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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들의 ATM기 였다”…속옷 벗겨지고 강제 삭발 당한 학폭 피해자, 돈도 뜯겼다

매일경제 조성신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robgu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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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들의 ATM기 였다”…속옷 벗겨지고 강제 삭발 당한 학폭 피해자, 돈도 뜯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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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동안 괴롭힘을 당해온 피해 학생 모습 [사진 = JTBC 사건반장 갈무리]

4년동안 괴롭힘을 당해온 피해 학생 모습 [사진 = JTBC 사건반장 갈무리]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 4년간 또래 10대들에게 학교 폭력을 당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이다.

8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충남 청양군의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A군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또래 학생 4명에게 괴롭힘을 당해왔다.

이들은 A군을 결박한 채 속옷을 벗기고 A군의 머리를 강제로 밀며 웃으면서 이 모습을 촬영하곤 다른 친구들에 이를 공유하기까지 했다.

이들의 악행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영상을 빌미로 A군에 1000만원가량의 돈을 뜯어내기도 했다. A군은 부모님에게 거짓말까지 하며 비용 마련을 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의 가족은 사건반장 측에 “(가해 학생이) 많게는 몇십만 원씩 가져가기도 했다. 고가의 헤드셋과 운동용품 등을 대신 사달라고 요구하는 일도 많았다”면서 “실제 피해 금액은 1000만원보다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수년 동안 이어진 괴롭힘이었지만 A군은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보복이 두려웠던 것이다. 그러다 한 달 전 옆집에 사는 사촌 형이 학폭 사실을 눈치채 A군 가족에게 알렸다.


A군은 “사진을 자기들끼리 공유하거나 다른 친구들한테 보내기도 했다. 3~4년 동안 당해와서 빠져나갈 힘도 없었다”며 “나는 그동안 그들에게 장난감이었고, 노예였고, ATM기였다. 잊고 싶어도 잊히지 않는다. 지금도 꿈에 나온다”고 말하며 괴로워했다.

A군의 부모는 학교에 이 사실을 알렸으나 수학여행에서 A군과 가해 학생들의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등 피해 학생을 또 한 번 울렸다. 심지어 수학여행 이후에도 분리조치는 되지 않았고 결국 A군의 부모는 학교폭력 신고센터를 통해 교육청에 이를 알렸다.

청양교육지원청은 현재 가해자 조사를 마친 상태이며, 학교의 부실한 대응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관련 징계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의 부모는 “아이의 10대가 송두리째 망가졌다”며 “가해 학생 전원에게 단호한 처벌과 접근금지 등 보호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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