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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번호 주고 난상토론에 깜짝 오찬···'소통'령 이재명의 일주일

머니투데이 김성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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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번호 주고 난상토론에 깜짝 오찬···'소통'령 이재명의 일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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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기자식당에서 출입기자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 2025.06.11.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기자식당에서 출입기자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 2025.06.11.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여러 제안을 경청한 끝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밤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대통령 시계' 제작을 지시했다는 글을 올렸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9일 유튜브 채널에 나와 대통령과의 만찬을 떠올리며 "이재명 시계가 없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그런 거 뭐가 필요하냐"는 취지로 답했다'고 밝히자 새 정부에서는 역대 정부와 달리 '대통령 기념품 시계'를 제작하지 않기로 했다는 관측이 퍼졌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많은 분들이 아쉬움을 표시하며 대통령 선물 중 시계가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뛰어나다는 의견을 주셨다. 여러 제안을 경청한 끝에 의미와 실용성 모두 담을 수 있는 선물이 적합하겠다 판단해 가성비 높은 대통령 시계 제작을 지시했다"며 직접 오해를 바로잡았다.

11일로 취임 1주일을 맞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와 대선 후보 시절에도 보여줬던 특유의 소통 본능을 변함없이 드러내고 있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TF 2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TF 2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이 대통령은 취임 첫 날인 지난 4일 저녁 첫 비상경제점검TF(태스크포스) 회의를 주재하며 각 부처 차관, 정책 실무진 등 당시 참석자들에게 본인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며 "SNS나 전화로 직접 알려달라"고 했다. 작고 세세한 발상이나 입법 요구 사항이 있다면 직급과 무관하게 언제든지 대통령에게 직접 연락해 달라는 '파격 당부'였다.

이 대통령은 곁에 있는 대통령실 참모진에게도 자유롭고 원활한 대화와 토론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대화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무거운 분위기를 피하기 위해 핵심 참모진은 '대통령님' 대신 '통님'이라 부르기로 했는데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마침 이 대통령께서 소통을 강조하시니 소통의 '통(通)'을 따왔단 의미도 있다"며 "이런 의미를 듣고 대통령께서도 (이런 호칭을) 흔쾌히 받아들이셨다"고 설명했다.


'국민들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언론인과의 '깜짝 만남'도 벌써 두 차례나 있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오전 대통령실 구내 식당에서 직원들과 오찬을 한 후 우연히 매점에서 마주친 기자들과 깜짝 '티타임'(차 마시는 시간)을 가졌다. 즉흥적으로 시작된 이날 티타임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 약 30분간 진행됐고 이 대통령은 스스럼없이 악수를 주고받거나 사진 촬영 등에도 응했다.

이 대통령은 이튿날인 11일에도 구내 식당을 들러 기자들과 한 테이블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임 첫 날 강훈식 비서실장 등 첫 인선 발표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론직필 본연의 역할을 잘 하셔서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는 길을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자주뵙겠다"고 약속했는데 이 말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 셈이다.

이 대통령은 11일 불공정거래 근절·시장 활성화를 위해 찾은 한국거래소에서 젊은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긴장한 한 과장급 직원에게 "편하게 하시라"며 "형이라 생각하시라"고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발언하도록 적극 유도하는 것도 이 대통령이 중요시하는 소통 방식이다.

지난 10일 열린 국무회의를 통해 이 대통령은 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법 등 이른바 3대 특검법을 의결·공포했는데 당시 참석자들로부터 기탄없이 의견을 들었다는 후문이다. 대부분의 국무위원이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인만큼 상당수가 특검법 처리에 반대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 권유에 "수사가 과도하다"거나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는 등 의견들이 나왔고 난상토론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도 자신의 생각을 밝히며 법 시행을 무작정 강행하기보다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중 점심으로 김밥을 먹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중 점심으로 김밥을 먹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한 여권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5일 국무회의에 이어 10일까지 두 차례 회의에 참석했던 한 국무위원은 "국무회의에서 처음 발언해봤다"며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에 "벅찬 감정을 느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런 장면은 이 대통령의 민주당 대표 시절에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올 초 정치권에서 반도체특별법에 '주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이 뜨거운 감자가 됐을 때 이 대통령은 직접 토론회를 열어 노동계와 산업계 이야기를 청취했다. 당시 토론회에 참석했던 재계 관계자들에게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해달라 적극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최대한 많은 의견을 들은 후에는 생각을 바꾸는 등 유연하게 반응하는 것 또한 이 대통령의 소통 스타일이라는 게 주변 인사들의 평가다.

예를 들어 반도체특별법 논의 당시 이 대통령은 반도체특별법 상 52시간 적용 완화 내용을 포함하진 않았지만 재계의 요구도 일리가 있다고 판단, 현행 근로기준법상 '특별여장근로 인가제도'를 손보는 방식으로 절충점을 찾았다. 여러 의견을 들은 뒤 대통령 시계를 제작하기로 한 결정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일주일째 대통령실로 출근하는 날에는 하루도 빼지 않고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인 넥타이를 착용, 대선 공약과 취임 선서를 통해 밝혔던 국민 통합을 위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임선서에서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이제 출범하는 민주당 정권 이재명 정부는 정의로운 통합정부, 유연한 실용정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점심 식사를 한 후 출입기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점심 식사를 한 후 출입기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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