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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테슬라 운전자들 일론 머스크 고소 “테슬라를 극우 토템으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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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테슬라 운전자들 일론 머스크 고소 “테슬라를 극우 토템으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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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월 베이징의 한 호텔을 떠나며 테슬라 차량에 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월 베이징의 한 호텔을 떠나며 테슬라 차량에 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테슬라 차량을 임대한 프랑스인들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일론 머스크의 “극우 정치”가 테슬라 브랜드 가치를 심각하게 손상시켜 차주가 피해를 입는다는 이유다.

테슬라의 전기차 운전자 10명은 일론 머스크의 행동 때문에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했다며 프랑스 파리 상사법원에 차량 임대 계약을 해지하고, 소송 비용도 상환해 달라고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테슬라는 통상 4년의 임대 기간을 거친 뒤 차량을 구입하는 옵션을 제공한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소송을 제기한 이들은 머스크의 극우적 행동과 발언이 브랜드 가치를 훼손시켰다며 더이상 임대 계약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현재 이 사건 소장은 법원에 막 접수됐으며, 각하 사유를 살펴 판사가 정식 소 진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소송을 대리하는 로펌 지케이에이(GKA)는 성명을 내어 “머스크의 행동 때문에 테슬라 차량은 강력한 정치적 상징이 되었다”며 “혁신적이고 친환경적인 차량을 소유하려던 사람들에게 (테슬라 차는) 이제 진정한 극우의 ‘토템(상징물)’처럼 보인다”고 소 제기 이유를 밝혔다. 머스크의 정치 활동 때문에 유럽연합(EU) 내 테슬라 차량 판매대수는 급감하는 추세다. 지난 5월 프랑스의 테슬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고, 신규 차량 등록 건수도 2022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머스크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공식 행사에서 여러 차례 나치식 경례와 유사한 제스처를 취하고,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공개 지지하는 등 유럽의 극우 정치를 적극 옹호해 강한 비판에 부딪쳤다. 머스크의 극우 편향적인 행동들이 반복되면서, 테슬라 차주들까지 공격 대상이 되는 일도 발생했다. 로펌 지케이에이는 소를 제기한 원고 중 한 명의 차는 나치 문양 스티커가 부착된 채 파손됐고, 다른 원고의 차엔 누군가 대소변을 보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프랑스 민법상 임대인은 임차인이 빌린 물건을 “평화롭게 즐길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는데, 머스크의 행동은 여기에 반한다는 취지다. 지케이에이는 머스크 때문에 테슬라 차량 파손 위험이 높아지고, 보험 비용이 증가해 결과적으로 차량 가치가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대리하는 패트릭 클룩만 변호사는 “머스크처럼 자유분방한 사람이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에 직면하는 모습을 보는 건 흥미로운 일일 것”이라며 “그 어떤 자유주의자도 책임 없는 자유를 누릴 수 없다. 비즈니스 리더의 행동은 (자신의)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파이낸셜 타임스에 말했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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