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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메모리로 전환 속 '막차 특수' 누리는 구형 D램

파이낸셜뉴스 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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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메모리로 전환 속 '막차 특수' 누리는 구형 D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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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 "셔틀외교 재개 의지 재확인…당국 논의 진전"
2분기 DDR4계약가 최대 23%↑
서버·PC용 예상치 두 배 웃돌아
최근 美정부 관세유예 조치 여파
재고 확보위해 단기수요 쏠린탓
삼성·SK, 고부가 D램 전환 속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더블데이트레이트(DDR)4 생산을 줄이면서 구형 제품을 둘러싼 '막차 수요'가 본격화되고 있다. 공급 축소에 따라 DDR4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고객사들은 재고 확보에 나서며 상승 폭은 더 가팔라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주요 메모리사들은 DDR5 및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제품군으로의 전환을 더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범용 D램 가격 '천정부지' 솟아

1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및 업계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DDR4 계약 가격은 전분기 대비 PC용이 13~18%, 서버용은 18~23%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당초 전망치(각각 PC용 3~8%, 서버용 5~10%)를 두 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구형 D램인 DDR4는 창신메모리(CXMT) 등 중국발(發) 저가 제품 공세에 직격탄을 맞으며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PC용 범용 D램인 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8월 하락 전환한 뒤 9월(-17.07%), 11월(-20.59%)에는 전달 대비 두 자릿수로 급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다 올 4월 전월 대비 22.22% 급등, 5월에도 27.27%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 급등 배경으로는 미국 정부의 상호 관세 발표와 이에 따른 90일 유예 조치가 꼽힌다. 주요 서버·PC 업체들이 관세 회피를 위해 출하를 앞당기고 재고를 확보하면서 수요가 단기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DDR4 생산 종료를 추진 중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공급사들이 생산 라인을 줄이기 시작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졌고, 이는 시장 전반의 '패닉바잉' 심리로 번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확보하지 않으면 구매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위기가 고객사들 사이에 형성되면,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하반기, 첨단 D램 전환에 속도 낸다


DDR4 가격 상승세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3·4분기 또한 전분기 대비 가격이 18~23%(PC용 기준) 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산업 구조 자체가 점차 차세대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DDR4 수요 급증은 일시적 흐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주요 메모리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DDR5, HBM 등 선단 D램 제품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DDR4 수주를 사실상 중단하고 연말까지 생산 종료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DR4 등 구형 메모리가 핵심인 CXMT 마저도 DDR5 개발 및 양산 체제를 본격화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DDR4 공급을 단계적으로 줄일 방침이다.

수익성을 고려해서라도 차세대 제품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DDR5는 인공지능(AI) 서버 및 고성능 컴퓨팅에서 수요가 집중되고, 올해 말에는 서버 D램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HBM 또한 엔비디아, AMD 등 AI 반도체 기업의 수요 폭증에 따라 시장 판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특히 HBM3E(5세대)에 이어 HBM4(6세대 등) 차세대 제품 공급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설비 증설과 고객사 인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DDR4와 같은 구형 제품이 당장 반짝 가격이 오른다고 해도 수익성·생산성을 고려하면 다시 여기에 생산 역량을 투입하는 건 기업 입장에서 리스크가 크다"며 "중장기적으로는 DDR5, HBM 같은 고부가 메모리 중심의 체질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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