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제작발표회 출연진 / 사진=티브이데일리 제공 |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서현과 옥택연이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로 뭉쳤다. 만화를 찢고 나온 비주얼로 수목드라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1일 서울 구로구 더세인트 호텔에서 KBS2 새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극본 전선영·연출 이웅희 강수연, 이하 '남주의 첫날밤')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웅희 감독과 배우 서현, 옥택연, 권한솔, 서범준, 지혜원이 참석했다.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깃든 로맨스 소설 속 병풍 단역이 소설 최강 집착남주와 하룻밤을 보내며 펼쳐지는 '노브레이크' 경로 이탈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
이날 이 감독은 본격적인 질의응답에 앞서 안동 병산서원 문화재 훼손 이슈에 대해 짚었다. 그는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 무조건 저희가 잘못한 것이 맞다"며 "관련 촬영분은 전부 폐기했다. KBS 차원에서도 기존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해 새롭게 마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단한 걸 했다고 생색내는 것이 아니다. 현재 국가유산청과 경찰 등 관계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우선적으로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목재 특성상 1년간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해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 시청자 분들께 활력을 드려야 하는 콘텐츠인데 제작 과정에서 좋지 않은 얘기를 듣게 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자, 이 감독은 "난 주로 무협지만 보던 사람이라 이 작품을 몰랐다. 처제에게 얘기했더니 '엄청 유명한 소설이다. 못하면 큰일날 것'이라고 하더라"며 "그때부터 판타지 로맨스류를 많이 공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웹툰에서 연출적인 부분을 이미 보여준 느낌이라 참고는 하되 너무 매니악해지지 않도록 밸런스를 맞추는 부분에 신경썼다. 원작의 서양 배경을 그대로 가져오면 자칫 낯설고 우스꽝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캐릭터의 개성이 죽지 않고 잘 유지되도록 고민을 많이 했다. 촬영감독님과 드라마 톤에 대한 얘기를 굉장히 많이 나눴다. 결론은 '여주인공은 예쁘게, 남주인공은 멋있게 찍자'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출을 맡았을 당시 서현 씨는 이미 출연이 확정된 상태였다. 옥택연 씨는 정말 만화를 찢고 나온 느낌에 누구도 이견이 없었다"며 "원작 팬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킬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만족한다. '이 남자 싫다'던 여자가 남자에게 스며들어가는 과정이 재밌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룹 소녀시대로 데뷔해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서현은 소설 속 단역 중의 단역인 '차선책' 역으로 변신했다. 차선책은 어느 날 소설 애독자 'K'가 빙의한 모습으로 깨어나 '금수저 관찰자'가 된다.
그는 "옥택연 씨와는 가수 활동을 오랜 시간 함께해 동지애, 전우애 같은 게 느껴졌다. 현장에서도 작품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를 나눴다"며 "드라마화되기 전부터 웹툰을 본 독자였는데, 운명처럼 제의를 받게 돼 신기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옥택연 씨는 외모도 주인공에 정말 잘 어울린다"며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이후 오랜만에 하는 사극인 만큼 즐겁게 임했다"고 말했다.
서현과 마찬가지로 아이돌 그룹 2PM으로 데뷔한 옥택연은 임금이 가장 총애하는 조카이자 이 세계의 남자 주인공 '이번' 역으로 분했다. 이번은 차선책과 첫날밤을 치르며 '집착 남주'가 되는 인물이다.
옥택연은 "서현 씨와 같은 시기에 아이돌 활동을 했다 보니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며 "서로 의지를 많이 하면서 촬영했다. 그룹 멤버 이준호와 소녀시대 윤아 씨가 함께한 '킹더랜드'의 좋은 기운을 받아 저희도 잘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실 서현 씨가 나온다고 해서 출연을 결정했다. 믿음이 갔다"며 "같이 가수 활동을 했지 않나. 기억 속엔 책을 들고 다니던 친구였는데 이번엔 책 속으로 들어간다니 너무 궁금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비주얼이 중요한 역인 만큼 몸을 만들고자 했던 노력도 언급했다. 그는 "보여지다 보니 관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떤 역할을 하던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열심히 가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닭가슴살을 먹으며 애썼다. 지금은 안 먹는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촬영 당시엔 어느 요일에 편성될지 모르는 상태였다. 배우 데뷔작 '신데렐라 언니'가 수목드라마였기에 반갑기도 했다"며 "다음 사극에서는 왕의 자리를 한번 노려보겠다"고 덧붙였다.
모든 설정 값을 가진 소설 속 여자 주인공 '조은애' 역은 권한솔이 맡았다. 조은애는 차선책의 등장으로 세계관이 뒤틀리며 운명과 다른 길을 걷게 된다.
권한솔은 출연 이유에 대해 "다시 태어나면 난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다 보니 작품이 흥미롭게 다가왔다"며 "은애는 결핍도 많고 감정이 여러 겹으로 쌓인 인물이라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은애는 사실상 선책에게 주인공 자리를 뺏긴 것이지 않나. 하지만 촬영을 하면서 '자신의 삶에 충실하면 그 자체로 주인공이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 할 수 있다면 은애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범준은 여심을 뒤흔드는 서브 남주 '정수겸' 역을 통해 이번의 유일한 벗이자 풍류를 즐기는 감성남으로 열연한다.
그는 "범준은 모든 여자에게 대하는 톤앤매너가 각각 다르다. 이번은 차갑고 맹하지만 수겸은 다정하고 따뜻하다. 이런 차이점 자체가 매력적이었다"며 "여자에게 잘해주기 때문에 바람둥이처럼 보일 수 있으나, 회가 거듭될수록 깊고 순수한 사랑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간 '빌런캐'를 여러 번 맡아온 지혜원은 이번에도 악녀 '도화선' 역으로 차선책과 대립한다. 그는 "화선은 이름만 봐도 강렬했다. 쉽지 않겠다, 범상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관계를 휘젓고 다니는 캐릭터다. 빌런 역을 많이 해봤는데 화선을 연기하며 쓸 수 있는 모든 악을 다 써봤다. 빌런의 끝을 보겠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옥택연은 "혜원 씨가 정말 열연해서 땀을 엄청 흘릴 정도였다. 배우들 중 가장 열심히 하지 않았나 싶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와 함께 "학창 시절 댄스 동아리로 활동하면서 소녀시대 '런 데빌 런' 안무를 매일 연습하곤 했다. 전설의 아이돌 소녀시대, 2PM과 함께해 큰 영광이었다"고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11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