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세번째 메이저 US오픈 12일 개막
파워랭킹 1위 셰플러 메이저 2연승 도전
매킬로이 “역대 챔피언 영상 보며 공부중”
임성재·김시우·안병훈·김주형 등 4인 출격
상금은 전년도와 동일…우승자 430만달러
파워랭킹 1위 셰플러 메이저 2연승 도전
매킬로이 “역대 챔피언 영상 보며 공부중”
임성재·김시우·안병훈·김주형 등 4인 출격
상금은 전년도와 동일…우승자 430만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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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왼쪽)와 2위 로리 매킬로이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아마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이 코스보다 어려운 골프장은 찾기 힘들 것이다. 여긴 완전히 다른 종류의 테스트다.” (2025 PGA 챔피언십 우승자 스코티 셰플러)
“2016년 이곳에서 열린 US오픈 영상을 돌려보며 공부하고 있다. 당시 우승자 더스틴 존슨을 비롯해 상위권 선수들이 다른 스타일로 공략했다. 여기선 거리와 정확도를 모두 갖춰야 한다.”(2025 마스터스 챔피언 로리 매킬로이)
12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의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은 세계 톱랭커 골퍼들의 탄식이 물결 칠 전망이다.
미국에서 가장 난도가 높은 골프장 중 하나로 ‘악마의 코스’로 불리는 이곳에서 시즌 세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125회 US오픈이 막을 올린다.
악명높은 오크몬트 컨트리 클럽(파70·7372야드)에서 US오픈이 열리는 건 올해로 10번째다. 안그래도 선수들의 원성이 자자한데 갈수록 코스 난도가 높아지고 있다.
US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대회 코스를 파71에서 파70으로 변경해 세팅한 2007년부터 악명이 더 높아졌다. 이 때 우승한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의 스코어는 5오버파. 당시 준우승자인 타이거 우즈와 짐 퓨릭(이상 미국)의 스코어는 6오버파였다.
가장 최근 열린 2016년 대회 때 조던 스피스(미국)는 “오크몬트CC에서 US오픈 정상에 오른다면 골프에서 가장 어려운 테스트를 성공했다고 말해도 좋다”고 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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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몬트 컨트리 클럽의 일명 ‘교회 의자’(church pew) 벙커(왼쪽)와 올해 US오픈 코스의 길고 질긴 러프 [게티이미지] |
발목이 잠기는 두껍고 질긴 러프는 탈출하기도 어렵지만 공을 찾기도 쉽지 않다. ‘교회 의자’ 모양의 밭고랑 벙커와 키 높이 항아리 벙커 등 210개의 벙커가 위협적으로 도사리고 있다. 스팀프미터로 4m가 넘는 빠르고 경사진 그린은 선수들을 괴롭힐 전망이다. 한번 들어가면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배수로도 피해야 한다.
올해는 2개의 파5 홀이 모두 600야드가 넘는다. 파3 8번홀은 289야드로 세팅돼 많은 선수들이 드라이버를 잡아야 한다. 셰플러도 연습라운드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했다.
강력한 우승후보들도 오크몬트 혈투를 앞두고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는 “‘무조건 멀리 치고 러프 탈출’이라는 공식은 이 코스에 맞지 않는다. 각 홀의 앵글을 잘 계산해야 하고, 그린도 높거나 경사가 심하다”며 “러프가 문제다. 보통은 7번 우드 또는 3번 아이언을 잡는데, 이 대회에서 쓸지 말지 고민이다. 러프에서 공이 떠 있다면 7번 아이언을 쓰거나 아니면 짧은 웨지로 50야드 정도 빼내는 수밖에 없다. 대부분 짧은 웨지를 잡아야할 것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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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기자회견에 참석한 스코티 셰플러 [게티이미지] |
셰플러는 올시즌 다소 늦게 시동이 걸렸지만 최근 4개 대회에서 메이저 우승을 포함해 3승을 휩쓸며 세계 1위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마스터스에서 2회 우승하고 지난달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셰플러가 US오픈 정상에 선다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디오픈만을 남겨두게 된다. PGA 투어와 현지 언론, 스포츠 도박사들은 모두 셰플러를 우승후보 1순위에 올려놨다.
2011년 US오픈 우승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성적도 관심을 끈다.
올해 마스터스의 오거스타GC를 정복한 매킬로이도 오크몬트CC에 대해선 “거대한 야수같은 코스”라고 표현했다.
2016년 이곳에서 열린 US오픈에서 이틀간 8타를 잃고 컷탈락한 매킬로이는 “그 당시 경기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냥 기억에서 지워버리려고 했던 것같다”며 “오거스타는 리커버리가 가능한 코스다. 하지만 여긴 페어웨이를 놓치면 해볼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미스샷에 대해 훨씬 더 큰 응징이 따른다”고 했다.
매킬로이는 올해 마스터스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뒤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취리히 클래식에서 공동 12위, 트루이스트 챔피언십에서 공동 7위로 선전했으나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47위에 그쳤고 지난주 RBC 캐나다오픈에서는 컷 탈락했다. 눈에 띄게 동기를 잃은 모습을 보였고 PGA 챔피언십 때는 기자회견을 거부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매킬로이는 “약간의 기억상실을 갖는 것처럼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6주 전 일을 잊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다시 열심히 훈련할 동기를 찾고 있다. 아직 그 감정을 만끽하고 있고 그럴 자격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시즌은 계속되고 있으니 다시 집중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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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 [게티이미지] |
지난해 US오픈에서 4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LIV 골프 소속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디섐보는 올해 마스터스 공동 5위, PGA 챔피언십 공동 2위 등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했다.
임성재와 김시우, 안병훈, 김주형 등 한국 선수 4명도 출격한다.
이번 시즌 메이저 대회에선 임성재가 마스터스 공동 5위, 김시우가 PGA 챔피언십 공동 8위로 톱10 성적을 낸 바 있다. 김시우는 골프채널 선정 이번 대회 파워 랭킹에서 5위로 꼽혔다. 역대 US오픈에서 톱10에 오른 한국 선수는 2011년 양용은(공동 3위)과 2023년 김주형(공동 8위), 둘 뿐이다.
한편 USGA는 12일(한국시간) 올해 US오픈의 총상금이 지난해와 같이 2150만 달러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우승상금 역시 지난해와 동일하게 430만 달러다. 4대 메이저대회 중 가장 큰 규모다.
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의 올해 총상금은 역대 최다인 2100만 달러로 책정됐고, 우승상금도 처음으로 400만 달러를 돌파해 420만 달러로 올랐다. 시즌 두번째 메이저인 올해 PGA 챔피언십의 총상금은 1900만 달러, 우승상금은 342만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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