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24일 서울 은평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민간인 신분인 노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정보사령관을 지낸 인물로 육군사관학교 선배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도와 포고령을 작성하는 등 계엄을 사전에 기획한 혐의를 받고 있다./사진=뉴스1 |
경찰이 롯데리아 계엄 모의를 주도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비화폰(보안처리된 휴대폰) 기록이 삭제된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 관계자는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비화폰과 관련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사용한 비화폰 기록도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노 전 정보사령관의 비화폰 기록 삭제 시점을 지난해 12월5일로 보고 있다. 특수단은 노 전 정보사령관이 사용했던 비화폰을 반납하는 과정에서 기록이 삭제(초기화)된 것으로 본다. 특수단은 이 기록이 원격으로 삭제됐는지 여부 등을 파악 중이다. 초기화된 비화폰은 대통령경호처가 보관했다.
민간인 신분인 노 전 정보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으로부터 비화폰을 받았다. 특수단은 민간인인 노 전 사령관이 실제로 사용할 것이란 걸 알면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화폰을 지급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이를 알고도 지급했다면 직권남용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
노 전 정보사령관은 경기 안산시의 롯데리아 매점에서 구삼회 전 육군 제2기갑여단장, 김용군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 방정환 국방부 전작권전환TF팀장과 만나 12·3 비상계엄을 사전 논의한 인물이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도와 계엄 포고령을 작성한 의혹도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당시 구 전 여단장이 작성한 메모에는 '선관위, '명단', '확보' 등의 단어가 적혔다. 노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 인사가 적혀있었고 "수거" 등 문구도 담겼다.
특수단은 비화폰 서버가 삭제됐을 때 이에 관여한 자들도 증거인멸 우려 등 문제의식이 있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수단 관계자는 "단순 보안문제로 (비화폰 서버 기록 삭제)그랬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윤석열 전 대통령,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의 비화폰 기록이 삭제된 것을 확인하고 누가 지시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박진호 기자 zzino@mt.co.kr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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