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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쁜 취임 첫 주 보낸 李대통령… 尹과 뭐가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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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쁜 취임 첫 주 보낸 李대통령… 尹과 뭐가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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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낙폭 늘려, 브렌트유 9% 폭락
李, 취임 첫날부터 야근…야당 대표와 오찬
尹, 신라호텔서 만찬 행사…영수회담은 2년 후
안가·한남동 관저 머문 李…尹, 서초서 출퇴근
美·日 정상과 전화 통화는 尹이 더 빨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숨 가쁜 첫 주 일정을 보냈다. 이번 선거가 대통령 궐위로 치러진 만큼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고강도 업무를 수행하며 국정 공백 최소화에 나선 모습이다.

이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 역시 전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과거 행보와 비교되는 분위기다. 3년 전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었던 두 전·현직 대통령의 취임 첫 주 풍경은 실제로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4일 오후 7시30분부터 9시50분까지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했다. 대미통상 현안 및 추진 방향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최근 경기·민생의 문제점과 대응책에 대해 논의하며 ‘야근’을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를 참석자들에게 전달하며 “작고 세세한 발상이나 입법 요구사항이 있다면 직급과 무관하게 언제든 제안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후 인천 계양에 위치한 사저로 가지 않고 대통령실이 마련한 안전가옥(안가)으로 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2022년 5월10일 저녁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귀빈들과 대규모 만찬 행사를 열었다. 윤 전 대통령 역시 당일 0시부터 공식일정을 소화하며 바쁜 하루를 보냈지만, 이 행사는 혈세 낭비 비판을 받으며 논란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참석한 민주당 지도부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참석한 민주당 지도부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 취임 후 야당 대표와 얼굴을 처음 맞댄 시점도 달랐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우원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 개혁신당 천하람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진보당 김재연 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등과 국회에서 ‘비빔밥 오찬’을 함께했다. 역대 대통령 중 취임 첫날 야당 대표와 점심 식사를 함께 한 건 이 대통령이 처음이다.

윤 전 대통령은 취임 약 2년 만인 지난해 4월29일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첫 영수회담을 했다. 야당 대표와 만남에 부정적이었던 윤 전 대통령은 같은 해 치러진 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이 완패하자 입장을 바꿔 이 대표에게 먼저 만남을 제안했다. 두 사람은 이후에도 종종 만나자는 이야기를 나눴으나, 실제로 추가 만남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뉴시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뉴시스


출퇴근 풍경도 달라졌다.


취임 첫날 안가에 머물렀던 이 대통령은 그 다음 날부터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던 한남동 관저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인천 계양에 있는 사저에서 대통령실까지 매일 출퇴근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워서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보수가 마무리 될 때까지 당분간 이곳에서 머물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낮은 경호’ 기조에 따라 경호처장으로 임명한 황인권 전 육군 대장에게도 “앞으로 대통령 출근한다고 너무 길을 많이 막지 않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통령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 윤 전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가 정비될 때까지 취임 후 약 6개월 간 서초동 사저에서 청사까지 출퇴근을 했다. 약 7㎞ 거리다. 윤 전 대통령이 출퇴근을 할 때는 경찰과 경호 인력이 동원됐고, 교통통제가 이뤄져 시민 불편 논란이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당선 후 미국 대통령과 처음 통화한 시점은 이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보다 늦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 3일 만인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약 20분간 통화를 했다. 통상 대통령에 당선되면 그 직후나 취임 직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 시점이다. 윤 전 대통령은 당선 당일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과 20분가량 전화 통화를 한 바 있다.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총리와도 당선 다음 날 약 15분간 통화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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