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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쟁은 드론 혁신의 경기장·미래 전쟁의 창 ①전파교란 끄떡없는 광섬유 통신기술 ‘대세’

테크42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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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쟁은 드론 혁신의 경기장·미래 전쟁의 창 ①전파교란 끄떡없는 광섬유 통신기술 ‘대세’

서울흐림 / 2.4 °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지난 1일(현지시각) 러시아 공군기지 인근에 드론을 잠입시켜 집단 발진한 후 공격해 41대의 러시아 항공기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전세계가 쇼크에 빠졌다. 마치 1941년 12월 일본의 미국 진주만 기습같은 비밀스런 대규모 전격 드론 공격작전은 3개 시간대에 걸쳐 4개 러시아 공군기지에서 무려 70억달러(약 9조5000억원)규모의 전략폭격기를 여지없이 망가뜨려 놓았다. SBU는 이번 공격에 타격을 입은 항공기 41대에는 A-50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 투폴레프-95(Tu-95), Tu-22, Tu-160 폭격기, 안토노프-12(An-12) 수송기, 그리고 일류신-78(Il-78) 공중급유기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SBU는 이번 작전으로 피해를 입은 장비의 예상 피해액이 70억 달러(약 9조 5000억원)가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SBU는 러시아 항공기 “상당수가 복구 불가능하게 파괴됐다. 일부 손상된 항공기는 복구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군이 드론을 이용해 원격으로 러시아 전략폭격기를 대대적으로 공격하고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은 이 거미줄 작전(Operation Web)은 세계전쟁사에서도 획기적으로 기록될 만한 대 사건이다. 드론 전문가이자 코넬 브룩스 기술정책연구소의 제임스 패튼 로저스 소장은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은 미래 전쟁의 창”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드론 공격은 지난해 봄부터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전파교란(재밍·jamming)이 통하지 않는 광섬유 통신을 이용하는 기술, 그리고 인공지능(AI)기술에 기반해 항법위성에 의존하지 않고도 정확히 목표물을 찾고 자율적 판단으로 타격하는 기술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대전의 대세인 드론의 혁신적 진화를 여실히 보여 준 현장이었다. 러시아군이 드론 공격에 대비한 재밍 기술을 사용하고 있었음에도 이것이 통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번 사태는 남북 대치 상황인 우리나라가 교훈삼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포스트는 1일 우크라 드론의 러시아 공군기지 폭격후 “이번 폭격은 전쟁의 규칙을 바꿨다. (기지의) 취약성은 전세계 지휘관들에게 잠못 이루는 밤을 선사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와 같은 경찰 국가의 주요 공군 기지에 드론을 몰래 들여올 수 있다면, 중국인들이 미국 공군 기지에서, 파키스탄이 인도 공군기지에서, 북한이 남한 공군 기지에서 그렇게 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라고 쓰고 있다.

현대전의 대세가 된 전파 교란에 끄떡없는 광섬유 드론 설계, GPS(GNSS) 위성 안내 없이도 작동하는 자율 드론,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한 AI가 사용된 드론 활용 기술과 트렌드에 대해 두차례에 걸쳐 알아 본다.

밀리터리 익스프레스, 유로메이단, 워싱턴포스트, 비즈니스인사이더, 워싱턴 포스트, 포브스, 인테레스팅엔지니어링, IEEE스펙트럼 등을 참고했다.



전파교란 끄떡없는 광섬유 통신기술 대세

②위성없이 AI 자율 탐색후 스스로 판단·공격


우크라군, 전쟁용 드론의 개념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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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유인 항공기에 스텔스 기술이 있다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에 따라 현대전의 총아로 떠오른 무인항공기(드론)에는 광섬유통신 기술과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자율항법 기술이 있다.

제1차 세계 대전을 기관총과 전차가 상징했던 것처럼 드론은 우크라이나의 대러시아 투쟁을 상징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포위망을 뚫기 위한 수단으로 드론을 사용하면서 미군이 사용하던 기존 군용 드론의 개념을 처음으로 뒤집었다. .

