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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도, 둘째도 오직 성과···능력에 방점 찍은 이재명 대통령의 인선

머니투데이 김성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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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도, 둘째도 오직 성과···능력에 방점 찍은 이재명 대통령의 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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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통령실 조직개편안 및 1차 인선 발표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진영 사회수석, 김용범 정책실장, 강 비서실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류덕현 수석급 재정기획보좌관. 2025.6.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통령실 조직개편안 및 1차 인선 발표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진영 사회수석, 김용범 정책실장, 강 비서실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류덕현 수석급 재정기획보좌관. 2025.6.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실 수석 비서관급 참모진을 속속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 참모진 면면은 빠른 성과를 낼 적임자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 라인에는 관료 출신이거나 이 대통령 측과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을 배치하는 한편 정무 라인에는 여야 또는 정부 조직과 두루 소통할 수 있으면서도 대통령의 의중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인사들을 기용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일 정책실장에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을 임명하면서 장관급인 '대통령실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 인선을 마무리했다.

정책실장은 향후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를 정책을 통해 풀어나갈 대통령실 정책 사령관이다. 요직인 만큼 이 자리를 두고 무수한 하마평이 쏟아졌지만 김 전 차관이 낙점된 것을 두고 '실용'에 방점찍힌 이재명 대통령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확장적 재정 정책 운용을 두고 기재부와 충돌을 빚어왔던 이 대통령이 기재부 출신을 현 정부 정책 컨트롤타워에 기용한 것은 저성장 국면에서 정책적 전문성과 실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최선의 '한 수'라는 해석도 있다.

한 여권 고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관료 출신을 정책실장에 기용했다는 것은 충분한 전문성과 경력을 갖고 있고 공무원 조직인 부처와 잘 소통하면서 곧바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채택했다는 뜻"이라며 "그 중에서 김 전 차관은 합리적이고 안정적이면서 성품도 온화해 정책실장에 적임자"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하향 추세여서 한국이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다"며 "김용범 신임 정책실장은 한국 경제를 진단하고 재구조화하는 과제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실장은 1986년 행정고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해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고 거시금융, 미시금융을 두루 경험했을 뿐만 아니라 시장과 소통에도 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재부 1차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 뒤 블록체인 전문 투자기업 '해시드' 계열사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로 활동한 이력도 눈길을 끈다.

[서울=뉴시스] 6일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대통령실 정책실장에 김용범(가운데)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을 임명했다. 지난 4일에는 강훈식(왼쪽) 대통령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임명까지 3실장 인선을 완료했다. 2025.06.06.

