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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전사자 시신 반환 논란 속 “우크라 중부까지 진격”

이데일리 방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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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전사자 시신 반환 논란 속 “우크라 중부까지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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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인근 진격…추가 영토 확장
우크라, 반격·방어 강화…"軍이 러 계획 좌절시켜"
유해 반환 놓고 외교 마찰 격화…평화협상 대치 지속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가 우크리이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 인근까지 진격했다고 주장했다. 전사자 시신 반환 문제와 평화 협상 관련 외교적 마찰이 격화하는 가운데 또 한 번 영토 확장에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중부집단군 소속 90기갑사단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 서쪽 경계에 도달해 인접한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을 공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러시아군이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전선 확대가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은 전쟁 발발 전 300만명 이상이 거주하던 우크라이나의 산업·물류 중심지였다. 러시아는 최근 한 달간 북동부 수미 지역에서만 190㎢ 이상의 영토를 추가로 점령했으며,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5분의 1을 장악하고 있다. 러시아의 추가 진격이 현실화하면 우크라이나 군사·경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 국가안보위원회 부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는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진격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평화 협상에서 러시아의 영토 획득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러시아군은 더 (많은 영토로) 진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남부방위군은 텔레그램을 통해 “적군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 진입 의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며 “우리 군인들이 용감하고 전문적으로 전선을 지키며 침략자의 계획을 좌절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주요 전선에서는 양측의 공방전이 계속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상황이 결코 쉽지 않지만, 모든 것은 우리 부대의 저항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미트로 자포로제츠 대변인도 러시아군이 도네츠크 지역 코스티안티니우카시를 향해 ‘공격 교두보’를 구축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코스티안티니우카는 우크라이나군의 핵심 보급 거점이다.


한편 이번 러시아군의 진격은 양측이 포로 교환 및 전사자 시신 반환과 관련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러시아는 전날 우크라이나가 포로 교환과 전사자 시신 1만 2000구 반환을 지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브랸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 시신을 실은 냉장 트럭을 국경 쪽으로 이동시키는 모습을 공개하며, 우크라이나가 전사자 시신 반환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인도적 문제마저 정치적 게임으로 삼고 있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 메시지를 통해 포로 교환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러시아가 인도적 합의도 지키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도 의심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평화 협상에서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도네츠크, 루간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4개 지역의 국제적 승인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이들 지역에서 군대를 철수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으나, 우크라이나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비난했고,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가 진정한 평화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미국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가 본격화하지 않았다고 보고 앞으로 대규모 다각적 공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