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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을 전기로”… 전기연, ‘열전발전 기술’ 산업화 길 텄다

매일경제 최승균 기자(choi.seunggy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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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을 전기로”… 전기연, ‘열전발전 기술’ 산업화 길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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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기준 소자 3종 개발… 기업 성능 비교 가능
국내 최초 고온 실증 설비 구축
데이터·시뮬레이션 웹사이트 무료 공개


열전발전 기준 소자 3종을 선보이는 한국전기연 박수동 박사(가운데) 연구팀 ./한국전기연구원/

열전발전 기준 소자 3종을 선보이는 한국전기연 박수동 박사(가운데) 연구팀 ./한국전기연구원/


열을 전기로 바꾸는 친환경 기술인 ‘열전발전’이 산업 현장에서 더 쉽게 쓰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열전발전 기술을 산업에 적용하기 위한 성능 기준과 데이터, 실증 장비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9일 밝혔다.

열전발전은 고온의 열을 전기로 바꾸는 기술이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를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론에 비해 실제 성능이 부족하고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기준이나 데이터가 없어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전기연과 한국기계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 표준과학연구원, 서울대 등은 기업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열전발전 기준 소자 3종을 새롭게 개발했다. 전 세계 논문 1만3000여 건을 분석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 조성과 성능 평균을 뽑아내고, 환경 변화에도 안정적인 기준 소자를 만든 것이다.

기업들은 이 기준 소자를 바탕으로 자사 제품의 성능을 비교·평가할 수 있다.

또 연구팀은 열전 소자의 전압·강도·수명 예측 같은 핵심 성능 데이터를 정리해 ‘엔지니어링 데이터’로 제공하고 있다. 이 데이터는 실제 창업·개발 과정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여기에 더해 실제 산업 현장처럼 고온 가스를 뿜어내는 ‘테스트베드’도 구축했다. 최대 300도, 초속 14m의 열풍을 만들어내는 이 장치는 기업이 만든 열전발전 모듈이 실제 조건에서 얼마나 전기를 만들 수 있는지 검증해준다. 전기연은 이미 자체 제작한 1.6m짜리 열전발전 모듈을 이곳에서 실험하며 성능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열전 소자의 출력 예측 시뮬레이션 웹사이트도 함께 구축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박수동 전기연 박사는 “그동안 산업계가 필요로 했던 기준점과 데이터를 모두 갖춘 ‘열전발전 원스톱 체계’를 만든 것”이라며 “이 기술을 누구나 쉽게 체감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전기연은 이번 기술을 바탕으로 선박이나 공장 폐열을 전기로 바꾸는 대형 열전발전 시스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 데이터와 이론을 활용한 열전 냉각 기술 연구에도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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