우크라이나는 미군이 개발해 사용중인 수천만 달러(수백억원)짜리 미군의 공격용 드론인 프레데터와 리퍼 대신 영화 제작자와 마니아들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대당 수백 달러(수십만원)짜리 기성품 드론을 대량 구매해 매우 치명적인 무기로 만들기 시작했다. 최근 뉴욕타임스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 전쟁에서 사망 및 부상자의 70%가 드론으로 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본사를 둔 전자전 회사 크베르투스(Kvertus)의 상무이사 세르히 스코릭은 “우리는 러시아보다 포병 전력이 훨씬 부족해서 드론으로 대응해야 했다. 미사일은 아마 백만 달러(수십억원) 정도이고 12명에서 20명을 죽일 수 있다. 하지만 백만 달러면 드론 1만 대를 구매하여 각 드론에 수류탄 4발씩 장착하면 1000~2000명의 적군을 죽이거나 탱크 200대를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의 보도내용을 종합하면 전세계에서 최소 6개국, 즉 에스토니아, 독일, 우크라이나, 러시아, 중국, 미국 등이 최신 재밍 회피 드론 또는 AI유도 드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를 쇼크로 몰아넣은 우크라 퍼스트컨택의 오사(말벌)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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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자국에서 수천km 떨어진 러시아 공군 기지 4곳의 인근 6km 거리까지 트럭으로 드론들을 반입시켰고 이후 동시 다발적으로 출격시키는 방식으로 전략 폭격기 등을 공격했다. ‘오사’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드론의 최대 시속이 150km이니 드론 발진후 단 2.4분 정도만에 러시아 목표물을 타격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뉴욕타임스는 위성자료와 유출 영상 분석을 통해 “벨라야 기지에서 불과 6km 떨어진 거리에서 드론들이 날아 올랐다”고 전했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러시아 영토 내 작전 준비 단계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사전 제작된 밀폐된 트럭 지붕 아래 벌집 모양의 구조물에 보관된 드론들을 바탕으로 이 드론이 오사드론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사진 속 드론은 오사 드론과 일치하는 독특한 요소들을 드러낸다. 여기에는 모든 전자 기기를 수용하는 두꺼운 밀폐 프레임, 고정 전원 포트, 그리고 카메라 근처에 배치된 전면 안테나가 포함돼 있다.

디펜스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오사 드론은 오픈 골격 프레임과 상단 장착 케이블을 사용하는 다른 대부분의 FPV와 달리 밀폐된 구조를 사용해 트럭 내부의 장거리 운송에 더 적합하고 다양한 기상 조건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탄력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더 분명하게 확인시켜 준 것은 센서닷넷(Censor.net)에서 게시한 고해상도 사진이었다.

독자적인 설명에 따르면 이 드론은 아래쪽에서 보면 독특한 환기 구멍이 드러나고 형상 충전 탄두 역할을 하는 통합 스키드의 존재가 확인된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배치 전에도 러시아 영토에서 최종 드론 조립 또는 무장이 여전히 이루어졌다고 지적했다.

퍼스트 컨택트에 다르면 오사 FPV 드론은 최대 3.3kg의 적재물을 운반할 수 있으며, 최대 시속 150km(초속 42m)로 비행한다.

디펜스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번 공격에 쓰인 드론은 우크라이나 퍼스트 컨택트가 생산한 ‘오사(우크라이나어로 ‘말벌’)’라는 1인칭시점(FPV) 드론 모델로 알려져 있다.

제작사에 따르면 오사는 벌집모양의 구조에 숨겨진 채 트럭에 실려 러시아 공군기지 인근으로 일반입됐다. 이 드론들은 3kg 가량의 폭발물을 탑재하고 15분 동안 공중에 떠 있을 수 있으며 시속 150km(초속 42m)로 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을 통해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에서 수행되는 타격 작전의 핵심 요건인 폭풍우가 치는 조건에서도 안정성과 제어를 유지할 수 있었다. 휴대폰으로 조작할 수 있고 대당 가격은 2000달러(약 270만원)로 알려졌다. 공격이 끝난 후 트럭에 불이 붙었는데 이는 흔적을 숨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 전파교란에도 끄떡없는 드론용 광섬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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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밍(jamming)이나 스푸핑(spoofing)과 같은 전자전 기술은 드론 위협을 무력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재밍에 걸려 조종사와의 통신이 끊기고 공간 방위까지 잃은 드론은 배터리가 방전될 때까지 추락하거나 무작위로 이탈한다.