[서울=뉴시스] 6일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대통령실 정책실장에 김용범(가운데)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을 임명했다. 지난 4일에는 강훈식(왼쪽) 대통령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임명까지 3실장 인선을 완료했다. 2025.06.06.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김 실장에 대해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당시 위기 대응을 담당한 경험을 가진 인사로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실현과 민생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집행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하준경 신임 경제성장수석도 민생회복과 경제성장을 책임질 주요 정책라인이다. 하 수석은 한국은행 출신의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로 실물과 이론을 겸비한 전문가로 꼽혔다. 특히 지난 2022년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의 싱크탱크 '세상을 바꾸는 정책(세바정)' 경제 1분과 위원장을 맡았었고 이번 대선 캠프에서도 경제성장 전략을 담당해 이 대통령 측과도 호흡을 맞춰왔다. 이번 정부에서 기존 '경제수석' 대신 '경제성장수석'이란 명칭을 사용했는데 강 비서실장은 "경제 불황이 생각보다 너무 심각해 저희는 오히려 이럴 때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하는 것에 대해 더 힘을 줘야 한다는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폐지됐다 새 정부에서 부활한 차관급의 재정기획보좌관은 류덕현 중앙대 교수가 맡았다. 조세·재정 정책 전문가로 통하는 류 보좌관도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에 몸담아 이 대통령의 경제 철학을 잘 이해하는 인물로 통한다. 류 보좌관은 향후 이 대통령의 공약 실행에 필요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류 보좌관이 평소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해 온 만큼 향후 추경(추가경정예산)의 빠른 편성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정책 라인 인선이 성장에만 치중된 것은 아니다. 사회수석에 문진영 서강대 교수를 임명해 향후 복지정책에도 무게를 둘 것임을 시사했다. 문 수석은 경기도 일자리재단 대표이사를 지냈고 복지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춘 전문가로 통한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포용복지국가위원회에서 복지 공약을 총괄, 구체적으로 아동수당 도입과 육아휴직 부모 쿼터제 등의 공약을 구상했다. 성장을 추구하되 동시에 사회불평등의 격차는 줄여나가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오랜 철학인 만큼 문 수석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급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에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민정수석비서관과 홍보수석비서관에 오광수 대륙아주 변호사와 이규연 전 JTBC 대표를 임명했다고 강 비서실장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왼쪽부터 우상호 정무수석, 강훈식 비서실장, 오광수 민정수석, 이규연 홍보수석. 2025.6.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급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에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민정수석비서관과 홍보수석비서관에 오광수 대륙아주 변호사와 이규연 전 JTBC 대표를 임명했다고 강 비서실장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왼쪽부터 우상호 정무수석, 강훈식 비서실장, 오광수 민정수석, 이규연 홍보수석. 2025.6.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는 정책 뿐만 아니라 정무라인 인선에서도 엿보였다. 원하는 목표를 가장 잘 수행할 인물을 선별해 기용했다는 평가다.

새 정부 정무수석에는 4선 의원 출신의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임명됐다. 국정 과제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국회에서의 입법도 뒷받침돼야 한다. 따라서 행정부와 의회 가교 역할을 할 정무수석은 그만큼 중요한 자리로 여겨진다. 국회의 민원을 대통령에 전달한다고 해 '여의도 민원수석'으로도 불리는 자리다.

여당이 과반 의석수를 차지했다고는 하나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국정 운영에 속도를 내려면 야당 협조도 필수적이다. 이런 대목에서 4선 중진으로서 국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여야 모두로부터 신임을 받는 우 전 위원장은 정무수석에 적임자란 평가다. 강 비서실장도 우 수석에 대해 "여야를 초월한 소통은 물론 국민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을 이끌 적임자"라고 했다.


관심을 모았던 민정수석에는 대구지검장을 지낸 오광수 변호사를 임명했다. 민정수석이란 대통령실 직속 감찰조직의 장이라 할 수 있고 국민여론과 민심동향을 파악하는 한편 법률문제를 보좌하는 역할도 하다. 오 민정수석은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분식회계 사건,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건 등 굵직한 사건 수사를 담당했고 검찰 요직을 거쳐 출중한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됐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의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서 향후 검찰개혁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지 않겠냐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이 대통령이 이같은 우려에도 오 수석 임명을 결단한 것은 검찰 조직을 잘 알기 때문에 오히려 검찰 개혁의 적임자가 될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오 수석 임명을 둘러싸고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향후 검찰개혁 논의의 중심은 국회가 될 것이기에 민정수석이 이를 방해할 입장이 아니다. 또 오 수석이 검찰 개혁에 의지가 있고 무엇보다 대통령 뜻에 반할 인물이 아니다. 오히려 수사기관 인적 개혁, 통제, 운영을 잘할 적임자를 골랐다고 할 수 있겠다"고 강조했다.

국정운영의 방향성과 이행과정을 국민들께 알릴 책임자인 홍보소통수석에는 언론인 출신 이규연 전 JTBC 보도담당 대표가 임명됐다. 기존 홍보수석에서 홍보소통수석으로 명칭이 바뀌었는데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 소통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규연 수석은 임명 직후 강유정 대변인 등과 함께 기자실을 직접 찾아 "당장 부족한 점이 많더라도 이해해 달라"며 언론인들과의 소통에 힘쓸 것임을 약속해 눈길을 끌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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