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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경질 향한 英의 냉정 분석, "리그서 강등 안 당한게 신기한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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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경질 향한 英의 냉정 분석, "리그서 강등 안 당한게 신기한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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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리그서 무제한 활동량으로 로테이션 없이 뛰면서 망하는 것도 신기".

글로벌 '디 애슬래틱'은 8일(한국시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토트넘 재임기는 빛과 어둠이 공존했다. 임기 초반에는 강력한 공격 축구로 돌풍을 일으켰고 임기 막바지에는 수비 축구로 트로피를 들었다"라면서 "그러나 토트넘 역사상 리그 최악의 성적은 철학에 비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부진한 성적 탓"이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지난 7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상당한 숙고 끝에 클럽은 포스테코글루가 직무에서 해임되었음을 발표할 수 있다"라며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은 아주 위대한 순간 중 하나지만, 감정에 근거한 결정을 내릴 순 없다. 포스테코글루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의 미래가 잘 풀리길 바란다"라고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다니엘 레비 회장의 결정이다. 공식 발표가 나오기 직전 영국 '텔레그래프'는 "포스테코글루는 토트넘 감독에서 경질된다. 그는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한 지 몇 주 만에 해고가 결정됐다"라며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가 휴가에서 복귀한 뒤 금요일 오후 포스테코글루의 경질 조건을 최종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구단 관계자들은 다니엘 레비 회장이 이를 최종 결정했으며 이후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독점 보도했다.

호주 출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3년 여름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다. 시즌 도중 결별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후임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스코틀랜드 셀틱을 제외하고는 유럽 커리어가 없었기에 우려의 시선도 많았지만, 그는 시즌 초반 토트넘을 프리미어리그 1위로 올려놓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때까지만 해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자신하는 '공격 축구'가 빛을 발휘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단조로운 공격 전술과 무리한 경기 운영으로 조금씩 구멍이 생기기 시작했고, 강도 높은 훈련과 플레이로 인해 줄부상까지 발생하면서 후반기 와르르 무너졌다.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그는 자신은 언제나 2년 차에 우승했다며 호언장담했고, 토트넘 보드진도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를 투자해 스트라이커 도미닉 솔란케를 영입해줬다. 하지만 토트넘은 더욱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어쩌다 강팀과 맞서 싸워 이기긴 해도 전력상 약팀을 상대로 번번이 발목을 잡히며 승점을 쌓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약속을 지켰다.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제압하며 정상에 올랐다. 손흥민도 마침내 커리어 첫 우승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최악의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유로파 우승 직후라고는 하나 최종전에서도 브라이튼에 1-4로 역전패하며 최종 성적 11승 5무 22패, 승점 38, 골득실 -1(64득점 65실점)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순위는 클럽 역사상 프리미어리그 최악의 성적인 17위. 기존 최저 기록은 1993-1994시즌의 15위였다.

단일 시즌 리그 최다 패배 기록도 새로 썼다. 토트넘은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38경기 체제에서 20패를 기록한 건 1912-1913시즌이 마지막이었지만, 이번엔 여기에 2패나 더 추가했다. 22패는 42경기 체제까지 통틀어도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패배 기록 타이를 기록한 것이 경질로 이어졌다.

디 애슬래틱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강한 성격의 리더였다. 그는 어설픈 질문은 단호하게 일축하기도 하면서 선수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라면서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의 확고한 축구 철학에 불구하고 부상자와 로테이션 등 치명적인 약점으로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과거 셀틱이나 요코하마, 호주 대표팀 등 상대적으로 작은 무대에서는 충분히 존경 받을만한 결과를 남겼다. 하지만 정작 PL에서는 역부족이었다"라면서 "유로파 트로피 역시 자신의 축구 철학을 포기한 수비 전술로 트로피를 얻은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유로파 트로피 역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이어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성과는 인정해야 되나 자신의 축구 철학을 깨고 얻은 트로피"라면서 "과연 그런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의 장기적인 감독으론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가능할 수 있다. 잘 시작했고 아름답게 끝났지만 그 중간의 혼란은 피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축구 전문 '옵타조'는 "22패와 리그 승점 38점은 토트넘의 PL 역사상 최저 기록이고 다른 평소 시즌이면 강등됐을 수치다"라면서 "실제로 최근 시즌에서도 강등이거나 골득실 차이로 간신히 살아남을 정도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그나마 이번 시즌 승격 3팀(레스터 시티, 입스위치, 사우스햄튼)이 역대 최악의 승격 3인방이라 살아남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옵타조는 "유로파 우승과 별개로 리그의 토트넘은 말이 안 됐다. 승격팀들에게 두 번이나 홈에서 승리를 내줬고, 시즌 중반에는 선발 한 팀을 꾸리기도 어려울 만큼 부상자가 속출했다. 구단 역시 '정상적이지 않은 시즌'이었다고 인정했지만, 포스테코글루의 극단적인 고강도 축구가 그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옵타조가 제시한 통계가 증명한다. 토트넘은 경기 당 경기당 평균 111.5km를 뛰고, 스프린트 167.5회, 전방 압박 55.2회는 리그 톱 수준이었다. 문제는 이 엄청난 활동량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의 로테이션이 없다보니 결국 지속 불가능한 축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유로파리그에서는 일부 전술 수정이 있었지만, 리그에서는 끝까지 철학을 고집했고, 그 대가는 ‘17위’라는 참담한 순위로 돌아왔다. 이는 단순한 부진이 아닌,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실패였다. '리그 66경기에서 고작 78점'이라는 냉정한 통계 앞에,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경질을 결정했다.

옵타조는 "아무리 유럽 트로피가 반짝였어도, 리그에서의 붕괴는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토트넘은 더 이상 ‘축구 철학’이라는 말로 결과를 포장하지 않기로 했다"라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의 이유에 대해서 냉정하게 분석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