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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아들 국정원 취업 청탁’ 의혹 정황 담긴 ‘아내-기조실장 통화’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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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아들 국정원 취업 청탁’ 의혹 정황 담긴 ‘아내-기조실장 통화’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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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2대 국회 2기 원내대표 후보 합동 토론회에서 김병기(왼쪽) 후보가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서영교 후보. 연합뉴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2대 국회 2기 원내대표 후보 합동 토론회에서 김병기(왼쪽) 후보가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서영교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나선 김병기 의원(3선)의 배우자가 2016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에게 직접 연락해 아들의 취업을 청탁한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10일 공개됐다. 김 의원 아들의 국정원 채용을 둘러싼 논란은 2018년에도 불거진 바 있는데, 관련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된 것이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국정원에서 수차례 감찰관 감사를 진행했고, 감사원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밝혀졌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으나, 이후 김 의원이 국정원에 ‘압박성’ 입장문을 보낸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문화방송(MBC)은 이날 오전 김 의원의 배우자 이아무개씨가 2016년 7월 이헌수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에게 연락해 “2년 전 우리 아들이 국정원 필기시험과 체력시험, 면접에 모두 합격했는데, 별의별 핑계로 검증조차 하지 않고 신원조회에서 탈락시켜 젊은 사람 인생을 그렇게 해놨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녹음파일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전 실장은 그러자 “2년 전 신원조사 했던 부분에 문제가 있었는지 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경력직으로 추가 인원을 뽑을 건데, ○○(김 의원의 아들 이름)이를 염두에 두는 것”이라고 이씨에게 말했다. 실제로 김 의원의 아들은 2014년 국정원에 지원했다가 신원조사에서 떨어졌는데, 이후 2016년 10월 경력직 공채에서 합격했다.



김 의원 아들의 국정원 취업 관련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한겨레는 2018년 김 의원이 2016년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가 된 이후 자신의 아들이 2014년 공채 당시 신원조사에서 부당하게 탈락했다며 국정원에 ‘채용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내용을 인사기록에 남겨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당시 “모든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는데, 이날 문화방송 보도를 통해 김 의원 배우자와 이 전 기조실장의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관련 의혹이 재점화된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 토론회 뒤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 (아들이) 신원조회까지 통과했는데 3주 뒤에 탈락이 됐는지를 먼저 밝혀야 한다”며 “기자들이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도하지 않고 있지도 않은 내용을 갖고 왜곡해서 보도하는지 정말 분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우자 이씨와 이 전 실장의 통화 내용이 유출된 것에 대해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들 채용 탈락에 대한 문제제기는 정당한 것이었으며, 국정원 쪽에서 해당 녹취록을 특정 의도로 언론사에 유출했다는 취지다.



하지만 문화방송은 이날 저녁 김 의원이 2016년 ‘신원조사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입장문을 국정원에 보내 “아들의 신체적 결함이 결격사항이 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원장님이나 기조실장이 직접 아들을 면담해보길 바란다”고 했다는 추가 보도를 내놨다. 방송은 또 김 의원이 ‘대마초 관련’이라며 “한두 모금을 한두 번으로 왜곡한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며 “김 의원 스스로 자신의 아들이 신체적 결함과 대마초를 한두 모금 흡입을 이유로 국정원 채용에서 탈락한 사실을 파악한 정황이 담긴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해당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김 의원에게 접촉을 시도했지만, 끝내 답변을 듣지는 못했다.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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