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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통령에게 바란다①] ‘이구동성’ 프로 구단들의 곡소리 “경기장 임대…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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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통령에게 바란다①] ‘이구동성’ 프로 구단들의 곡소리 “경기장 임대…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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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화이글스 제공 / 프로야구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 프로야구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누구나 쉽게 스포츠를 즐기고 건강하게 살아갈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국가가 든든히 뒷받침하겠다.”

‘이재명 시대’가 열렸다. 스포츠 정책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사상 첫 스포츠 구단주 출신 대통령이다. 경기도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 시민구단인 성남FC의 구단주였다. 유럽 빅클럽도 인정한 클럽하우스, 성남축구센터(2021년 완공)를 건립하는 등 분명한 성과를 남겼다.

이 대통령이 이번 임기에 내세운 공약은 ‘누구나 스포츠를 즐기는 나라’를 골자로 한다. 세부적으로 ▲스포츠가 일상의 여가활동이 되도록 국민체육센터 확충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맞춤형 체육활동 지원 ▲장애인 체육 기반 강화 ▲체육인 복지 기반 강화 ▲e스포츠 산업 생태계 조성 지원 ▲낚시 인프라 확충 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스포츠는 건강한 삶의 시작이자, 모두를 하나로 잇는 힘”이라며 “국민 모두가 일상에서 스포츠를 즐기고 건강한 삶을 누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사진=뉴시스 / 프로농구 부산 사직실내체육관

사진=뉴시스 / 프로농구 부산 사직실내체육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같은 공약은 이전 대통령이 내건 공약과 대동소이하다는 점이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윤석열 전 대통령도 비슷한 맥락의 공약을 내세웠다. 심지어 이번 대선에서 경쟁한 김문수 후보와의 공약도 비슷하다. 무엇보다 현재 한국 스포츠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있는 부분을 짚지 않았다. 바로 프로스포츠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경기장 및 체육관 사용 문제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이른바 4대 프로스포츠들을 향한 국민적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KBO리그의 경우 지난해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K리그 역시 2년 연속 3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농구와 배구 역시 겨울 프로스포츠의 꽃이라고 불린다. 남녀 프로골프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여가 생활을 보장하기도 하며, 그 안에서 꿈과 희망을 주기도 한다.

속을 들여다보면 곳곳이 허점투성이다. 장기적 발전을 꾀하기 위해선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주장이 흘러나온다. 가장 시급한 대목 중 하나는 단연 인프라 개선이다. 오랫동안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축구의 경우 2002 한일월드컵 이후 새롭게 지어진 경기장이 거의 없다. 프로농구는 훨씬 더 심각하다. 10개 구단 모두 평균 30년(31.4년)이 넘은 경기장을 쓰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홈구장 대구체육관은 54년이 지났다. 노후화된 시설은 경기력뿐 아니라 선수단 부상, 관중 편의성 등 여러 부분서 악영향을 미친다.


사진=뉴시스 / 프로배구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사진=뉴시스 / 프로배구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구조적 개선이 시급한 문제도 있다. 홈구장 대부분을 지방자체단체가 소유하고 있다. 운영 주체는 지방자치단체의 시설관리공단이다. 지자체가 집주인, 프로구단이 세입자인 셈이다. 한국에만 존재하는 특이한 구조다. 엇박자가 난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창원시와 프로야구 NC의 갈등도 마찬가지. 지난 3월 말 경기장 외장마감재 추락으로 야구팬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창원시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관계가 악화됐다.

잔디문제도 마찬가지다. 한국 축구가 태동한 곳,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잔디 상태가 엉망인 탓에 국제경기도 치르지 못하는 망신을 당하기도했다. 셋방살이하는 구단은 손 쓸 도리가 없고, 집주인은 폭염 등 날씨 탓만 한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국회위원, 특히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들은 침묵하고 있다. 사망사고까지 야기한 이 문제에 대한 단 1건의 개정안 입법 활동도 없다. 국정감사 때 관련자들에게 호통칠 준비만 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스포츠 감동이 경기장을 넘어 우리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는 스포츠라는 매개체를 통해 하나가 되는 기적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하지만 그동안은 구단과 선수단의 헌신 쪽에 모든 짐을 지운 측면이 강하다. 더 나은 경기력을 위해선 정부 차원의 관심이 지원이 절실하다. 종목을 막론하고 모두가 한 목소리로 경기장 시설 개선과 연고 구단 장기 임대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새 대통령은 어떤 답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뉴시스 / 프로야구 잠실구장

사진=뉴시스 / 프로야구 잠실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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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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