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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3D프린팅으로 만든 뇌 모델로 신경 신호 흐름과 퇴행 반응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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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3D프린팅으로 만든 뇌 모델로 신경 신호 흐름과 퇴행 반응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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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POSTECH) 연구팀이 실제 사람의 뇌와 유사하게 작동하는 3D 뇌 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조동우 기계공학과 교수와 장진아 교수, 배미현 박사, 김정주 박사 연구팀이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성과는 최근 제조 및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옵 익스트림 메뉴팩츄링'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3D프린터로 집을 짓듯, 뇌 구조를 층층이 쌓아 올려 새로운 인공 뇌 모델 'BENN(Bioengineered Neural Network)'을 만들었다. 실제 뇌처럼 '회백질'과 '백질'이라는 두 구역으로 나눠 구조를 구현했다. 회백질은 신경세포의 본체가 모여있고, 백질은 신경세포의 축삭들이 정렬되어 위치하는 정보 고속도로와 같은 영역이다.

3차원 바이오프린팅과 전기 자극을 이용한 BENN 응용에 대한 모식도

3차원 바이오프린팅과 전기 자극을 이용한 BENN 응용에 대한 모식도


연구팀은 이 구조가 실제 뇌처럼 작동하도록 전기 자극을 가해 신경세포들이 정해진 방향으로 길게 자라도록 유도했다. 덕분에 세포들이 하나의 통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실제 뇌의 정보 전달 회로와 유사한 신경망을 형성할 수 있었다. 칼슘 이온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한 결과, BENN 모델이 실제 뇌처럼 전기 신호를 주고받는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BENN 모델을 활용해 알코올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실험해봤다. 사회적 음주 수준인 0.03%의 에탄올 농도를 뇌 모델에 3주간 매일 적용했을 때, 회백질 영역에서는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단백질(아밀로이드-베타, 타우 단백질)이 증가했고, 백질 영역에서는 신경섬유가 휘거나 부풀어 오르는 변형이 나타났다. 뇌 영역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알코올 유발 반응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시각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동우 교수는 “전임상 단계에서 질환을 조기에 확인하고 치료 효과를 정확히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장진아 교수는 “이제는 실험실에서도 뇌 질환의 초기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과 STEAM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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