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택시 기사와 수상한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고 띠로 만나 식사까지 한 사실을 알고 불륜을 의심하게 된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1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결혼 14년 차에 두 아들을 둔 A씨는 아내의 불륜을 의심하고 있다.
A씨는 “아내는 서울 한 입시학원 수학 강사다. 대개 오후 1~2시께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는데, 그럴 때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 가끔 너무 늦는 날엔 마중 나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A씨는 늘 같은 택시가 아내를 데려다주는 걸 알게 됐다. 처음엔 우연인 줄 알았으나 세 번이나 반복되니 수상했다고. 이에 A씨가 “전용 택시 기사라도 생긴 거냐?”고 농담조로 묻자 아내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기사를 알게 됐는데 퇴근 시간이 맞으면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내가 여러 번 그 택시에서 내리는 걸 보니 의심이 들었다며 “우연히 컴퓨터로 아내의 카톡을 보게 됐는데 상대가 ‘흑기사’로 저장돼 있더라. 그 택시 기사일 거란 촉이 왔다. 대화 내용도 기사와 손님 같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카톡에 따르면 아내가 “우리 집 안방보다 오빠의 택시가 더 편하다”, “오빠 택시에서 잠시 쉬고 싶다”고 하자 택시 기사는 “언제든 와서 쉬어라. 네가 탈 땐 미터기는 돌지 않는다”고 답했다.
심지어 아내가 학원 보강이 있다고 했던 날 택시 기사와 함께 서울 근교 장어집에 다녀온 사진도 있었다. 결국 A씨는 아내에게 “모든 걸 알고 있다”며 사실대로 말하라고 추궁했다.
그러자 아내는 “택시 기사는 초등학교 선배”라며 “동창이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산다고 알려줘서 만났다. 장어집도 동창과 셋이 다녀왔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아내는 기사에게 ‘정력에는 장어 꼬리가 최고’라는 메시지도 보냈다. 그 문자를 보고 손이 떨렸다”며 “오히려 저를 의처증 환자 취급하는데 너무 황당하다. 당장 이혼하고 싶지만 문제는 불륜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없고 정황만 있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내가 일하는 학원 게시판에 이 사실을 올리면 어떻게 되는지, 아내뿐 아니라 택시 기사와 모든 걸 알고 있었을 것 같은 동창에게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이준헌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자주 만나서 식사하고 부적절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도 법적으로 불륜으로 볼 수 있다. 아내가 택시 기사와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을 보면 충분히 부정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황 증거만으로도 이혼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다. 다만 가능한 많은 정황 증거가 확보되고 그 증거들을 종합했을 때 불륜 주장을 입증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며 “하지만 택시 기사의 블랙박스를 확보하는 건 사실상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아울러 아내의 학원 게시판에 불륜 사실을 올리는 것은 정보통신망법에서 금지하는 명예훼손 행위에 해당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 변호사는 “아내가 의처증을 주장하려면 자신이 의심받을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과 남편 측에서 단순한 의심을 했다는 정도가 아니라 혼인 파탄에 이르렀다고 볼 정도로 심각한 의처증 증세를 보였다는 걸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택시 기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어도 아내의 친구에게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내의 친구가 아내의 혼인 사실을 알면서도 부정행위를 적극 권유하고 부정행위에 개입했다는 것을 함께 입증해야 하는데,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