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테크M 언론사 이미지

동남아부터 미국까지...네이버 이해진, 'AI' 앞세워 글로벌 무대 확장

테크M
원문보기

동남아부터 미국까지...네이버 이해진, 'AI' 앞세워 글로벌 무대 확장

속보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특검 고검 현관으로 출입
[배수현 기자]

7년 만에 복귀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북미와 동남아 등을 오가며 글로벌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간 포시마크, 왓패드 등을 인수하고 독자적인 '소버린 AI' 기술력을 확보하며 쌓은 발판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 던질 '돌멩이' 찾는 이해진

지난 9일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링 네이버스 넥스트 챕터' 네트워킹 행사에 참석해 AI 사업 고도화와 해외 사업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다.

네이버는 '네이버 벤처스'를 설립하고 전 세계 인재와 기술이 모여드는 실리콘밸리에서 다양한 국적·분야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 및 파트너십 강화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서 이 의장은 "AI 시대에도 다양성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네이버 뿐 아니라, 더욱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네이버는 역량있는 스타트업, 인재들을 찾아 투자하고, 지원하며 네이버의 경험과 연결, 함께 성장하며 다양성이 공존하는 AI 시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의장은 이번 북미 진출을 통해 글로벌 AI 무대에서 통할 만한 특화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그는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려면 돌멩이 하나를 잘 던져야 하는데 지금은 그 돌멩이를 잡는 과정"이라며 "돌멩이를 들기 전에 거대언어모델(LLM), 클라우드 같은 기본적인 기술은 다 준비해야 하지만, 그 후에 어디에 포커스를 해나갈지 전략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이 복귀 시점부터 글로벌 빅테크와 일 대 일로 겨루기 보다는 다양한 협업과 특정 분야 공략을 통해 네이버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밝혀왔다.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 의장은 "네이버는 구글이나 빅테크에 맞서 25년을 견디며 살아왔고 항상 어려웠다"며 "그들과 정면승부 할 수 없고, 우리는 모바일 시대처럼 새 기술을 찾아서 해야 하는 만큼 젊은 경영진이 이에 맞춰 몇가지 아이디어를 내부에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첫 번째 돌멩이는 '커머스'

이 의장은 네이버가 글로벌 무대에서 펼칠 주요 사업 분야 중 하나로 '커머스'를 꼽았다. 그는 "네이버가 가장 첫번째로 하고 싶은 사업은 상거래"라며 "네이버는 국내에서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고, 일본은 라인 데이터가 있으며, 미국에선 포시마크, 스페인에선 왈라팝을 인수했다"고 말했다.

5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네이버 벤처스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해 환영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제공

5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네이버 벤처스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해 환영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제공


포시마크의 경우 지난 2022년 네이버가 인수한 이후 북미 지역 이커머스 사업 확대에 집중해왔다. 단계별 성장을 통한 서비스 업그레이드가 지속되면서 거래액과 매출 등 수익성이 긍정적인 지표를 보이고 있다. 비용 효율화와 광고 사업 등의 성장으로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포시마크의 집행 의장을 맡았던 김남선 전략투자부문 대표가 이번 네이버 벤처스의 지휘봉을 맡게 되면서 이 같은 행보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커머스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AI 기술력도 글로벌 무대에서 차별성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경우 'AI 쇼핑 가이드'와 '발견' 탭 등 AI 기반 서비스로 이용자의 쇼핑 편의성을 고도화했다. 덕분에 이용자는 초개인화 맞춤형 쇼핑 경험을 할 수 있으며 판매자 역시 본인의 상품을 전보다 더 효율적으로 알릴 수 있다.

글로벌 진출 기반 다질 '소버린 AI'

이 의장이 강조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소버린AI'다. 이번 행사에서 이 의장은 "네이버가 구글에 대항해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이용자의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 덕분"이라며 "앞으로 AI는 지역별·주제별로 세분화돼 발전하고, 결국 이는 데이터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화된 데이터를 담을 '그릇'으로 소버린 AI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장은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역임 당시에도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글로벌 행보를 이어왔다. 네이버의 소버린AI는 다른 국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당 나라의 AI 전환을 실현시켜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첫 시작은 동남아의 태국과 대만이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와의 동맹이 공식화되면서 소버린 AI의 글로벌 확산이 더욱 본격화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엔비디아 GTC 행사에서 "각 국가와 기업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자체적인 AI 역량 및 소버린 AI가 필요하고 네이버는 이러한 기업, 국가들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네이버와 같이 AI 밸류 체인 전 과정을 경험해본 기업뿐 아니라 엔비디아를 포함해 AI 밸류 체인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기업들이 생태계를 만들어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태국 AI·클라우드 플랫폼 기업 '시암 AI 클라우드'와 손을 잡고 태국어 기반 LLM과 AI 에이전트를 함께 개발한다. 시암 AI는 태국 AI 전환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이다. 네이버는 이번 협력을 통해 동남아 특히, 태국 시장에서 소버린 AI 확장을 가시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시암 AI와의 협력은 엔비디아와 동맹의 첫 결실이기도 하다.

이 의장과 최 대표는 대만에서 진행 중인 '컴퓨텍스 2025' 현장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와 직접 만나기도 했다. 양사의 대표는 현장에서 소버린 AI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AI 기술 및 서비스를, 엔비디아는 인프라를 앞세워 소버린 AI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네이버는 소버린 AI의 글로벌 확산으로 AI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영향력도 넓히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업도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주택공사(NHC)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완료했다. 신설 합작법인은 스마트시티 기술 도입을 통해 사우디의 공공 및 주거 부문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한다.

이 같은 소버린 AI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국가들에 진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커머스, 콘텐츠 등 지역과 현지 사용자에 맞춤화된 AI 서비스를 확산하는 게 네이버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저작권자 Copyright ⓒ 테크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