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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특별·종합검사… 금감원의 칼끝은 ‘MB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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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특별·종합검사… 금감원의 칼끝은 ‘MB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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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김승유·이팔성 등 회장 재임 시기 ‘의혹’ 타깃
금융당국의 사정 칼날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을 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4대 금융그룹의 핵심 은행에 대한 특별·종합검사를 벌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12일 “3년마다 하는 종합검사가 포함돼 있지만, 4대 금융그룹을 동시에 조사하는 것은 처음일 정도로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검사 내용은 공교롭게도 ‘MB맨’들이 그룹 회장으로 재임하던 때의 일이다.

국민은행은 도쿄지점이 부당 대출로 조성한 뭉칫돈 중 20억원가량을 국내로 들여왔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금감원은 비자금 조성 시기를 어윤대 KB금융 전 회장 재직 시절로 파악하고 있다. 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인맥으로, MB 정부 초기 국가브랜드위원장을 지내는 등 MB 최측근으로 통했다. 어 전 회장은 현 정부 출범 후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7월까지 임기를 채운 뒤 물러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공개 정보 부당제공 혐의로 최근 어 전 회장 징계를 시도했지만 경징계로 결론나 사실상 불발됐다”며 “금융당국이 이번엔 어 전 회장의 비자금 쪽으로 조사 방향을 바꾼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의혹으로 특별검사를 받고 있다. 2007년부터 파이시티 양재동 복합물류센터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한 ‘하나USB자산운용’을 통해 신탁상품을 판매했는데, 이 사업이 부실화하면서 투자자에게 불완전판매에 따른 손실을 입혔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금감원은 이팔성 우리금융 전 회장이 재직하던 2010년 무렵부터 불완전판매가 불거지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일할 때부터 서울시향을 이끌었고, 대선 캠프에서 경제특보를 지냈다.


하나은행은 금감원의 종합검사를 받고 있지만, 당국은 이전부터 김승유 하나금융 전 회장의 비리 의혹을 제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4000여점에 달하는 미술품을 구입한 이유가 석연찮다는 점과 김 전 회장이 퇴직 후에도 연간 5억원가량의 보수를 받고 있는 점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다. 김 전 회장 또한 이 전 대통령과 고려대 경영학과 동기로 ‘금융권 MB 인맥’으로 꼽혔던 인물이다.

어윤대·김승유·이팔성 전 회장은 이명박 정부 때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과 함께 ‘4대 천왕’으로 불리며 실세로 꼽히기도 했다.

금감원은 신한은행이 2010년 정치인과 전·현직 고위관료 계좌를 불법 조회했다는 의혹도 조사 중이다. 이 시기는 이 전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라응찬 전 회장이 있던 시점이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금감원이 조사 중이어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더구나 전직 회장 재임 기간에 이뤄진 일이어서 적극 대응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홍재원 기자 jwho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