영국 국방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재밍으로 인해 매달 약 1만 대의 드론을 잃고 있었을 수 있다. 이 숫자에는 목표물에 도달하지 못한 폭발물을 탑재한 가미카제 드론과 크라트웍스의 고스트 드래곤처럼 장기 운용을 위한 감시 및 정찰 드론이 포함된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에스토니아 크라트웍스 창업자 카르민은 “드론은 소모품이 됐다. 정찰 드론으로 10~15회 정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그 후에는 이미 수명을 다했다고 보면 된다. 조만간 드론을 잃게 될 테니까”라고 말했디,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상황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분쟁 양측과 이들을 돕는 기술 전문가들은 드론에 대한 전자 방어 체계(카운터 드론, 안티드론의 전파교란)를 우회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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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지난해 초부터 광섬유 스풀(얼레)이 장착된 유선 드론을 배치하는 예상치 못한 조치를 취했다. 이 치명적인 드론은 마치 꼬인 어린이 연처럼 관제사로부터 20km 이상 떨어진 곳까지 날아갈 수 있으며 머리카락처럼 가는 광섬유가 드론 뒤로 떠서 방해받지 않는 통신연결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도 광섬유를 시험했지만 그동안 그 기술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일 러시아 공군기지 폭격 성공으로 그 문제가 해소됐음을 과시했다.

우크라이나 드론 스타트업 훌레스(Huless)의 공동창업자인 바딤 부루킨은 IEEE 스펙트럼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광섬유 드론에 대한 방어 장치는 없다. 러시아는 이 솔루션을 매우 빠르게 확장했고 이제 전선은 이 드론들로 포화상태가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게는 큰 문제다”라고 말했다.

부루킨은 “광섬유는 500달러(약 68만원) 이상이며 많은 경우 드론 자체보다 비싸다. 폭발물을 운반하는 드론에 광섬유를 사용하면 케이블 무게 때문에 용량이 일부 줄어든다. 무게가 증가하면 정찰 드론에 더 좋은 품질의 카메라, 센서, 컴퓨터를 장착할 수 있는 용량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새로운 광섬유 드론을 도입하며 드론 전쟁에서 큰 진전을 이루었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은 지난해 4월이다.

즉, 전파교란(재밍)을 회피하는 기술의 도입이었다. 당시 우크라이나 방산 기술 그룹인 브레이브1(Brave1)은 15개 이상의 주요 드론 제조업체를 모아 광섬유 제어를 사용하는 장거리 1인칭 시점(FPV) 드론, 일명 가미카제(자폭) 드론을 시험했다. 이 시험에는 우크라이나군 부사령관인 안드리 레베덴코 준장과 우크라이나군 혁신국도 참석했다.

이 시험에서 각 드론은 20km의 험난한 코스를 완주하고 적 목표물에 대한 공격을 시뮬레이션해야 했다. 이 시험은 드론이 이제 광섬유 제어를 사용하여 더 멀리 비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새로운 기술을 통해 5~10km의 항속거리를 가진 드론도 이제 제어 또는 신호 손실 없이 20km 이상을 비행할 수 있다.

기존 FPV 드론은 무선 신호에 의존하는데, 러시아 전자전(EW) 시스템의 방해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광섬유 드론은 다르다. 광섬유 드론은 얇은 광섬유 케이블로 조종자와 물리적으로 연결돼 전파 대신 광 신호를 전달한다. 이 덕분에 드론은 방해 전파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한 눈에 띄지도 않는다. 무선 신호를 송신하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군은 무선 정찰 장비로 드론을 탐지할 수 없다. 전자적으로 조용하다.

드론 조종사들은 또한 이 드론들로부터 장거리에서도 신호 저하 없이 선명한 영상 신호를 수신했다고 보고했다.

케이블이 직접 연결돼 있기 때문에 드론은 무선 조종 드론처럼 간섭이나 거리 관련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지형의 제약을 받지도 않는다. 즉, 언덕, 건물, 나무 등으로 인해 통신 연결을 방해받지 않는다.

당시 행사에서는 광섬유로 제어되는 7개의 지상 로봇제어시스템(GCS)에 대한 테스트도 진행됐다. 이 로봇은 정찰, 화물 운송, 적 진지 공격 등의 임무에 활용될 수 있다. 광섬유 제어 덕분에 강력한 전자전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다빈치 울브즈 대대의 올렉산드르 야브찬카 대위는 “광섬유는 모든 것을 바꾼다. 안정적인 장거리 통신을 통해 적군을 더욱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새로운 실크웜(Silkworm) 모듈이 이러한 개발의 핵심이다. 이 모듈은 공중, 지상, 해상 드론용으로 제작됐다. 두 가지 버전이 시험 중인데 하나는 탄두를 포함하고 다른 하나는 내장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실크웜 시스템을 사용하는 드론은 유선 연결 방식에도 불구하고 빠르고 민첩하게 작동한다. 시험 결과 무선 조종 드론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차이 없이 20km 이상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비용이 감소하여 이러한 드론을 대규모로 사용하는 것이 더욱 실용적이 됐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광섬유 케이블을 고도로 정밀하게 감는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케이블 파손 위험을 줄이고,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드론 제조업체에 광섬유 얼레를 공급하고 있는 중국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눈여겨 볼 점은 우크라이나 사례에서 교훈을 얻은 중국도 이러한 광섬유 드론 시험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 국영 CCTV에서는 중국 인민무장경찰(PAP·人民武装警察) 부대가 드론 전파교란(카운터 드론)에 대응해 광섬유 및 AI 유도와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FPV 드론 훈련 모습이 방송됐다.

