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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6.10.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이재명 대통령 재판중지법' '방송3법' 등 주요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키로 했던 계획을 접었다. 여야 협치 실현을 위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주요) 법안들이 일단 이번주에는 처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오는 13일 새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있는 만큼 새 원내 지도부가 주요 입법 과제를 검토한 후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되는 마당에 어려운 과제를 마무리 짓고 출범하는 게 맞는지, 새 지도부에서 다시 검토해서 법안을 통과시키는게 맞는지 (당 내 의견이 갈렸다)"며 "(논의 끝에) 새 지도부에서 (주요 법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 상황은 오로지 새 원내지도부가 의원들과 함께 판단할 문제"라고도 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 역시 이날 언론 대상 공지를 통해 "12일 국회 본회의는 확정된 바 없다"며 "본회의 요청도 들어온 바 없다"고 했다.
당초 민주당은 12일 본회의에서 대통령 당선 시 진행 중인 형사 재판을 정지하는 내용인 형사소송법 개정안, 이른바 '이재명 대통령 재판중지법'과 같은 주요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9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12일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포함해 '대법관 증원법'도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이를 위해 오는 11일 법사위를 열겠다고 했으나 12일 본회의가 순연되면서 법사위 일정 역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이날 오전 예정했던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2소위)와 전체회의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당초 과방위는 이날 여권 주도로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처리할 계획이었다. 방송3법은 KBS·MBC·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수를 늘리고 이사추천권을 정치권뿐만 아니라 학계와 관련 직능단체 등으로 확대해 지배구조를 다원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과방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일정 취소 이유를 묻는 질문에 "최형두 (야당) 간사의 의견을 수용했다"며 "(야당과) 협치를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공영방송 이사를 뽑는 방식을 국회가 아닌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지 않은 권력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라며 "그런 방식으로 방송법을 개정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고 (여당과)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권에서는 입법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린 것에 이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의사가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비상계엄 등으로 불거진 극심한 사회적, 정치적 혼란을 수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범한 새 정부인 만큼 야당과의 협치를 통한 정치 복원이 급선무라는 판단이 깔린 것이란 해석이다. 특히 이날은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국회를 찾아 야당 지도부와 만나 야당 역시 국정운영 파트너임을 강조하며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기도 하다.
우 수석은 이날 예방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민생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야당과도 진지하게 협의하고,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하면서 협치의 가교 역할을 성심껏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안정적인 민생경제 행보에 힘 싣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15~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관국'(옵저버) 자격으로 참석한다. 이에 앞서 12~13일에는 재계 총수, 주요 경제단체장과의 만남도 예정돼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용산 쪽에서 G7 일정 등을 감안해 (원내 일정을) 고려했다고 전해 들었다. 경제 행보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6.10.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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