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서 "내 알몸 사진"이라며 들어 보인 여성 의원, 무슨 일?

뉴질랜드 하원 로라 맥클루어 의원
딥페이크로 제작한 누드사진 공개
"실제 사진 아닌 줄 알고도 소름 끼쳐"
"법과 현실 격차 줄여야" 처벌법 발의

로라 맥클루어 의원이 지난달 뉴질랜드 의회에서 자신이 직접 만든 딥페이크 사진을 들어 보였다. 로라 맥클루어 인스타그램 캡처

뉴질랜드 여성 하원의원이 의회에서 "내 알몸 사진"이라며 나체 이미지를 공개한 일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알고 보니 해당 의원이 딥페이크 이미지의 위험성을 강조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로 본인 얼굴 사진과 여성 신체 사진을 합성한 것이었다.

뉴질랜드헤럴드 등 외신에 따르면 뉴질랜드 액트당 소속 로라 맥클루어 의원은 지난달 14일 의회에서 종이에 인쇄된 알몸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이어 "이 사진은 저의 알몸 사진이지만 실제가 아니다"라며 "딥페이크 기술로 이런 사진을 만드는 데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며 인쇄물의 정체를 공개했다.

맥클루어 의원이 의회에서 이처럼 '돌발 행동'을 한 건 딥페이크 성 착취물의 폐해와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실제 사진이 아니더라도 피해자들에겐 모욕적이고 참담한 일"이라며 "의회에 서서 이런 사진을 들고 있어야 하는 것 자체가 너무 소름 끼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딥페이크 성 착취물은 젊은 여성의 정신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맥클루어 의원은 합의되지 않은 딥페이크 사진을 제작·공유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안을 제출한 상태다.

로라 맥클루어 의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실제가 아니더라도 피해자들에게 이러한 딥페이크는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로라 맥클루어 인스타그램 캡처

그는 의회 연설 후 인스타그램에 "문제는 AI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 남용"이라며 "그 누구도 동의 없는 딥페이크 포르노의 표적이 돼서는 안 된다. 이는 명백한 학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법은 아직 따라가지 못했고 변화가 필요하다. 이제 그 격차를 좁히고 범죄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며 "기술이 해로운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아 뉴질랜드 국민의 안전이 보장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수미 인턴 기자 ksm030530@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