PAP 부대 소속 리민쉐는 CCTV 인터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서 주요 전투 장비로 자리 잡은 광섬유 FPV 드론 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리 씨는 내구성이 뛰어난 광섬유를 사용하여 드론과 통신 및 영상 연결을 구축하면 잠재적고 적대적 전파 방해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HCX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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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프랑스 육군 참모총장 피에르 쉴 장군은 우크라이나 내 드론의 75%가 드론과 운영자 간의 연결을 끊는 전자전으로 인해 격추됐다고 주장하며, 드론의 시대가 곧 끝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 때 이미 우크라이나 군 외에 독일 개발자들도 우크라이나에서 새로운 광섬유 기술을 사용한 드론을 시연하고 있었다. 이 드론은 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운영자와 통신하기 때문에 무선 주파수 방해를 받거나 탐지되지 않았다.

독일 콘스탄츠에 본사를 둔 하이캣(HIGHCAT)에서 제작한 HCX는 비행 중에 광섬유 케이블을 풀어낸다. 이는 무선 간섭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고대역폭 데이터 링크를 제공한다. 또한 무선 전파를 방출하지 않기 때문에 드론 조종사나 드론의 위치를 ​​파악하거나 조준해 맞출 수 없다.

얀 하르트만 하이캣 공동창업자는 케이블이 드론에 가하는 힘이 약 250g에 불과하기 때문에 비행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이 드론의 최대 비행 거리는 20km에 이른다.

드론은 빵가루처럼 케이블을 뒤쪽으로 떨어뜨리기 때문에 케이블이 꼬이지 않는다.

하르트만은 “광섬유는 매우 튼튼해서 나무나 물 위를 비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원형 비행도 문제없고, 드론이 뒤로도 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DARPA가 2000년대 처음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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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용 광섬유 유도 개발에 대한 이전 노력으로는 2000년대 초 미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치명적 근접전투 정찰(CCLR)과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에서 포획된 러시아 드론이 있다. DARPA는 결국 광섬유 제어를 무선 통신으로 대체했고, CCLR은 미군이 사용하는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 자폭드론으로 발전했다. 이 러시아 드론은 실험용 모델로 보이며, 단 한 대의 드론만 목격됐다.

토우(TOW) 같은 일부 미사일은 구리선을 통해 유도하지만 이 드론은 제어 신호만 전달하고 영상은 전송하지 않는다. (굵은 케이블로 전력과 데이터를 전송하는 유선 드론도 있지만 기지국 상공에 떠 있는 것으로 제한되어 있어 사실상 고정된 관측탑이나 전자전 플랫폼에 불과했다.)

광섬유 제어는 과거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무선 드론 통신이 매우 잘 작동하고 간섭이 문제로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의 치열한 전자전 환경에서는 전파 방해(재밍)가 매우 심하기 때문에 드론 제작사들은 작동 주파수를 계속 변경해야 했다.

이제 일부 전투 차량은 이제 지붕에 여러 대의 드론 전파방해기(재머)를 장착해 수백 미터 폭의 보호 ‘버블’을 형성하고, 양측 모두 다수의 배낭형 재머와 드론 방어용 총을 배치했다. 이 총은 좁은 전파 빔을 발사하는 소총 형태의 무기다.

하르트만 하이캣 창업자는 “이 기술은 특히 우크라이나의 최근 상황을 고려해 최전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적 전투원이 방해하지 않는 상용 기성품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기술적 난점 극복한 광섬유 통신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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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HCX 드론은 가장 격렬한 전자전에서도 방해받지 않고 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작동시키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하르트만은 “광섬유는 너무 쉽게 풀리지 않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프로펠러 밑의 세류(세류(洗流·downwash)로 인해 스스로 다풀려 버릴 것이다. 또한 유리 섬유는 풀릴 때 꼬여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끊어질 것이다. 플라이-바이-파이버(Fly-By-Fiber) 기술은 특수 권취 및 코팅된 유리 섬유 얼레를 사용하며, 이 얼레는 특수 권취 기법으로 설치된다”고 설명했다.

