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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숙의민주주의 국정운영과 민심

머니투데이 채진원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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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숙의민주주의 국정운영과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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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이재명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의 국정운영이 성공하기 바란다. 대통령은 지난 4일부터 곧바로 직무를 시작해 무척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와 내각 인선작업으로 정신이 없겠지만 대선 민심을 파악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 일은 꼭 챙기길 희망한다.

왜냐하면 '숙의민주주의 관점'에서 선거는 단순히 후보자가 일방적으로 공약하고 지지자를 동원해 정권을 잡고 자신이 공약한 대로 국정을 좌우하는 과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숙의민주주의 관점에서 선거는 정책토론을 통해 다음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유권자와 소통하고 조정해 합의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파악해 국정과제로 흡수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해 숙의민주주의적 국정운영이란 후보와 유권자 간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 국정운영의 방향과 정책을 협의하는 '공감과 약속의 과정'이다. 따라서 국민과의 충분한 소통, 숙의, 합의를 확보하지 못하면 입법부 내부에서 그리고 행정부와 입법부 사이에서 정책갈등과 국정갈등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번 대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어떻게 봐야 할까. 50%를 넘어 60%에 가까운 압도적 승리를 예상했지만 과반득표에 실패한 이 대통령 득표율(49.42%)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 대통령은 대선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후보와 지지율 격차를 10%포인트 이상 예상했지만 실제 격차는 8.27%포인트(289만1874표)로 나왔다. 이런 결과를 어떻게 봐야 할까.

결론적으로 이 대통령은 개표 초반부터 김문수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승리했다. 투표율도 79.4%로 1997년 15대 대선(80.7%)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았다. '내란극복'을 바라는 민심이 얼마나 큰지를 확인했다. 그러나 민심은 '이중적인 것'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

이번 선거는 내란세력에 대한 응징투표 분위기가 압도적인 것은 물론 보수진영이 분열된 구도에서 치렀다. 이 대통령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였음에도 과반득표에 실패했다.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와 도덕성문제, 독주리더십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민심은 '내란심판'에 무게를 실었지만 그렇다고 이 대통령에게도 '압도적 지지'를 보내진 않았다. 서울, 충북, 충남 등 주요 승부처에서 이 대통령과 김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5%포인트 미만이었다. 민심은 내란세력을 심판하면서도 '이재명 포비아' '이재명 독주'에 견제구를 던졌다.

민심이 이 대통령에게 압도적 승리를 허락하지 않은 것은 '민주당의 입법독주에 이은 사법부 장악시도'에 대한 거부감을 보여준다. '법치주의'와 '권력분립'을 지키라는 메시지다. 다시 말해 민심은 이 대통령이 독주가 아닌 협치와 통합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했다.

대선 결과는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이 절반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 대통령도 이를 의식해서 "반쪽 대통령이 아닌 대통합의 진짜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대로 야당과 비판자들을 포용하길 바란다. 통합 의지는 폭넓은 탕평인사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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