, 고객 피드백을 실시간 반영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정우 대표는 하고하우스에서 가장 성공한 K-패션 브랜드 사례로 마뗑킴을 꼽았다. 홍 대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타일을 먼저 공유하고, 고객에게 피드백을 받은 후 제품 개발에 적용한다”며 “고객의 반응이 브랜드 운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뗑킴의 매출은 4년 만에 360만 달러에서 1억4800만 달러 이상으로 성장시켰다”면서 “10개국 이상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브랜드 신뢰 강화를 위해 오프라인 채널 활용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하고하우스의 성공 방식에 대해 “이미 온라인에서 유명한 브랜드에 집중했고, 오프라인 포맷을 각 브랜드에 맞게 조정했다”며 “고객과 직접 만나 피드백을 받기도 했는데, 롯데백화점과의 협업을 통해 이뤄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 하고하우스는 롯데백화점과 함께 ‘O4O(Online-for-Offline)’ 전략도 실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는 고객 반응을 즉시 반영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선 제품을 입어본 후 온라인으로 배송하는 ‘재고 없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홍 대표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에서 본격화됐고, 현재는 150개 매장에서 확대 적용 중이다”라며 “K-패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제품력보다도 고객과의 관계, 같은 비전을 가진 파트너와의 협업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브랜드의 글로벌 입지 확대와 장기 전략 수립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팬덤이 구축되면서 더 많은 해외 팬들이 K-패션 브랜드의 온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며 “마뗑킴은 10개국 이상의 리테일러들과 함께 협상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드파운드’와 ‘트리밍버드’ 등 K-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매장도 올해 안에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과거에는 브랜드가 글로벌 확장을 위해 똑같은 공식을 사용했다”며 “브랜드의 정체성에 집중하는 것 현지 고객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준범 GFFG 대표 “K-푸드, 현지화 기반 세계화 성공”
‘문화로서 K-푸드, 현지화의 힘’의 연사자로 나선 이준범 GFFG 대표 [GFFG 제공]

‘문화로서 K-푸드, 현지화의 힘’의 연사자로 나선 이준범 GFFG 대표 [GFFG 제공]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이준범 GFFG 대표는 “한국 음식은 이제 음악과 드라마를 넘어 새로운 한류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GFFG는 ‘Good Food for Good’이라는 철학 아래 패션에서 출발해 음식에 창의성과 문화적 감성을 더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표 브랜드 ‘노티드’는 롯데백화점 잠실 롯데월드몰에 플래그십 매장을 연 것을 시작으로 뉴욕과 LA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준범 대표는 “기존의 전통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떡볶이, 라면, 양념치킨 등 다양한 메뉴가 K-드라마와 함께 세계로 확산하고 있으며 한국 음식의 외연이 넓어지고 있다”며 “한식은 이제 단순한 먹거리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사람들을 연결하고 문화를 공유하는 매개체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국 음식의 경쟁력은 대담하고 균형 잡힌 맛, 깊은 문화적 뿌리와 스토리텔링, 소셜미디어를 통한 접근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설명할 수 있다”며 “김치와 사찰음식 등은 지역성과 역사성을 담고 있으며, 짜파구리·달고나처럼 미디어를 통해 창의적인 방식으로 세계에 소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글로컬라이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글로컬라이징은 ‘글로벌(Global)’과 ‘로컬라이징(Localizing)’의 합성어로, 세계화와 현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뜻한다. 그는 “K-푸드는 한국의 유전자를 유지하면서 현지화하는 작업이 효과적으로 이뤄졌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글로벌 한식 시장 규모는 약 359억 달러로 전망된다”라며 “한국적 삶의 방식과 정체성을 함께 전파하는 장기적인 문화 전략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