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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LA ‘불법 이민’ 단속 반대시위 “외적 침공”으로 규정

헤럴드경제 김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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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LA ‘불법 이민’ 단속 반대시위 “외적 침공”으로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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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최대 육군 기지 포트 브래그서 연설
고도 훈련된 특수전사령부 본부 소재
“미국의 도시가 외국의 적에 침공 당해”
‘노예제 옹호’ 남부연합 장군 이름 본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소재 미 최대 육군 기지 포트 브래그에서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을 축하하고 있다. [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소재 미 최대 육군 기지 포트 브래그에서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을 축하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이민자 단속·추방에 반발한 대규모 시위를 ‘외적에 의한 침공’으로 10일(현지시간)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소재 육군 기지 포트 브래그에서 연설에 나서 “우리는 미국의 도시가 외국의 적에 의해 침공당하고 정복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캘리포니아에서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건 평화·공공질서·국가 주권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이라며 “외국 깃발을 든 폭도들이 미국 침공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LA 시장은 무능하고, 말썽꾼과 선동가, 반란주의자를 고용했다”며 “그들은 연방법을 무효로 하려는 의도적 시도에 가담하고 있으며, 범죄 침입자들이 도시를 점령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 단속을 벌이는 연방법 집행관을 시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주방위군과 해병대를 파견한 결정을 재차 옹호하면서 “수 세대에 걸친 육군 영웅들이 먼 땅에서 피를 흘린 것은 우리나라가 침략과 제3세계 무법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지켜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LA 시위대가 벽돌, 망치로 깬 보도블록을 경찰에게 던지고 화염병으로 차량을 불태운다면서 이들을 아마추어가 아닌 방탄복과 얼굴 보호장비를 착용한 ‘전문 시위꾼’으로 규정했다.


이어 “그들은 동물이다. 다른 나라의 깃발을 자랑스럽게 들고 다니지만 성조기는 들고 다니지 않는다. 그들은 성조기를 단지 불태울 뿐”이라며 “성조기는 미국인이나 미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태운 게 아니다. 성조기를 태우는 사람은 1년간 감옥에 가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년 만에 LA는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안전하며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에서 국제범죄조직과 범죄 네트워크가 통제하는 쓰레기 더미가 됐다”며 “통제되지 않은 이민은 혼란, 기능 장애, 무질서를 초래한다.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LA를 해방하고 자유롭고 깨끗하며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폭력을 진압하고 법과 질서를 즉시 회복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할 것”이라며 “7일이나 8일 (주방위군 요청) 전화도 안하는 주지사를 기다리지 않을 것이고, 도시가 불타는 것을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포트 브래그 방문은 이번 주말인 오는 14일 수도인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대규모 군 열병식 등 육군 창설 250주년을 맞아 진행하는 대규모 자축 행사의 일환이다.

특히 오는 14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소재 육군 기지 포트 브래그에서 군 장병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소재 육군 기지 포트 브래그에서 군 장병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EPA]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에서 승리하고도 축하하지 않았지만, 토요일에 축하할 것이고 이제부터 계속 축하할 것”이라며 “이번 주에 우리는 지구상에 존재한 가장 위대한 전투부대인 미 육군의 250년의 용맹과 영광, 승리를 기린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약 40분 동안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발사, 특수전사령부 작전, 공수부대원 600명 낙하산 점프 등 미군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각종 시연을 지켜봤다.

미군 최대 규모 기지인 포트 브래그는 육군 특수전사령부의 본부이며, 그린베레와 공수사단 등 고도로 훈련된 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과거 이곳은 미국 내 정치 갈등의 중심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미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를 옹호했던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포트 브래그는 민주당 소속인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인 2023년 남부연합 잔재 청산 차원에서 ‘포트 리버티’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포트 브래그로 복원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트 브래그뿐 아니라 포트 피킷, 포트 후드, 포트 고든 등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름이 바뀐 기지들의 명칭을 복원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