광섬유 유도는 무선 유도에 비해 무게가 다소 무겁다. HCX의 최대 탑재량은 5kg이지만, 이 중 일부는 광섬유 케이블 얼레의 무게다. 약 9.6km 길이의 광섬유 무게는 약 1.4kg이므로 드론에 약 20km 얼레와 광섬유를 모두 장착해도 탑재량은 약 2.2kg에 불과하다. 하지만 하트만은 이 정도 무게라면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된 10배 광학 줌 카메라나 적당한 크기의 무기를 탑재하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초당 1000메가비트(Mbps) 속도의 표준 1000베이스-T 통신연결이다. 이는 무선 링크보다 약 100배 빠른 속도로 비행 내내 선명한 고화질 시야를 보장한다. 다른 FPV 드론은 최종 목표 지점으로의 급강하 시 무선 지평선 아래로 하강할 때 연결이 끊어지는 반면, 광섬유 드론은 통신을 유지한다.

원칙적으로 이러한 유형의 드론은 건물 내부나 터널 내부도 탐색할 수 있다. 또한 무선 대역폭 제한으로 인해 한 지역에서 운용할 수 있는 무선 조종 드론 수는 소수에 불과하지만HCX 광섬유 드론은 여러대를 운행하더라도 간섭 없이 비행할 수 있다.

게다가 HCX는 나중에 광섬유 케이블 역할도 할 수 있다. 즉, 다른 통신 수단이 교란될 때 사용할 수 있는 전투 위치에 대용량 링크를 구축할 수도 있다.

하이캣은 지난해 11월 HCX를 생산할 준비를 하고, 이후 산업 파트너인 ODM과 함께 월 3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섬유 드론은 전파교란기(재머)에 의존해 무선 드론 공격을 막아온 사람들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우크라전에 가세한 에스토니아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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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 스타트업 크라트웍스가 2022년 중반 고스트 드래곤 ISR 쿼드콥터의 첫 번째 배치를 우크라이나에 파견한 후, 회사 임원들은 새로운 전장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드론을 다시 구상하기까지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폭 46cm의 이 비행기는 러시아와의 드론 전쟁 초기를 정의한 취미용 등급의 드론보다 훨씬 더 견고했다. 하지만 에스토니아 팀은 불과 3개월 만에 정교하게 조정된 장치가 이미 구식이 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드론 공격에 대한 유일한 효율적인 방어 수단인 재밍과 스푸핑의 급속한 발전으로 팀은 끊임없는 혁신의 마라톤에 돌입했다.

최신 기술은 신경망 기반 광학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모든 무선 및 위성 내비게이션 링크가 전파교란을 당해도 드론이 임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

이 회사의 기술은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에서 테스트 되기 시작했다. 재밍에 강하면서 동시에 자율적인 드론을 향한 트렌드의 일환이다.

이 새로운 항공기는 전자전의 방해 및 스푸핑에 맞서는 드론을 둘러싼 끝없는 싸움의 또 다른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전자전은 드론과 운용자 간의 연결을 끊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수만 명의 재머가 전쟁의 최전선에 흩어져 군인뿐만 아니라 장갑차, 기타 드론, 산업 인프라, 심지어 탱크까지 파괴하는 드론을 방어하고 있다.

이제 3세대로 접어든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 외곽에 있는 드론 스타트업 크라트웍스의 고스트 드래곤은 2022년 이후 큰 발전을 이루었다. 기존의 지휘통제대역 무전기는 재밍되지 않은 대역을 찾아 사용 가능한 스펙트럼을 지속적으로 스캔하는 스마트 주파수 도약 시스템(frequency-hopping system)으로 빠르게 교체됐다. 이 시스템을 통해 운용자는 6개의 무선 주파수 대역을 전환해 가며 드론에 대한 제어를 유지하고 적대적 재밍 상황에서도 영상을 전송할 수 있다.

마틴 카르민 크라트웍스 공동창업자이자 최고운영책임(COO)는 “전자전의 상황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 마치 고양이와 쥐의 게임과 같다”고 말한다.

이 회사에서 동쪽으로 불과 몇 백km 떨어진 곳에 옛 억압자였던 러시아와의 국경이 있다.

그는 에스토니아의 회사가 우크라이나를 돕는 것만큼이나 에스토니아를 무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인정한다. 물론 에스토니아는 공식적으로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지는 않지만, 양국 국경 주변 지역은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유럽연합의 갈릴레오 위성과 같은 위성 기반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방해를 받아 왔고 타르투 공항에서 가끔 항공편이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해 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위성 이미지를 통해 러시아가 발트해 연안 국가들의 군사 기지를 확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카르민은 “우리는 작은 나라다. 혁신만이 우리의 유일한 기회다”라고 말했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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