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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기 무서울 정도로 치솟은 물가”⋯대형마트 찾은 시민들, 계란·라면 값에 한숨만[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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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기 무서울 정도로 치솟은 물가”⋯대형마트 찾은 시민들, 계란·라면 값에 한숨만[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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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한 판 소비자 가격, 4년 만에 7000원 돌파
이마트 자양점, 찾은 시민들 계란 코너서 한숨만
5월 소비자물가 전년비 1.9%↑⋯계란·축산물 등 오름세
식품업계, 탄핵 정국에 잇단 가격 인상⋯서민들 장바구니 텅텅


9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이마트 자양점 계란 코너에 30구 기준 가장 저렴한 제품이 품절됐다.

9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이마트 자양점 계란 코너에 30구 기준 가장 저렴한 제품이 품절됐다.


“예전엔 세일하면 계란 한 판에 4000원대도 샀는데, 이제는 6000원대만 보여도 싸다고 느껴질 정도네요.” 9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이마트 자양점 계란 코너에서 만난 40대 주부 김희진 씨는 “요즘 계란 값이 비싸진 탓에 평소 먹는 양도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요즘엔 물건 몇 개만 담아도 7~8만 원이 돼 장보기가 무섭다”며 “고기는 할인 때 넉넉히 구매한 다음 냉동실에 보관해 꺼내 먹고, 좋아하는 과일도 구매하기 힘들 정도로 비싸다”고 귀띔했다. 김 씨는 고심 끝에 15구에 6480원짜리 계란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날 계란 코너에는 한판(30구)에 7980원 제품이 가장 저렴했는데 일찌감치 동이나 있었다. 반면 바로 옆 1만2980원짜리 유정란 30구는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계란을 사러 온 시민들은 적은 개수의 계란을 구매하거나, 동네마트에서 사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라면·냉동식품 판매대에서 만난 시민들도 높은 물가로 살림이 팍팍해졌다고 한숨을 지었다. 50대 주부 최정희 씨는 “체감상 가공식품 가격이 많이 오른 것 같다”면서 “라면도 급할 땐 편의점에서 구매했는데, 요즘엔 단돈 몇백 원이라도 저렴하게 사기 위해 최대한 대형마트나 온라인에서 산다”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9% 오르며 5개월 만에 상승률이 1%대로 안정세다. 그런데 최근 계란부터 축산물, 가공식품까지 가격이 일제히 치솟고 있어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6.2%, 6% 큰 폭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가공식품 가격도 4.1% 올랐다. 특히 돼지고기(8.4%), 국산 쇠고기(5.3%), 계란(3.8%) 가격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7일 기준 계란 특란 30구의 소매가격은 7028원으로, 2021년 이후 4년 만에 7000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6308원) 대비 11.4% 오른 수치다. 산란계 고령화,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으로 산지 가격이 오른 탓이다. 식품업계가 12.3 계엄 사태 이후 정국 혼란을 틈타, 원가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린 것도 장바구니 물가 부담에 한몫하고 있다. 특히 라면 가격이 잇달아 올랐다. 농심은 3월 20여 종의 라면 제품 가격을 100~200원 인상했다. 오뚜기도 4월 진라면 등 16개 라면 제품 값을 올렸다.

치솟는 물가에 새 정부는 즉각 대처에 나설 태세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2차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라면 한 봉지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서는 등 급등한 생필품 가격으로 국민 여러분의 부담이 크게 늘어난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가 안정과 경제 회복을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며 “물가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하다면 즉각적으로 조치를 시행할 수 있게끔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9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이마트 자양점에서 한 소비자가 참치캔을 고르고 있다.

9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이마트 자양점에서 한 소비자가 참치캔을 고르고 있다.


[이투데이/문현호 기자 (m2h@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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