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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원전 넘어 체코와 협력 확대"

매일경제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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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원전 넘어 체코와 협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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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알라 총리

피알라 총리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일본·중국에 이어 4번째 정상 간 통화 상대로 '체코'를 깜짝 선택했다. 16년 만에 한국이 원자력발전소 수출에 성공한 것을 감안해 취임 축하 전화를 희망해온 여러 나라 가운데 체코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11일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오후 4시부터 20분간 통화했다. 이 대통령은 엑스(X)를 통해 "두코바니 원전 건설 최종 계약이 체결된 것을 축하하고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국민이 힘을 모아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 협력이 원전뿐 아니라 첨단 산업, 인프라,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돼 나갈 수 있도록 체코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원전 건설은) 양국 경제협력 확대의 시금석"이라며 "이 대통령은 향후 피알라 총리가 한국을 방문해주길 기대한다고 했으며 피알라 총리는 사의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원전 수출 계약이 마무리됐을 뿐 아니라 유럽 방산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요충지라는 점을 고려해 체코와 통화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과 거리를 두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앞서 '팀 코리아'는 체코전력공사(CEZ)와 최종 계약을 체결하며 두코바니 원전을 수주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전기술·두산에너빌리티·한전연료·한전KPS 등이 참여해 1000㎿급 대형 원전(APR1000)의 건설 역무 모두를 일괄 공급하게 된 것이다. 계약 규모는 4000억코루나(약 25조2040억원)에 달한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사업을 따낸 지 16년 만에 원전 수출에 성공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체코 방문 가능성도 거론된다.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만큼 체코를 따로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에선 나토 정상회의 초청도 받았으니 유럽 순방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체코 방문을 놓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답이 어렵다"며 즉답하지 않았다.

이번 통화가 유럽향 방산 수출 확대를 노린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폴란드가 K방산 큰손으로 떠오른 만큼 중·동유럽 시장 공략 전초기지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체코와는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사업에서도 협력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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