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엑스포츠뉴스 언론사 이미지

"실점하면 절교한다" 농담에, '무실점' 포효…전상현 "그간 너무 못해 모두에게 죄송했다" [현장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원문보기

"실점하면 절교한다" 농담에, '무실점' 포효…전상현 "그간 너무 못해 모두에게 죄송했다" [현장 인터뷰]

속보
트럼프 "이란 사전통보 감사…이제 이스라엘에 평화 격려"


(엑스포츠뉴스 광주, 최원영 기자) 제 모습을 되찾고 있다.

KIA 타이거즈 우완 구원투수 전상현은 1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위기를 막아내고 6-3 승리에 공을 세웠다.

값진 기록도 거머쥐었다. 4년 연속 10홀드를 달성했다. 역대 리그 15번째이자 타이거즈 구단 최초로 이름을 새겼다.

이날 2회말 1-0으로 선취점을 올렸던 KIA는 3회초 1-2로 역전당했다. 6회말 4득점을 뽑아내며 빅이닝을 만들었다. 금세 5-2로 점수를 뒤집었다.

역전 직후, 7회초 위기가 찾아왔다. 투수는 이준영이었다. 구자욱의 좌전 2루타 이후 르윈 디아즈의 타구에 2루수 윤도현이 포구 실책을 범해 무사 1, 3루로 이어졌다.

전상현이 마운드를 넘겨받았다. 홈런 타자인 김영웅과 박병호를 각각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했다. 강민호까지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무실점으로 불을 껐다. 덕분에 KIA는 흐름을 내주지 않고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팀이 역전에 성공한 뒤 무사 1, 3루 위기 상황에 등판해 무실점으로 막아낸 전상현의 활약이 특히 돋보였다"고 박수를 보냈다.





승리 후 만난 전상현은 "포수 (김)태군이 형의 리드를 믿고 던졌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시즌 초반부터 내 경기력이나 성적이 좋지 않았다. 최근 계속 포수의 사인대로 투구하고 있는데 결과가 좋다"고 운을 띄웠다.

첫 타자인 김영웅과의 승부가 가장 중요했다. 전상현은 "주자 있을 때나 어려운 상황에 등판할 땐 늘 첫 타자를 잘 상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삼진을 무조건 1~2개 정도는 잡아야 한다고 다짐한다. 그래야 막을 수 있는 것 같다"며 "김영웅 선수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막아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왔을 때, 주자를 깔아두고 내려온 투수 이준영은 어떤 말을 했을까. 전상현은 "형이 장난으로 '한 점이라도 내주면 절교하려 했다'고 하더라. 난 무사 1, 3룬데 어떻게 그러냐고 받아쳤다. 우린 원래 이런 장난을 많이 한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인터뷰 도중 옆으로 지나가던 김태군은 "본인 주자 아니라고 편하게 던졌다"며 농담하기도 했다.

구단 최초로 4년 연속 10홀드 기록을 세웠다. 전상현은 "팀에서 기회를 많이 주셔서 이런 기록도 달성할 수 있게 됐다. 내가 조금만 덜 부진했다면, 부상이 없었다면 기록을 빨리 이룰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 후 어깨, 팔꿈치 부상 등을 겪은 전상현은 올 시즌 부진으로 출발이 좋지 않았다. 3월 3경기 2⅔이닝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0.13으로 흔들렸다. 4월엔 11경기 9이닝서 1승1패 4홀드 평균자책점 3.00으로 반등하는 듯했다. 5월 들어 16경기 13이닝서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4.85로 다시 난조를 보였다.






전상현은 "시즌 초 계속 못하다 보니 자존감과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팀과 감독님, 코치님들께 무척 죄송스러웠다"며 "하루는 마운드에서 내려오는데 '자존감, 자신감이 왜 이렇게 낮아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다음 경기부턴 '맞더라도 자신 있게 던지자. 날 믿고 투구해 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원래 내 기록을 아예 안 보는 편이다. 전광판에 나온 기록을 보면 답답한 마음에 한숨만 나왔다"며 "그런데 요즘 평균자책점이 조금씩 내려가는 게 보였다.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구위 등이 좋아진 듯하다"고 덧붙였다.

전상현은 "물론 아직 스스로 만족할 만한 구위는 아니다. 이번 경기에선 포크볼이 생각보다 잘 들어가 그게 가장 좋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개인 통산 94홀드를 기록 중이다. 100홀드까지 6개 남았다. 전상현은 "그런 기록은 신경 쓰지 않는다. 잘하다 보면 따라올 것이다"고 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광주,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KIA 타이거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