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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보이콧' 레반도프스키 "전화로 주장 박탈 통보…전달 방식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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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보이콧' 레반도프스키 "전화로 주장 박탈 통보…전달 방식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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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반도프스키 / 사진=Gettyimages 제공

레반도프스키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폴란드 국가대표팀 보이콧을 선언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가 이유를 밝혔다.

지난 2008년부터 폴란드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던 레반도프스키는 A매치 통산 158경기에 출전해 85골을 기록하는 등 폴란드 역대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 받는다.

레반도프스키는 최근 폴란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햄스트링 부상 이후 몸 상태가 여전히 좋지 못하며 특히 정신적으로도 힘들다고 미하우 프로비에시 감독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프로비에시 폴란드 감독은 A매치 명단에서 그를 제외했고, 9일(한국시각) 피오트르 지엘린스키(인터 밀란)를 새로운 주장으로 교체했다.

이 소식이 발표된 지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레반도프스키는 자신의 SNS를 통해 "현재 상황과 폴란드 대표팀 감독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현 감독 체제의 대표팀에선 뛰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ESPN은 "레반도프스키는 프로비에시 감독이 자신의 신뢰를 배신했다고 느꼈다"며 "그는 이번 주에 국제 무대에서 물러나게 된 사건을 잊기 어려울 것이라며 교체 방식에서 큰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레반도프스키는 폴란드 매체 스포르토베팍티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화가 난 건 아니다. 국가대표에선 모든 걸 쏟아부었다. 하지만 동시에 일어난 일에 대해 너무 마음이 아프다. 주장 완장을 빼앗긴 게 문제가 아니라 그 사실이 내게 전달된 방식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비에시 감독에게 깜짝 전화가 왔다. 내 주장 완장을 뺏기로 했다는 소식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고, 나는 그때 아이들을 재우고 있던 참이었다"라며 "대화는 몇 분 동안 이어졌다. 가족에게 알리거나 무슨 일이 일어났지 아무에게도 말할 시간조차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협회 사이트에 (주장이 교체되었다는) 메시지가 떴다. 나에게 전달된 방식이 정말 놀랍다"고 털어놨다.

또 레반도프스키는 "나는 11년 동안 폴란드 대표팀 완장을 찼고, 17년 동안 대표팀에서 뛰었다. 이런 문제는 다른 방식으로 처리해야 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중요한 경기가 있는데 모든 것이 전화로 통보됐다"며 "감독님은 내 신뢰를 저버렸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갑자기 대표팀에 화가 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선수단에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부었다. 국가대표팀은 항상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매우 마음이 아프다. 교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전달된 방식에 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장 완장 자체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나는 지엘린스키를 믿고 그가 잘 되길 기도하고 있다"며 "감독이 언론의 압력에 굴복한 것 같다. 우리가 맺은 합의를 어겼고 그래서 그의 태도가 놀랍다"고 전했다.

이어 "훈련 캠프에 가지 않기로 한 건 감독과 함께 내린 결정이었다. 내가 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자 전화했더니 휴식을 취하는 걸 지지했다. 심지어 전화해서 이야기해 볼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레반도프스키는 "축구에서 신뢰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성공하고 싶다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때로는 누군가와 의견이 다를 수도 있고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잊기 힘든 일들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폴란드 국가대표팀 역사상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해 많은 골을 기록한 그는 대표팀 복귀에 대해 묻자 "앉아서 차분히 생각해 보고 싶다. 숨을 좀 돌려야겠다. 그 뒤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더 자세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후회와 분노가 교차한다"며 "나는 항상 국가대표팀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그 점에선 아무런 변화도 없다"고 답했다.

한편 프로비에시 감독은 주장 교체에 대해 "하루 종일 고민한 뒤 주장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그런 결정을 내리는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건 언제나 어렵다"며 "레반도프스키는 뛰어난 선수지만 이제는 주장을 바꾸는 게 좋을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레반도프스키의 차출 거부에 대해서는 "레반도프스키는 주장 완장은 아무 의미가 없으며 팀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 답했다"며 "나쁜 감정이나 원한은 없다. 대표팀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