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 등 주요은행 주주환원율 40% 전후
미국·유럽 선진국 은행은 70~80% 이상
중장기적으로 50% 이상으로 올라갈 전망
미국·유럽 선진국 은행은 70~80% 이상
중장기적으로 50% 이상으로 올라갈 전망
국내 은행들이 기업가치향상(밸류업) 정책을 이어오고 있지만 여전히 해외 주요 은행에 비해 주주환원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환원율이 낮은 탓에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 은행 대비 국내 은행이 시장에서 여전히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은행 총주주환원율 40%, 해외은행은 80%
9일 LS증권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작년 기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의 총주주환원율은 37~39% 정도다. 총주주환원율은 순이익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국내 은행의 총주주환원율이 40%에 미달하는 반면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주요 은행의 총주주환원율을 최소 50%에서 높게는 100%를 넘어가는 곳들도 있다.
미국 웰스파고은행의 작년 총주주환원율은 127%에 달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80.9%, JP모간은 56.5%였다. 미국 주요 은행의 작년 평균 총주주환원율은 80%에 달했다. 미국 은행은 단순히 주주환원율만 높은 것이 아니고 외부충격 등 경영 여건 변화에 따라 유연하고 적극적인 자본환원 정책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으로 꼽혔다.
유럽 주요 은행의 평균 총주주환원율은 작년 기준 70%로 미국 다음으로 높았다. HSBC은행은 작년 총주주환원율이 130.6%에 달했고 도이체방크도 69.5%를 기록했다. 유럽 은행은 자사주 매입 소각보다 배당금 지급 비중이 높으며 미국에 비해 배당성향의 변동성이 덜하다. 일본의 대형 은행인 미쓰비시UFJ은행도 작년 총주주환원율이 59.6%로 한국 주요 은행보다 높았다. 일본 은행의 평균 총주주환원율은 50~60% 사이에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며 주주환원 규모의 변동성도 크지 않다.
주주환원율 낮아 주가도 해외에 비해 저평가
국내 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해외 주요 은행에 비해 낮아 시장에서 저평가를 받는 것도 총주주환원율이 낮은 것이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은행주의 작년 기준 PBR은 0.5배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KB금융 역시 0.7배 수준이다. 반면 미국의 JP모간의 PBR은 2배 수준이고, 웰스파고나 뱅크오브아메리카도 1배에서 1.5배 사이다.
유럽과 일본의 주요 은행도 1배 이상이다. 심지어 우리보다 총주주환원율이 낮은 중국 공상은행이나 건설은행 등의 PBR도 국내 은행보다 소폭 높았다. 중국 은행들은 30%의 배당성향을 일괄적으로 고수하고 있는데 최근 5년간 거의 변화가 없을 정도로 주주환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은행이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총주주환원율을 지속해서 올릴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국내 은행의 총주주환원율이 수년 안에 일본 수준인 50%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본다. 이미 여러 은행이 2027년 전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작년 40%에 미치지 못했던 국내 주요 은행의 총주주환원율은 올해 40%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장 적극적인 밸류업 정책을 보이는 KB국민은행의 올해 총주주환원율은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45%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의 총주주환원율은 선진국 은행권과 격차를 축소 중에 있다"며 "주요 글로벌 은행주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의 PBR을 보이고 있어 배당보다는 자사주 매입소각 중심의 주주환원 확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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