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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의 서해 항모 훈련, 한중관계 찬물 끼얹는 위협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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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의 서해 항모 훈련, 한중관계 찬물 끼얹는 위협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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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인 푸젠함이 지난해 5월 상하이 장난조선소에서 항모의 추진력과 전기 시스템의 신뢰성 및 안정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시험운전에 나서고 있다. 푸젠함은 최근 서해 잠정조치수역 내에서 시험 항해한 사실이 확인돼 중국의 서해 내해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상하이=신화 연합뉴스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인 푸젠함이 지난해 5월 상하이 장난조선소에서 항모의 추진력과 전기 시스템의 신뢰성 및 안정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시험운전에 나서고 있다. 푸젠함은 최근 서해 잠정조치수역 내에서 시험 항해한 사실이 확인돼 중국의 서해 내해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상하이=신화 연합뉴스


중국이 스텔스 함재기 J-35를 탑재 및 사출해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최신예 항공모함 푸젠함을 서해상 잠정조치수역(PMZ)에서 지난달 시험 항해한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고 한다. PMZ는 2000년 한중 어업분쟁 조정을 위해 설정된 수역으로 앞서 중국의 PMZ 내 구조물 설치를 놓고 양국 간 갈등을 빚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더 엄중하다. 특히 '서해 내해화' 작업으로 보여지는 중국의 군사적 행동은 해빙무드에 접어들고 있는 한중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가 될 수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27일까지 약 6일간 서해 PMZ 일부 해역을 항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고 이곳에 푸젠함을 투입해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푸젠함은 2022년 진수된 중국의 3번째 항모이며 J-35 등 70여 대 함재기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수 후 총 8차례 시험 항해가 이뤄져 전략화가 임박한 것으로 평가받는 푸젠함의 서해 훈련은 다목적용으로 보인다. 대만 압박과 더불어 일본과 괌에 주둔한 미군을 향한 중국의 해군력 과시는 물론이고 구체화되는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등 한반도 안보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가뜩이나 서해 잠정수역 내 중국의 서해 구조물 설치로 한중 간에 냉기류가 조성되는 상황에서 항모를 동원한 군사훈련은 양국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 당선 축전을 통해 "중국과 한국은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동반자"라고 밝히면서 선린우호를 강조한 뜻과도 맞지 않다. 중국이 서해상에서 벌이는 일련의 행위가 한국의 해양주권 침해 의도라면 우호적인 한중 관계 재정립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양국은 올가을 예정된 시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한한령의 속박을 털어내고 사드 갈등 이후 10년 가까이 지속되어 온 불편한 관계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중국은 서해에서의 군사 행동을 자제하는 게 마땅하다. 우리 정부도 다각적인 경로를 통해 중국의 서해 긴장 고조행위를 억제시켜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