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출범한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이 인력 부족으로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부처에서 파견된 직원이 과중한 업무로 실신해 병원에 실려가는 일까지 발생할 정도다. 특히 윤석열 정부 시절 채용된 ‘어공’(어쩌다 공무원·별정직 공무원을 일컫는 말)들이 사직하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는 하지 않고 있는 탓에, 대통령실은 각 정부부처에 추가 인력 파견까지 요청하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대통령실 업무 도중 쓰러져 입원한 직원을 어젯밤 병문안했다”며 “이 대통령도 페이스북에 직접 글을 올리며 직원을 걱정하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인사 검증 업무를 위해 대통령실 인사관리비서실에 파견 나온 국세청 소속 공무원이 전날 저녁 9시께 의식을 잃고 쓰러져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이후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인수위 없이 출범한 새 정부에서 인사 검증을 할 인력과 시간이 현실적으로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윤석열 정부에서 파견을 나왔다가 복귀한 직원 179명이 다시 돌아왔으나, 이 중 상당수는 부처 상황 등으로 간단한 인수인계 후 다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모습을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했다. 이재명 대통령 사회관계망서비스 갈무리 |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무원 추가 파견을 요청하고 있다”며 “한편으로는 조금 더 투명하게 정리해야 될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 정부에서 임명된) 어공들이 지금 업무도 없는 상황에서 월급은 다 받아 가고 있다”며 “대통령실에 전혀 나타나지 않으면서도 사직 의사는 없다고 하는 분들도 있어 정리가 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권이 교체되면 별정직 공무원들은 일괄 사직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를 무시하고 있어 대통령실이 인사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대통령실에서는 윤석열 정부 당시 채용된 별정직 공무원이 80여명가량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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